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교회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 컨퍼런스
충현교회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 컨퍼런스가 11일 오전 충현교회 본당에서 열렸다. ©장지동 기자

충현교회(담임 한규삼 목사)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 컨퍼런스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 충현교회 본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충현교회 성도들을 비롯해 약 800여 명이 참석했다.

충현교회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 컨퍼런스
충현교회 담임 한규삼 목사가 강연자 소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컨퍼런스에선 이상석 장로(교회 설립 70주년 기념 준비위원회 위원장 당회서기)가 인사말을 전했고, 한규삼 목사의 강연자 소개에 이어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교수)·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하광민 교수(총신대 통일개발대학원)가 각각의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초기 한국교회가 주는 역사적 교훈’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만열 교수는 “1990년대까지 성장하던 교회는 2000년대에 들어서서 성장이 둔화되더니 2010년대부터 성장은 정지되고, 오히려 양적인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더 큰 위기는 외형적 성장의 정지와 감퇴 못지않게 영적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사회적 영향력도 소멸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왜 영적·양적 성장이 정지되고 오히려 후퇴의 길을 걷고 있는가”라며 “이에 대한 반성과 검토는 여러 의식 있는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에 의해 이뤄져야 할 것이고, 적절한 방안을 강구하여 실천에 옮기는 것이 시급하며, 그것은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닌 한국 초대교회가 가졌던 ‘성경 기독교적인 성격’을 회복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회개혁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충현교회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 컨퍼런스
이만열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그는 “한국기독교는 외국선교사가 입국하기 전에 성경이 먼저 번역되고 보급되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한말 일제하 뿐만 아니라 해방 후에도 한국기독교의 성경기독교적인 성격은 지속되었고, 또한 교회 성장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교회가 자랄 수 있는 영적인 토대도 바로 성경이 한국사회에 널리 보급되고, 교인들 사이에서 공부되는 과정을 통해 마련 되었다”고 했다.

이어 “선교사가 입국하기 전, 성경의 반포는 전도와 개종을 촉진시켰다. 성경이 보급됨으로 읽고 암송했고, 말씀은 이 생기와 영감 없는 백성들의 뼈와 살 속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었으며, 그들은 새로운 남자와 여자로 다시 태어났다”며 “한국의 성경 반포사업이 그렇게 활발하게 일어나게 된 것은 권서(Colporteur)들의 헌신이 있었다. 권서는 성서공회 혹은 선교사의 감독을 받으며 성경을 판매, 보급하는 직분이었으며, 이들은 성경을 짊어지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성경을 보급하고 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이 광범위하게 반포되자, 한국의 초대교회에서는 성경을 읽기 위한 ‘국문공부’운동이 일어났고, 성경공부를 위해 ‘사경회’운동이 일어나게 됐다”며 “사경회는 1903년과 1907년의 한국의 부흥운동을 가능하게 했고, 일제하에서도 교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왔으며, 해방후에도 조직적인 성경공부를 통해 한국교회 성장의 토대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기독교를 수용한 한국에서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자기 사회를 개혁하고 나라를 사랑하고자 했다. 한국 기독교인의 사회개혁과 나라사랑은 그 시대가 안고 있는 시대적 과제와 연관된다”며 “시대적 과제란 한말 기독교 수용당시에는 중세사회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유습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과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여 국권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일제의 침략이 노골화되자 기독교인들은 성경 말씀에 힘을 얻어 항일운동의 전통을 이어가며 독립운동에 나섰고, 신사참배반대투쟁에도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었다”며 “한국 기독교는 성경 기독교이다. 한국교회의 과제는 초대교회가 가졌던 ‘성경 기독교적인 성격’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충현교회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 컨퍼런스
조성돈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 보수전통교회로서 시대적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조성돈 교수는 “성경의 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하나님의 백성이 그 뿌리가 뽑혀 이방 땅에 포로로 잡혀가고, 예루살렘이 멸망하여 돌 위에 돌 하나가 남지 않는 어려움을 당하는 일이 있을 때 말씀이 원석으로 드러나고, 복음이 원초적으로 다듬어졌다”며 “지금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를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교인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졌다. 생존의 위기에 몰리며 각자가 온라인에서 자신의 생존키트를 찾아 나서고 있다”며 “온라인상에서 개신교는 다양한 콘텐츠를 축적했다. 각 교회와 기관, 그리고 개인들은 쉬운 통로를 이용하여 많은 내용을 쏟아내고 있다. 이제 우리 교인들은 콘텐츠가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많다. 검증되지 않은 기독 콘텐츠들이 온라인상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즉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 과잉 생산되고, 심지어 폭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사람들은 다시 원류를 찾고 있다. 너무 많은 물이 쏟아지니 깨끗한 물 한 줄기를 찾아 나서고 있다. 현재 교인들도 마찬가지”라며 “말씀의 원석, 원초적 복음이 필요하다. 해석되어진 말씀, 적용되어진 복음이 아니라 그 말씀과 복음을 원한다. 해석과 적용은 자신들이 하고, 유튜브에서 쏟아지는 콘텐츠에서 찾으면 된다”고 했다.

