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목사 (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김영한 목사 (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일곱 번째,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인재 관리력’이다. 우리는 모두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고, 적을 수 있다. 많거나 적거나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정말 적은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리더는 그 사람들을 인재로 만드는 자이다.

그런 사람이 리더이고, 인재를 관리하고, 키우는 멘토이다. 어떤 사람은 인재가 많음에도 그 사람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많은 도구가 있지만, 그 도구들을 사용하지 않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인재가 있다면 그 인재를 잘 관리하고 영향력 있게 날개를 펼치게 하는 것이 리더십이다.

인재가 떠날 때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조금 있다가 떠날 사람이라도 키우고 파송해야 한다. 벤쿠버에서 유학할 때 같이 예배하는 청년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아주 짧게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갔다. 2개월, 3개월, 6개월 있다가 돌아갔다. 청년들에게 실컷 밥 먹이고 케어하지만 어김없이 돌아갔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집에 데리고 와서 아내와 함께 밥도 먹고 게잡이도 갔었다. 그리고 교육과 훈련도 시켰는데... 떠났다.

이민 교회를 다닐 때 왕복 100km를 주행했다. 오가는 길에 청년들 라이드도 해 주었다. 일주일에 4번씩을 다니면서 섬겼다. 그러나 다들 몇 개월 있으면 돌아갔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민 교회를 섬기면서 회의가 들었다. 언젠가 한 해는 몇 명 정도 왔다가 돌아갔는지 헤아려 보았다. 한 200여 명이 왔다가 다 한국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부흥은 하고 있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청년이 공동체를 떠나게 되다 보니 인재를 잃어버리는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민 목회는 어렵다고 그러더니 진짜 어렵네...’신기한 것은 그래도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채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묻기 시작했다. 3개월 뒤에, 6개월 뒤에 새로운 사람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어, 친구가 벤쿠버에 있었는데 벤쿠버에 가면 무조건 이 교회 가라고 했어요.” 자신들이 머물다 돌아가면 다른 멤버들에게 교회 공동체를 추천해 주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떠나보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구나... 부메랑이구나. 보냈다고 해서 다시 안 오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는구나.’

인재양성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당장 써먹기 위해서 사람을 키우는 게 아니다. 써먹을 필요가 없는 사람도 인재로 만들어 파송하면 나중에 다른 사람을 보낸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인재로 만들고 다시 역 파송을 해 주는 것이다.

교회 안에 결혼해서 나가는 지체들이 있다. 그런 지체들을 보면 대부분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섬기는 교회가 연약하니 신랑을 데리고 오라고 한다. 그러나 신부 측이면 신랑 측 교회로 가서 섬기라고 한다. 그곳에 인재가 필요해서 주님이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며 그곳으로 파송하게 하시는 것이니 가라고 한다.

교회는 인재를 만들어 내고, 파송하는 곳이다. 그런데 인재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사람으로 말미암은 재앙인 인재(人災)가 일어난다.

공동체의 힘겨움은 막상 재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건물이 없어서가 아니다. 문제는 사람이다. 왜 그럴까? 사람들을 인재로 키워내지 못하면 그로 인해 결국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공동체는 기둥과 같은 인재가 없을 때 스스로 무너져 버린다.

인재 양성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어렵고, 힘들다. 게다가 지치기도 한다. 이유는 무엇보다 인재를 키우는 것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유학 가기 전 서울에 한 교회에서 전도사 생활을 했었다. 섬길 때는 잘 몰랐다.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말이다. 유학 중 잠시 들어왔을 때 섬겼던 지체들을 만났다.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나니 어떤 아이는 어엿한 사모가 되어 있었다. 신학교 학생도 있고, 선교를 준비하는 친구도 있었다. 교회에서 중책을 맡은 청년도 있었다.

그때 알게 되었다. ‘사역의 열매는 5년, 10년이 지난 뒤에 나타나는구나...’열매는 당장 보이는 게 아니듯 인재를 키우는 것도 당장 되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사람을 기능적으로만 이용하고 써먹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작은 교회도 큰 교회도 요즘엔 일꾼이 없다. 이러다 보니 초신자나 다른 교회에서 온 기신자에게도 바로 무언가를 섬기도록 한다. 케어해서 돌보고, 양육하기보다 써먹으려고 한다. 그러나 성도를 키워야 한다.

