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성과 대비 행복수준과 행복 불평등과 행복 수준.
경제적 성과 대비 행복수준과 행복 불평등과 행복 수준. ©뉴시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달하지만 국민들의 행복 지수는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5세 이상의 노인, 고졸 이하의 학력, 고용 취약계층, 1인 가구일수록 행복 점수가 낮은 모양새를 보였다.

25일 통계개발원의 'KOSTAT 통계플러스 겨울호'에 실린 '한국인의 행복, 무엇을 해야 할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에 이르고 지난해에는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 출생 시 기대여명 또한 83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상위권이다.

국제적 비교 관점에서 한국인이 누리는 물질적인 삶의 수준은 높은 편인 것이다. 하지만, 행복 지수는 이와 다른 방향을 보였다. UN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UN-SDSN)에서 발표하는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 행복 수준은 세계 50~60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복한 사람들의 뚜렷한 특징도 나타났다. 보고서는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전반적인 생활 만족 수준과 캔트릴 사다리(Cantril Ladder)로 측정하는 삶의 평가 점수를 활용했다. 국가행복지수는 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10에서 0까지 삶의 만족도를 나타내는 캔트릴 사다리 척도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한다.

그 결과 남성보다 여성의 행복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교육 수준을 보면 고졸 이하의 사람들에 비해 대학이나 대학원에 재학 중인 사람들의 행복 수준이 높았다.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 이상의 교육 수준을 가진 사람들의 행복 수준은 고졸 이하의 집단에 비해 높았지만, 대학이나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사람들보다는 낮았다.

종사자별 지위에 따라서는 상용직 임금근로자의 행복 수준이 가장 높았다. 또 소득이 높을수록 행복 수준이 올라갔다. 개인들의 원하는 삶의 여건을 획득할 수 있는 경제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35~49세 장년 집단은 다른 연령집단에 비해 비교적 높은 7, 8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75세 이상의 노인 집단은 1~5점의 낮은 행복 점수를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최고 점수인 10점이라고 응답한 19~34세 청년은 3.1%, 50~64세 중년은 3.9%였지만, 65~74세 초기 노인은 2.2%, 75세 이상 후기 노인은 2.8%로 낮았다. 장년기의 생애 부담과 노년기의 여러 경험 때문에 노년층으로 갈수록 행복 수준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행복 수준도 높았다. 고졸 이하의 집단은 다른 연령 집단에 비해 5점 이하의 상대적으로 낮은 행복 점수를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대학이나 대학원 재학생의 행복 수준은 7~8점에 집중돼 있었으며 10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다른 집단에 비해 높았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집단에서는 8~9점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컸다.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5점 이상의 높은 행복 점수를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주목할 집단은 1인 가구였다. 1인 가구는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1~6점대의 행복 점수를 말했다.

사회적 관계도 행복 점수에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관계에 매우 불만족한 경우 행복 점수를 가장 낮은 0점으로 응답하는 비율이 7.1%에 이르렀다. 1점이라는 응답률은 15.8%였다. 반면 현재의 사회적 관계에 만족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행복 점수를 골랐다.

또 저소득 가구에서 0~5점의 낮은 행복 점수를 응답한 비율이 다른 집단에 비해 높았다. 고소득 집단은 0~4점의 낮은 행복 점수는 거의 없는 반면 5점부터 응답률을 보였으며 8점을 중심으로 분포됐다.

보고서를 펴낸 김성아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인의 행복 증진을 위해 행복 취약계층에 적극적인 복지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복지국가를 실현하려면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행복 취약 계층에 관한 통계 구축 등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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