또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사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자신들이 꼭 붙잡아야 할 말씀과 복음을 원한다”며 “성난 강물이 되어 우리 주위를 휘몰아치는 세상의 풍조에서 흔들리지 않을 말씀과 복음의 기둥이 있기를 원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보수전통교회의 역할은 여기에 있다. 세상 풍조에 맞서겠다고, 변화를 막아보겠다고 저항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에 떠오를 수 있는 부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 변화에 휩쓸려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흔들리지 않을 기둥을 세워두는 것이다. 보수전통교회는 바로 그러한 기둥이다. 사람들이 물결에 흔들려 떠내려가다가도, 보수전통교회를 보며 바로 저기에 기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 세 번째로 ‘통일한국을 위한 교회 역할과 준비’라는 주제로 발제한 하광민 교수는 “2023년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스라엘도 바벨론 포로 70년을 마치고 고토로 돌아갔는데, 아직까지 우리 민족의 통일은 요원해 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하 교수는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로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하기로 “첫째는 한국사회 내에서 통일논의 생산자, 둘째는 갈등의 중재자, 셋째는 사랑과 공의(십자가)의 실현자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통일을 위한 준비로는 “먼저, ‘사람 준비’로 탈북민 사역자와 남한 출신 사명자를 양성해야 한다”며 “그리고 두 번째는 한국교회 내의 북한-통일선교 생태계 구축으로, 한국교회 내에 북한통일선교 부서를 설치하고, 전문사역자를 모시고, 한국교회 내에 북한통일선교 생태계를 만들어서 이들이 북한이 열리기 전까지 교회 내에서 사역을 하다가 향후 북한으로 파송하는 방식으로 건강한 생태계 구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번째는 다음세대 통일교육으로, 먼저, 민족적·감상적 접근보다 인류애적 접근이 필요하며, 둘째로 한국사회의 분단의 역사와 한국교회의 북한통일선교 역사를 가르쳐야 하며, 셋째로 역사 교육과 아울러 실제 사례 중심과 현장체험학습이 병행되어야 하며, 마지막 넷째로 청년 그리스도인들이 북한을 선교적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네 번째로 교단과 협력하여 북한교회 세우기 준비를 해야 한다”며 “개교회는 각 교단의 북한교회세우기 정책과 함께 미래 북한교회 세울 준비를 해야 하며, 또 각 교단은 교파와 교단 독자적으로 북한교회세우기 정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북한교회세우기 정책을 세울 정책적 연합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북한에서 시작해 성장했으며, 북에서 내려와 한국교회를 다시 부흥시켰으며, 앞으로 다시 올라가 북한 주민들을 살리고 교회를 세우고 북한을 다시 살려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기성세대는 다음세대를 믿음으로 양육하여 통일의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한국교회가 제3의 부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밑바탕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컨퍼런스는 강연 이후 패널토의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충현교회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 컨퍼런스
충현교회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 컨퍼런스 단체기념사진. ©장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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