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4단계 건설사업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4단계 건설사업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작업 도중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27일 시행된다.

최근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로 산업재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법 시행에 관심이 모이지만, 세부 내용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해 한동안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

이 법은 근로자의 사망 등 산업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토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으로는 중대재해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이 어렵다는 공감대를 토대로 제정됐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재해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나뉘는데 중대 시민재해의 경우 경찰이 수사권을 갖는다.

고용부는 중대산업재해와 관련해 관리·감독 권한을 갖게 되는데 이때 중대산재는 ▲사업장에서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발생 ▲화학 물질 등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자 1년 내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뜻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급성중독, 화학적 인자, 열사병, 독성 감염 등 각종 화학적 인자에 의한 24개 직업성 질병에 대해서도 업무 관련성이 확인될 경우 중대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정부는 산업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현장에 대해선 2024년 1월27일부터 법을 적용키로 유예를 뒀다.

법상 안전보건 의무 주체는 대표이사로 사업 총괄 권한이나 책임을 가진 이다. 이에 준해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안전담당 이사)도 경영책임자의 범주에 들어간다. 안전담당 이사는 대표이사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조직과 인력, 예산을 총괄하고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최종 결정권자다.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와 조치는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예산·점검 구축 등으로 요약되는데, 중대산재 발생 시 이 같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면 경영책임자가 법 처벌 대상이 된다.

근로자 사망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며 징벌적 손해배상도 적용받을 수 있다. 법인 또는 기관의 경우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사망 외 중대산재의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겐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법인 또는 기관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가 사업주 처벌보다는 예방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산업계의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일단 새해 초부터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해 여론이 악화하고 있고, 고용부 역시 이를 두고 엄정 수사를 예고한 상태다. 법 적용을 가정한다면 기업으로선 당장 처벌 1호가 될 경우 총수부터가 여론의 심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법조계를 중심으로 법안의 세부 내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만큼 시행 초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영계의 주장처럼 경영책임자의 범위나 의무에 대한 규정이 모호하고, 책임 범위를 시공사에 이어 발주사까지 확대 적용할 수도 있는 만큼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 역시 "법 시행 이후 다양한 판례가 쌓이면 이를 통해 법령 등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노동계로선 법 적용 범위를 문제 삼고 있다. 영세사업장의 형편과 행정력을 감안해 예외로 둔 5인 미만 사업장까지도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적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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