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OM 리바이광 변호사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그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세 차례 방문했다.
리바이광 변호사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그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세 차례 방문했다. 맨왼쪽에서 두번째가 리바이광 변호사. ©한국VOM 제공

기독교NGO 차이나에이드(ChinaAid)와 순교자의 소리(한국VOM)는 2018년 의문사가 의심되는 정황 속에서 사망한 중국의 인권 변호사 리바이광(Li Baiguang)의 아내와 아들이 미국으로 도피했다고 18일 전했다.

두 단체 대표들에 따르면, 한메이슈 사모와 아들 칭신리는 지난 달 미국에 도착했고 현재 망명 신청 중이다.

자칭 ‘개미 전략(ant strategy)’으로 유명했던 리바이광 변호사는 중국 전역을 다니며 수백 건의 개별 사건을 맡아 일반 시민들의 종교적 자유와 인권을 위해 일했다.

2008년 워싱턴에 위치한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 기금(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으로부터 상을 받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세 차례 방문 초청을 받은 뒤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5년 여름, 리바이광 변호사의 아내와 아들은 중국 경찰에 소환되어 당국자들에게 심문을 받았다. 2017년 10월, 리바이광 변호사는 정부에 토지를 압류당한 농민들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자신이 저장성(Zhejiang province)에서 중국 관리들에게 납치돼 구타를 당했고 신체 절단 위협을 받았다고 전 세계 관계자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이어 2018년 2월 25일, 배가 불편해서 검사를 받으려고 중국의 한 군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해진 리바이광 변호사는 몇 시간 뒤 사망 선고를 받았다. 병원 측은 리바이광 변호사가 간 질환으로 인한 내출혈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리바이광 변호사의 친구와 동료들은 당시 49세였던 리바이광 변호사가 사망 발표 직전까지 건강했다고 증언했다.

미국에 있는 차이나에이드(ChinaAid) 설립자 겸 회장이자 리바이광 변호사 가족의 오랜 친구인 밥푸(Bob Fu) 목사는 “2018년 초, 리바이광 변호사님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뒤, 변호사님의 아내 한메이슈는 이동의 자유를 박탈당했고, 해외에 있는 누구와도 접촉하지 못하도록 중국 공산당이 배치한 요원들에게 엄격한 통제와 감시를 당했다”고 했다.

미국에 도착한 한메이슈는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에서 많은 고난을 당한 뒤, 차이나에이드와 순교자의 소리의 도움으로 이렇게 자유의 땅 미국에 도착하게 되어 기쁩니다. 제 남편과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또 보살펴 주신 국제적인 기독교 공동체의 모든 형제와 자매들, 그리고 도움을 주신 비기독교인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VOM 공동 설립자인 현숙 폴리 대표는 차이나에이드가 리바이광 변호사 가족의 출국을 계획했고, 미국에서의 정착 및 망명 절차를 조율하고 있으며,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재정을 지원하고 트라우마 치료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지금 우리는 리바이광 변호사님의 가족들을 위로하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며 돕고 있다”고 했다.

리바이광 변호사는 1968년, 중국 중남부 후난성(Hunan Province) 산촌에서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그는 베이징(Beijing) 대학에서 헌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하이난(Hainan) 대학에서 1년간 가르친 뒤, 민주주의를 촉진하는 반체제 모임들에 점점 더 깊게 관여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 다음에는 서양의 자유 민주주의 전통을 번역한 책들을 중국의 독자들에게 소개하여 대중에게 민주주의를 교육하는 것을 꿈꾸며 출판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리바이광 변호사는 17세기 프랑스 개신교 위그노(Huguenots)의 핍박과 인내에 관한 책을 읽고 번역하면서 자신의 삶이 철두철미하게 변화됐다고 고백했다.

“변호사님은 2005년,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공개적으로 고백했고, 스스로 ‘개미 전략’이라고 일컬은 목표를 위하여 정부 개혁과 헌법 개정에 대한 원대한 꿈을 포기했습니다”라고 차이나에이드의 밥푸 목사는 말했다.

리바이광 변호사는 논문과 발표문에서 “나는 기꺼이 개미가 되고자 한다. 책 속에 담긴 권리와 자유를 취하여 시민들의 개별적인 사건들을 통해 조금씩 현실 세계로 가져오고 싶다. 이것이 나의 개인적인 입장”이라며 “법적인 절차를 지켜가며 이를 이루고 싶다. 개미는 여름에 식량을 비축한다. 나도 오늘 권리 옹호라는 틀 안에서 식량을 운반하고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다가올 그날을 위한 경험과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고 했다.

밥푸 목사는 리바이광 변호사가 법조문에 따라 각각의 모든 법적 절차를 인내심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준수했다고 말했다.

2017년, 워싱턴 D.C. 국회 도서관 연설에서 리바이광 변호사는 인권과 종교의 자유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다가오고 있다고 예견하면서 “이 시점부터 중국의 인권은 가장 어두운 시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밥푸 목사는 리바이광 변호사가 기독교 신앙이 있기 때문에 낙관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변호사님은 로마서 13장을 인용하면서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다”라고 말했다고 밥푸 목사는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리바이광 변호사의 아내와 아들이 미국에 무사히 도착한 사건은 그의 낙관론이 정당화될 것이라는 거룩한 신호라며 “결국 주님께서는 악에 맞서는 작은 개미의 끈질긴 인내의 싸움도 지지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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