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진입을 명령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의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진입을 명령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의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진입을 명령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의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로 국내 기업들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미 정부의 우크라이나 여행 금지 발령으로 현지 법인을 둔 기업들의 인력 철수가 끝났다. 러시아 진출 기업도 현지 인력에 대한 안전 대책을 강구 중이다. 기업들은 또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해 글로벌 거래선을 점검하는 한편, 서방의 경제 제재 가능성에 대비해 숨 죽인 채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 금지'를 긴급 발령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10여 개 현지 진출 기업들은 주재원과 가족들을 긴급 귀국 조치했다. 일부는 해외 다른 지역에 임시 재배치되기도 했다.

러시아 진출 기업들도 전면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러시아에는 한국기업 43곳이 진출해있다. 기업들은 현지인 채용 비중이 높아 철수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나,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등 직원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반도체 핵심원료 수급 불안… 삼성·SK 영향 우려

한국 기업들은 생산 차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의 경우 양국간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핵심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네온, 아르곤, 크립톤, 크세논을 포함한 반도체 원료 가스의 주요 공급 국가이다. 특히 전 세계 네온 가스 용량의 거의 70%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가스의 경우 현재 재고가 충분한 상황이어서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공급망 위기라는 점에서 호들갑 떨 일은 아니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다만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공급망 충격에 대비 중이다.

◆미국 등 제재 가능성 예의 주시

서방 국가들의 제재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 수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1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이 최근 반도체산업협회(SIA) 측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러시아에 대한 글로벌 전자제품 공급을 차단하는 등 새로운 테러 수출 제한을 준비하라고 전했다. 미국이 고강도 국제사회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라고 압박하는 경우 한국 기업들은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러시아 대상 수출규제에 돌입하면 군사 제품은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PC, 콘솔 게임기 등 수많은 제품이 규제 대상 목록에 오를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의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 모니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세탁기, TV, 냉장고를 생산해 유통하고 있다. 양사 모두 러시아 내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약 30%대로 1위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공장은 소규모인데다 내수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고, 러시아가 반도체 주요 수출국은 아니어서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어떤 제재냐에 따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車 업계도 '노심초사'… 위기감 고조에 좌불안석

자동차업계 타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 수출의 절반 가량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제재가 시작되면 업황에 타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 루블화 약세와 경제 위축, 소비 위축 등이 잇따를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공장이 자리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우크라이나와 거리가 멀어 전쟁이 발발할 경우 즉각적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유가 인상 등 충격 우려… 환 결제 리스크에도 '촉각'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은 당면 과제다.

최근 국제 유가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1일(현지시각) 북해산 브렌트(Brent)유는 1.85달러(1.98%) 오른 배럴당 95.39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산 두바이(Dubai)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1.43달러 상승한 91.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IHS 등 국제 시장정보기관은 올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80달러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JP모간 등 일부 투자은행은 100달러 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국은 러시아에서 원유, 나프타, 유연탄, 천연가스 등을 수입하고 있다. 긴장 국면이 지속되면 수급난은 물론 제품 원가 부담도 큰 걱정거리다.

이와 함께 미국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망(SWIFT)에서 배제한다면 수출대금을 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수출기업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현황 및 우리 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10위 교역대상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충돌 시 우리 수출입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는 화장품(444개사), 기타플라스틱(239개사), 자동차부품(201개사) 등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는 2014년 이후 탈달러화를 계속 추진해왔지만 여전히 달러화 결제 비중이 50%가 넘는다. 이번 사태로 향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가 배제되는 경우 우리 기업들의 대금결제 지연·중단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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