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원 교수
서창원 박사 ©기독일보 DB

서창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역사신학)가 20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지옥에 이르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지옥에 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천국을 믿든 안 믿든 천국에 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구”라며 “히틀러는 지옥에 가고 싶었을까? 스탈린이나 김일성은 지옥에 궁전을 짓고 살고 싶었을까? 지옥의 실상을 안다면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설사 지옥에 궁전이 있어도 움막촌에 있는 거적 거리로 뒤덮인 곳만도 못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 참상을 알 수 없는 인간이 꿈꾸는 이상은 천국”이라며 “그래도 지옥에 가는 인구가 더 많다. 어떻게 아냐고? 굳이 성경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인간이 저지르는 악행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죄와 상관이 없는 인생이 한 사람도 없는 한 지옥행 열차는 언제나 만원”이라고 했다.

그는 “문제는 이 열차에 자원해서 타는 자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아니 지옥행이라는 팻말이 있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 열차의 화려함 때문”이라며 “그 열차가 달리는 길은 매혹적이고 현대적인 우아함과 아름다움으로 장식되어 있다. 칸칸마다 인간에게 언제나 자극적인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고 했다.

또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허풍과 허세와 허식과 허위는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다”며 “목적지에 가서야 지옥에 도착했음을 실감한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비참함에 떨어진다”고 했다.

서 교수는 “그들의 눈에는 천국행 열차는 보이지 않았나? 보였다. 언제나 존재하였고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기피 대상이었다”며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기에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팻말에 분명 천국행이라는 표시는 있지만 협착했다.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유도 없는 것 같았다. 멋도 흥밋거리도 식상한 것들이었다”고 했다.

이어 “풍기는 냄새도 조금은 고약했다. 운신의 폭도 거의 없어 보인다. 사람들을 끌 만한 매력이라고는 팻말이 전부였다. 타기만 하면 영생 복락이 보장된다고 호객행위를 하는 자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그들의 말은 천국행 열차 자체만 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움막촌과 같은 열차에 자신을 선뜻 맡기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그런데 놀라운 차이가 하나 있다. 지옥행 열차는 모든 것이 화려해 보이고 안락해 보이며 매혹적인 것들이 대부분임에 비해 승객들의 눈에는 세속적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편 천국행 열차 안의 승객은 많지는 않아도 깔끔한 수수한 옷차림이 대부분이었다. 객실도 일등석은 없었다. 살이 쪄 비대한 사람이나 어울리지 않는 단장으로 치장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손에 쥔 것이 거의 없는 자들이었다”며 “그들의 여행 가방은 저마다 하나뿐이었다. 크기는 차이가 있어도 가방의 질은 동일한 것이었다. 그 안에 있는 물건들도 차이가 별로 없다. 귀금속은 전혀 없었다. 갈아입을 여벌 옷도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가방에 믿음으로 살면서 맺은 열매들뿐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의의 옷을 입은 것이 전부”라고 했다.

또한 “이 열차 안에는 싸움이 없다. 원망도 미움도 없다. 자기과시도 욕구 충족을 위한 어떤 아귀다툼도 없다. 감사와 칭찬과 격려와 흥겨운 노랫소리가 전부였다”며 “그들의 옷에 묻은 그슬린 흔적들, 악마가 할퀴고 지나간 손톱자국이 곳곳에 있어도 누구도 신음하거나 억울함을 하소연하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 이글거리는 욕망은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뵈며 그가 더러운 것을 벗기고 성도들의 옳은 행실을 예표 하는 하얀 세마포를 입고 영원히 주를 찬양하며 경배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2023년도 우린 어떤 열차에 올라탔는가? 온갖 선의로 포장된 지옥행인가? 아니면 진리로 인한 고난과 핍박의 상흔들이 훈장처럼 달려있으나 누구도 빼앗지 못하는 기쁨으로 충만하고 감사와 찬양과 소망이 넘치는 천국행 열차인가? 두 열차는 매일 우리 집 앞에 도착한다”며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 둘 중 하나이다. 우린 외모를 중시하나 중심을 보시는 분이 기다리는 곳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보장하는 열차는 하나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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