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주간 아파트 가격상승률은 0.11%로 전주(0.13%)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세종은 0.21% 내리며 0.31% 떨어진 2019년 6월24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고, 대구는 80주 만에 하락 전환한 지난주에 이어 0.02% 떨어졌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주간 아파트 가격상승률은 0.11%로 전주(0.13%)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세종은 0.21% 내리며 0.31% 떨어진 2019년 6월24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고, 대구는 80주 만에 하락 전환한 지난주에 이어 0.02% 떨어졌다. ©뉴시스

"치솟은 전셋값을 감당할 여력이 안 돼요."

직장인 박모(46)씨는 두 달 넘게 수도권 지역을 돌며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 현재 거주 중인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아파트 전세 보증금이 치솟으면서 2년 만에 탈(脫)서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아이들 학교와 교육 문제 등으로 전세 계약 만료 시점을 3개월 앞두고 집주인에게 전세 계약을 2년 연장하겠다고 했으나, 집주인이 들어와 산다며 거절했다"며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불과 2년 만에 대출을 받아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으면서 더는 서울에서 생활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인근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전세난민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고, 교통이 편리한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수도권 지역의 집값과 전셋값을 동시에 밀어 올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택 수요 증가로 수도권의 집값과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또 다른 외곽지역으로 밀려나는 '도미노 이주'가 현실화하고 있다.

탈서울 현상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는 국가통계포털(KOSIS)의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서울시민 341만4397명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평균 56만9066명이 서울을 떠난 셈이다.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했던 지난해에는 57만4864명이 서울을 떠났고, 올해에도 9월까지 43만4209명이 탈서울 행렬에 가세했다.

특히 서울을 떠난 사람 중에서는 2030세대 세대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서울시민의 46%가 20대와 30대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24.1%로 가장 많았고, 20대(22.0%)와 40대(14.1%), 50대(11.8%) 등이 뒤를 이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이 수년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월급만으로 서울에서 보금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졌다"며 "수도권의 철도·도로망이 대거 확충되고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수록 탈서울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주요 지역의 인구는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기 하남시는 6년 새 인구가 92.8%나 늘었고, 화성시(55.5%), 김포시(45%), 시흥시(33.8%), 광주시(32.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된 지역들이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여전히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1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0.18% 올라 전주(0.21%) 대비 0.03% 하락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0주째 하락세다. 9월 둘째 주(13일 기준) 상승률 0.40%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후 0.36%→0.34%→0.34%→0.32%→0.30%→0.28%→0.26%→0.23%→0.21%→0.18% 등으로 하락했다.

전셋값 역시 지난주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으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은 0.15% 상승률을 기록해 지난주(0.16%)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지난 1년 동안의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평균 매맷값 상승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로운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18일까지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이 968만원에서 1154만원으로, 19.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3.3㎡당 1667만원에서 1953만원으로, 17.16% 오르며 전셋값 상승률이 매맷값 상승률을 상회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 상승률보다 높게 오른 곳은 세종시, 경기도, 대전시 3곳이다.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세종시는 664만원에서 859만원으로 29.37%(이하 3.3㎡당 기준) 뛰었다. 경기도와 대전시는 각각 25.19%(925만원→1158만), 22.66%(715만원→877만원) 상승했다. 이 중 경기도 경우 서울의 치솟은 집값과 전셋값에 밀려난 수요자들로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지역 중심으로 오름세가 뚜렷했다.

주택시장에서는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장기화할 경우, 수도권 비규제지역 내 중저가 아파트를 매매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의 전셋값 급등으로 상당수 전세 수요가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수도권 내 아파트 매매 수요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주택시장 불안 요인도 여전하다. 내년 7월 임대차법 시행 2년 차가 되면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끝난 신규 전세 계약은 임대료 인상 5% 상한을 적용 받지 않기 전셋값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전세 난민'이 늘어나고, 도미노 이주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내년에는 서울과 경기 지역은 올해보다도 입주 예상물량이 줄어든다. 서울은 2만520가구에 그쳐 올해(3만1835가구)보다 1만 가구 넘게 입주 물량이 줄어든다. 경기는 올해 11만3607가구에서 내년 10만7042가구로 감소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지역의 주택시장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대란으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 가운데 일부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수도권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를 매매하거나 전셋집을 찾고 있다"며 "서울에서 시작된 주거 불안이 수도권을 거쳐 외곽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만성적인 수급불균형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서울에서 시작된 주거 불안이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것"이라며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집주인에게 세제 혜택을 주고, 기존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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