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회 장신대성서학연구원 심포지엄
방기민 박사(왼쪽)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신대성서학연구원

장신대성서학연구원(원장 이은우 교수)이 최근 경기도 가평 소재 새문안교회 수양관에서 ‘성경의 역사와 지리와 문맥 연구에서 목회와 전도와 교회개척까지’라는 주제로 제117회 성서학연구원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스가랴 1장 11절 하반절, 좌절·낙심·의기소침·무기력함 등이 잘 드러나

먼저, 방기민 박사(장신대 구약학)가 ‘역사적 배경과 문맥적 접근을 바탕으로 스가랴 1장 11절 하반절 새롭게 번역하기’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방 박사는 “잇도와 베레갸의 후손 예언자 스가랴는 바빌로니아 포로 생활에서 돌아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예언 활동하던 예언자였다”며 “보통 제1 스가랴라고 불리는 스가랴 1~8장은 구체적인 연대를 언급하기 때문에 기원전 520년~518년 사이의 페르시아 속주 예후드(Province of Yehud)에서 활동했던 예언자의 말을 기록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스가랴 1장 11절 하반절의 개역개정 번역은 ‘우리가 땅에 두루 다녀보니 온 땅이 평안하고 조용하더이다 하더라’이다. 이러한 번역은 아래에서 볼 수 있듯이 다수의 성경 번역에서 번역하는 방식과 같다”며 “하나님께서 땅을 두루 둘러보라고 말 탄 자들에게 명령하자 이들이 땅에 두루 다녀보니 온 땅이 평안하고 조용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당시의 역사적 배경이라든지 스가랴 1장 12절 이하의 맥락을 살펴볼 때 11절 하반절 번역의 온 땅이 평안하고 조용하더라는 묘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먼저, 다수의 주석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과 같이 1장 12절에 나타난 천사의 반문은 1장 11절의 보도가 실망스러운 것임을 암시한다”며 “둘째로 다리오왕 초반은 페르시아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나 정세가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였다. 과연 이런 상태를 평안하고 조용하였다고 묘사하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했다.

또 “셋째로 현재 대부분의 번역이 히브리어 원어의 일차적인 의미를 제대로 번역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일종의 의역인가”라며 “아무래도 원어의 의미를 그대로 살리려는 직역보다는 70인 역 이후 이어져 내려온 번역 전통에 따른 의역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방기민 박사는 “스가랴 1장 11절 하반절 번역을 ‘온 땅이 (주저) 앉아 있으며 손을 축 늘어뜨리고 있다’로 번역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며 “구체적인 표현은 번역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좌절과 낙심, 의기소침, 무기력함이 잘 드러나는 번역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본문에서 의기소침한 예후드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예언자의 말씀들을 통해 격려하고 회복시키는 장면이 거듭 나온다”며 “비슷한 목적과 메시지를 가진 환상들이 반복해서 나온다는 것은 예후드 사람들의 좌절이 성전재건 공사 가운데 거듭 반복되었다는 사실을 암시하며, 좌절과 의기소침이 반복될 때마다 오늘날의 목회자들이 성도들을 목양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스가랴 예언자를 통해 거듭 격려하셨음도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영적인 지도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씀을 듣고도 곧 좌절하여 주저앉아 있는 모습은 학개와 스가랴 시대 사람들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며 “오늘날 사람들에게도 반복되는 일이다. 스가랴 1장 7~17절의 첫 번째 환상 속에서, 또 이어지는 스가랴의 환상 장면 속에서 그려지는 하나님의 이미지는 쉽게 좌절하는 백성들을 꾸짖기보다는 다시 격려하고 용기를 주시는 분으로서의 모습”이라고 했다.

아울러 “학개와 스가랴 시대의 성전 재건 공사에는 당대에도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체가 어려운 상황과 거듭된 좌절 속에서도 수년간 부단히 노력하여 끝내는 성전재건에 성공해냈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도전을 준다”며 “당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며 좌절 속에서도 새롭게 일어나는 일을 거듭했던 예후드 사람들의 모습은 회복탄력성을 보여주며 오늘날의 성서 독자들을 위한 소중한 사례자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제117회 장신대성서학연구원 심포지엄
한동희 박사(왼쪽)가 발제를 했다. ©장신대성서학연구원

기드온 내러티브 6가지

이어 두 번째로 한동희 박사(요르단 선교사)가 ‘기드온 본문 구조 연구와 내러티브의 역사적 재구성(삿 6~8장)’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한 박사는 “기드온 본문에는 제의, 왕정, 신탁과 관계된 주제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본문의 기록에 따라 기드온은 제의 개혁, 왕정거부, 부패한 신탁을 이끈 인물로 묘사된다”고 했다.

