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채 총장
서병채 총장
최근에 인도 타고르 시인의 시(詩)를 본 적이 있다. 제목은 모르겠는데, “성전에 가지 말고”라는 말이 몇 번 반복되는 것을 보니 이게 제목 같기도 하다. 아무튼, 싯귀는 이렇다.

하나님의 제단에 꽃을 놓으려고 가지 말고,
먼저 사랑과 친절의 향기로 너 자신의 집을 채우라.

하나님의 제단에 촛불을 켜려고 가지 말고,
먼저 너 자신의 마음에 있는 죄, 자만을 제거하라.

기도하려고 네 머리를 숙이려고 성전에 가지 말고,
먼저 너의 동료 앞에 겸손해지는 것을 배우라.
그리고 네가 잘못한 사람들에게 사과하라.

 무릎을 꿇고 기도하려고 성전에 가지 말고,
먼저 나보다 아래 있는 사람을 일으켜 세우려고 허리를 굽히라.
그리고 청년들에게 힘을 주되, 그들을 무시하지 마라.

너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성전에 가지 말고,
먼저 네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먼저 용서하라.

첫 번째 싯귀를 보면서 요즘은 가정의 종류가 7~8가지가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부모와 자녀가 있는 집, 한부모 가정, 부모 없는 가정, 더 나아가 다문화 가정까지. ‘어떤 류의 가정인가?’보다 어떤 분위기로 그 가정이 살아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관심사로 보여지는 싯귀이다.

두 번째, 세 번째는 교회에 가기 전에 먼저 자만을 제거하라고 되어있는데, 자만은 정말 간과하기 쉬운 것 같다. 뭔가 잘 돼가고 있을 때 빠지기 쉬운, 아주 넘어지기 쉬운 순간인 것 같다. 이것은 자랑과도 관련이 있다고 봐진다. 그러면 잘 되어갈 때 어떻게 자만하지 않을까?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라고 수시로 고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동료와의 관계인데 이것 역시 주의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친구나 동료는 가까우면서도 항상 관계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소지가 있게 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잘난척하는 것이라고 본다. 항상 나보다 더 나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 다음에는 나보다 아래 있는 사람들, 뭔가 부족한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려고 허리를 굽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섬기되 상처가 안 되도록 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남을 돕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것으로 소유하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Possessive love라는 말이 있듯이 동료 간에, 또는 후배들을 사랑하고 돌보면 그 자체로 끝나야 하는데, 그것으로 상대방을 마치 노예처럼 얽어맨다면, 오히려 아니함만 못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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