멀리 내다보고 5년, 10년을 정성껏 길러내야 한다.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 리더는 멤버에게 어떻게 하는지 보여 주어야 한다. 하라고 그냥 지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여주고, 같이 해 보아야 한다. 리더로 세울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해보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나는 계속 책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책을 15권 정도 썼다. 이제는 책을 혼자 쓸 수 있다. 이미 탈고한 것이 있어서 출판사에 넘기기만 하면 되는 것도 있다. 그런데 혼자 쓰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갓 등단하는 사람, 이끌어 주고 싶은 사람과 같이 공저로 출간하기도 한다. 한 번도 책을 안 낸 사람, 또 책을 내고 싶은 사람과 같이 하면서 서로 돕고,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한다.

공저로 출간하면 인세도 별로 받지 못한다. 이것이 불편할 때도 있다. 그러나 함께할 때 덜 힘든 부분도 있고 서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나 혼자 다 큰 다음에 누군가를 키우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클 때 같이 키우는 게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존 맥스웰은 리더십에 대해 5가지 모델이 있다고 한다. 제일 차원이 낮은 단계의 리더십은 권위로 누르는 리더십이다. “내가 누구인데, 당신이 내 말을 들어야지” 하는 것은 가장 저능한 최하위의 리더십이다. 권위로 누르는 것은 좋은 리더십은 아니다.

그다음에 두 번째 리더십은 그나마 조금 괜찮은 것이 관계를 통한 리더십이다. 같은 공동체에 있지 않은데 도움을 달라고 하면 도움을 주고받는 리더십이다.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일하는 데 도움을 받고, 일이 되도록 만드는 리더이다.

세 번째 단계는 실력이 있는 리더십이다. 어떤 사람이 딱 거기에 들어가면 해낸다. 뭔가 이루며 발전을 한다. 뭔가 온전해진다. 그렇다면 세 번째 단계인 능력을 갖춘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단계는 리더가 없는데 공동체가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할 때 공동체는 리더가 있고 앞에서 진두지휘해야 한다. 그런데 네 번째 단계의 리더십은 리더가 그 자리에 없어도 공동체가 유기체적으로 잘 돌아가게 하는 리더십이다. 그만큼 공동체가 건강한 것이다.

다섯 번째 리더십은 공동체가 리더를 통해서 축복을 받는 것이다. 리더를 통해서 멤버가 어떤 축복을 누린다. 또한 이 다섯 번째 리더십은 반대로 공동체 사람들을 통해 리더가 축복을 받는 것이다. 이는 공동체가 리더를 통해 성숙 돼야 하는데 거꾸로 리더가 그 공동체를 통해 복을 받게 되는 단계이다. 공동체가 리더를 칭찬해주고 세워주고 기도해주는 것이다.
리더가 공동체에 축복을 주는 단계가 아니라 공동체가 존재하는 그 자체가 리더가 리더십을 인정받고 축복을 받는 단계인 것이다.

벤쿠버에 있을 때 교회를 떠나기로 작정을 했었다. 왜냐면 공동체가 너무 건강했기 때문이다. 내가 공부하면서 교회를 100km 왕복하며 섬기자, 쉼을 가지라고 여행을 보내주는 지체들이었다. 배를 타고, 페리를 타고 갈 수 있는 섬에 가서 머무를 수 있도록 호텔을 잡아 주었다. 호텔의 마사지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고, 정상까지 말을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예약해 주었다.

아주 비쌀 것 같았다. 리조트에 가서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정말 비쌌다. 한국 돈으로 하면 약 100만 원 정도였다. 그런데 대학교 다니는 청년들, 갓 직장에 다니는 청년들이 자기네들끼리 돈을 모아서 쉬라고 여행을 보내준 것이다. 그때 ‘아, 내가 이 공동체를 떠날 때가 되었구나!’를 알게 되었다. 내가 더 여기에 있으면 축복만 받을 것 같았다.

우리는 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성숙한 공동체, 성숙한 리더십은 먼저 내어준다. 앞에 있는 리더에게도 주어야 한다.

지금 이 글을 읽기를 잠시 멈추고, 멘토에게, 교역자에게 문자라도 한 번 보내면 좋겠다. 평신도 리더인 부장, 교사, 리더, 섬김이에게 문자로 축복을 해 주라! 그러면 공동체는 한층 건강해진다. 짧은 문자 메시지 하나가 가슴을 뛰게 만든다. 사람을 기도하게 만들고, 헌신하게 만들고, 눈물을 흘리게 한다. 이게 회복된 공동체, 건강한 공동체의 특징이다.

인재를 격려해야 한다. 앞에 리더도 격려하고, 공동체 멤버도 위로하고, 세워 주어야 한다.

김영한 목사(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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