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기 직전 "불법 수사지만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공수처로 이동하기 전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번 수사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공수처와 경찰이 소방 장비를 동원해 경호 보안구역을 침입한 것을 보며 유혈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출석을 결정했다"면서도 "이는 수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 절차에 의한 강압적 상황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두고 "안타깝게도 이 나라의 법이 무너졌다"고 평가하며,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만들어 국민을 기만하고, 무효인 영장으로 강압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보며 헌법 수호 의무를 가진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이런 불법적 상황 속에서도 제가 불이익을 감수하며 대응하는 것은 앞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형사 사건을 겪을 때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저를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고 열정을 보여주는 것을 보며, 비록 지금은 어둡고 법이 무너진 시대일지라도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공수처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으며, 윤 대통령이 탄 차량은 오전 10시 35분 한남동 관저를 출발해 10시 50분 과천 공수처 청사에 도착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사상 처음 수사기관에 체포된 윤 대통령의 향후 수사 과정과 그 정치적 여파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공수처는 이날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윤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사는 공수처 이재승 차장이 직접 담당하며, 오전 11시경 시작되었다. 윤 대통령이 청사에 도착한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조사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조사는 공수처 청사 3층의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했다.
이재승 차장은 윤 대통령을 상대로 200페이지가 넘는 질문지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혐의를 캐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만큼, 대통령이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공수처는 조사가 시작되면서도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며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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