한 박사는 “기드온 본문은 농경과 지리에 연관된 자료들을 풍부하게 제시한다. 본문 기록은 이방의 침입에 따른 농경의 고통과 이방을 물리치는 전투 상황을 지명과 지형에 따라 자세히 묘사한다”며 “기드온 본문은 농경에 관련된 이방 족속의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드온 본문은 직면한 문제와 상황을 다각적 주제와 역사적 자료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본문(삿 6~8장) 구조 분석은 다각적인 주제를 제시하고, 내러티브의 지명과 지형들은 사건을 재구성 한다”며 “본문의 문학적 장치는 내러티브의 구조와 당대의 주요 관심사를 명백히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첫째, 기드온 내러티브에는 정교한 문학적 장치가 나타난다. 문학적 장치는 기드온 시대의 주요 관심사가 농경과 이방과의 경계였음을 알려준다”며 “구조 분석을 통해 도입부의 변형과 두 내러티브가 결합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본문의 구조는 사사기의 전형적인 구조에서 이탈된 모습을 보이며, 문학적 장치인 ‘포도주 틀’과 ‘바위’를 통해 내러티브의 결합을 드러낸다. 문학적 요소는 내러티브의 시작과 끝을 경계 짓는다”고 했다.

또 “둘째로 기드온 본문에 드러난 25곳의 지명은 내러티브를 역사적으로 재구성한다”며 “‘골짜기’와 ‘산지’는 진영의 위치를 나타내고, 구체적인 ‘성읍’들은 이동 장소를 알려주며, ‘요르단 강’과 ‘갈골’ 분지는 기드온의 전략을 강조하며 묘사된다. 그리고 전투의 진행 방향과 고고학적 증거는 위치 논쟁에 실마리를 제공하며, ‘오브라’와 ‘하롯 샘’의 위치를 이스르엘 골짜기로 확인해 준다. 기드온 내러티브는 골짜기와 강, 산지와 분지의 명확한 지명을 따라 서사를 전개하고 있다. 기드온 본문에 기록된 지리와 명칭은 내러티브를 구체적으로 재건한다”고 했다.

한 박사는 “셋째로 두 야웨 제단과 여룹바알의 명칭은 전승의 부재와 전승의 확산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두 야웨 제단이 신명기 규정에 어긋난 모습은 기드온 본문이 신명 성소와 제사의 전승을 정확히 모른다는 사실을 증거한다. 여룹바알의 전승은 후대로 갈수록 퍼져나갔다. 이 명칭은 바알 제단이 파괴되었을 때부터 함께 쓰이기 시작했으며, 바알 숭배와 기드온 가문의 몰락을 겪으며 우세하게 사용되었다”고 했다.

이어 “넷째로 왕정 거부와 에봇 신앙은 북이스라엘의 시대상을 드러낸다”며 “기드온 본문은 기드온의 왕정 거절과 왕가의 비참한 결말을 통해 타락한 왕권을 반대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의 에봇 신앙과 바알 숭배를 통해 부패한 제의를 비판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다섯째로 기드온은 이스라엘의 구원자로서 제의의 개혁가, 부패한 제사장, 식량의 수호자, 전투의 전략가였다”며 “더 나아가, 기드온은 모세, 사무엘, 아론, 솔로몬이 투사된 복합 인물의 표상이었다. 기드온은 성서 속의 선지자, 사사, 제사장, 왕의 모습이 투영된 이스라엘의 구원자였다”고 했다.

아울러 “마지막 여섯째로 기드온 본문에는 중앙 성소, 예언과 선지자의 역할, 지파의 개념이 결여되어 있다”며 “오브라의 두 야웨 제단은 제의 중앙화를 거스른다. 도입부의 선지자는 예언의 선포와 성취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지파 명칭은 불분명하게 제시된다. 이러한 증거는 사사기가 신명기와 무관하게 전승되어 간단한 편집 작업을 통해 신명기 역사서에 속하게 되었음을 증거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김상수 박사(대전온누리교회 담임)가 ‘그리스도인의 포괄적 품성으로서 목회서신의 경건에 대한 연구’ ▲윤창민 박사(군포교회 부목사)가 ‘바울의 전도와 교회 개척 전략 (루이스 람보의 전도학 이론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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