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목사 (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김영한 목사 (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네 번째, 리더는‘위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각 부서 혹 공동체를 역동적이고 생명력이 넘치게 하기 위해서는 각자에게 섬길 일을 잘 분배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리더 한 사람만 녹초가 된다.

수학에 이런 공식이 있다. “직각 삼각형의 빗변은 세변 가운데 가장 길다.” 그러나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빗변을 아무리 길게 그려도 두 변의 합보다는 결코 길 수는 없다. 위임해야 하는 원리도 이와 같다. 삼각형의 긴 빗변에 해당하는 리더가 아무리 훌륭하고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각 구성원의 합보다 더 길지 못하다. 구성원 하나하나가 힘을 합치면 긴 빗변보다 더 길게 만들고, 공동체를 더 건강하게 할 수 있다.

분명 리더 한 사람은 공동체에서 탁월하기도 하고, 존경할만한 대상이다. 그러나 그 한 사람이 모든 일을 움켜잡고 할 수는 없다. 건강하고 생명력이 있는 공동체라면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주어진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큰 틀 안에서 기획, 계획,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 수동적으로 돌아가는 공동체는 화석화되고, 메말라 버린다. 결국엔 사막화가 된다.

위임은 단순히 구성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리더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모세는 수많은 사람을 재판하고, 아주 큰 이스라엘 전체를 인솔하였다. 리더십이 있었지만, 체력적인 한계도 있었고, 사람들을 케어하는 데도 힘든 부분이 있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모세의 장인 이드로는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을 세워 일하도록 조언해 주었다.

각 부서 혹 공동체 그룹이 작더라도 각자 할 일을 주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사랑방 혹 셀 모임에 결석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임에 대한 사랑과 기대감이 늘어난다.

실제로 주님의 교회에 와서 각 셀 모임에 작은 부분이라도 담당자를 세우도록 했다. 각 사람을 간부화하도록 권했다. 한 리더가 이런 간증을 나누었다. 간식을 담당할 사람을 세워야 하는데 결석을 자주 하는 사람을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간식 담당이 되고 나서부터는 빠지지도 않고 심지어 자신의 사비로 간식을 제공하여 아주 풍성하게 소그룹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그룹 인원이 몇 명 되지 않더라도 각 사람에게 섬겨 줄 자리를 위임해 주어야 한다. 한 사람은 기도제목 모으기 담당, 한 사람은 출석부 챙기기, 한 사람은 모임 장소 가서 자리 잡고 준비하기, 한 사람은 찬양 담당, 한 사람은 예산 및 회비 담당을 부탁하는 것이다.

비전트립 혹 단기선교를 갈 때도 마찬가지이다. 각 사람에게 섬길 역할을 주면 좋다. 중보기도 담당, 찬양 담당, 선교사님과 연락 담당, 모일 시간과 장소 담당, 간식 담당, 다녀와 간증 할 담당, 영상 및 사진 담당, 가야 할 곳의 리서치 및 준비 모임 담당자를 세우는 것이다.

리더는 자기 혼자서 뛰는 사람이 아니다. 리더는 팔로워들이 알아서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다 간부화시켜야 한다.

만일 한 사람이 기도 담당이라면 이렇게 부탁을 해야 한다.“너는 기도 담당을 해 줘! 선교지를 위한 기도 제목을 모아 주고, 리더인 나와 각 지체를 위해 서로 기도하도록 기도 제목을 좀 모아서 나누어 줘! 교회를 위해서 그리고 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할 수 있도록 단체 카톡 창에 업데이트해 주고, 기도 인도도 부탁해~*” 그러면 그 사람은 기도 제목을 모으고 더 열심히 선교 혹 비전트립에 집중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 수동적으로 따라오는 팔로워는 비전트립 혹 단기선교에 관심이 없다. 관심이 없으니 다녀와서는 준비 모임도 그렇고 현지에서도 별로 배울 것이 없었다고 한다.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하는 사람이 리더가 아니다. 리더는 어떻게 하면 각 지체가 잘 섬길 수 있는지, 어떤 섬김이 적합한지 고민하는 사람이다. 이 지체들과 함께 어떤 공동체를 세워갈지 고민하고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위임하고 배치하는 사람이다.

예전에는 단기선교를 갈 때 나 혼자서 기도회를 준비하고, 찬양하고, 설교를 했다. 어디로 오라고 문자도 보내고 간식 준비도 했다. 혼자 바쁘고 혼자 분주했다.

리더는 함께 뛰는 사람이다. 혼자서 모든 일을 주도하지 말고 함께 호흡하며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위임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어떻게 할지를 보여 주고,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함께 하다가 다른 팔로워에게 위임해야 한다. 위임을 받은 사람이 리더의 책임을 맡았을 때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해 주어야 한다. 잘 설 수 있을 때까지 리드해 주어야 한다. 위임하고서는 그냥 알아서 하라고 일만 주면 안 된다.

또한 리더는 아무것도 안 하고, 제대로 할 줄도 모르면서 그냥하라고 지시하면 안 된다. 리더는“나를 따라오라!”고 말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위임받은 지체가 리더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알고, 따라갈 수 있도록 보여 주며 섬기도록 해야 한다.

리더라고 전부 리더십이 생기고,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리더십이란 리더가 “돌격, 앞으로!”를 외칠 때 얼마나 그 옆과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느냐이다. 혼자서 앞으로 전진만 하는 자는 영향력이 없는 리더이다.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팔로워에게만 나아가라고 하는 리더는 그 자리에 오래 있을 수 없다. 팔로워들과 옆에 서서 함께 앞으로 나아가면, 리더십이 세워지고,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착한 사람 중 의외로 위임을 못하는 리더가 있다. 팔로워가 힘들고 고생할 것 같아서 맡기지 않는다. 또, 완벽주의이기 때문에 위임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위임을 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리더는 고립이 되고 팔로워와 갭이 만들어진다. 그 갭은 서로 건너지 못할 강이 흐르게 하고, 건강하지 못한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

리더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팔로워와 공동체가 건강하도록 적절하게 위임하는 위임력이 있어야 한다. 혼자서 잘하면 작은 공동체는 세워질 수 있다. 그러나 규모 있는 공동체가 세워지고 존립하려면 각 구성원이 뛰고 섬길 일이 잘 위임되어야 한다.

김영한 목사(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