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김경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김경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16일 다시 맞붙었다. 서울시의회는 '부적격' 의견에도 오 시장이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임명을 강행한 것 등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고, 오 시장은 "답변시간을 구걸하지 않겠다"며 시의회에 날을 세웠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시의회의 부적격 의결이 있었음에도 서울시가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을 SH 신임 사장에 임명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반값 아파트 등 김헌동 사장이 주장한 각종 정책은 그 어디에도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다. 서울은 결코 정책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시의회는 지난 10일 김 신임 사장에 대해 '부적격' 의견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으나 서울시는 전날 임명을 강행했다. 시의회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오 시장의 김 신임 사장 임명 강행을 두고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의 준말)' 인사"라고 강력 규탄했다.

김 의장은 최근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추진된 태양광 보급, 사회주택, 청년활력공간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여 모두 68건의 지적사항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도 "통상 감사는 6개월 이상 길면 1년 넘게도 기간이 소요되는데 3개월만에 졸속으로 뚝딱, 3건이나 발표했다"며 "감사위원장 인사가 이뤄진 순간부터 이미 '답정너'처럼 해치운 이번 감사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가득하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의 대표 공약 사업인 '서울런'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김경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서울런 사업의 과도한 광고비, 저조한 진도율, 부족한 교재비 지원 등을 문제 삼았다.

김 시의원은 "고3 학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1타 강사는 교재비가 비싸다고 한다, 그런데 교육격차를 해결하겟다고 하며서 교재비로 2만원을 지원하느냐"며 "고3 학생 진도율은 30%다, 멘토도 있는데 수업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사업 초기인 점을 감안해 달라"며 "수강생들이 수업을 듣다가 안 듣는 경우도 있고 출석을 안하는 경우도 있다, 멘토들도 힘겨운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9월 임시회 시정질문 당시 오 시장이 중도 퇴장한 것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지난 9월3일 열린 시의회 임시회에서 개인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올린 사회주택 영상을 문제 삼은 이경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에 "답변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반발하며 시정질문 도중 퇴장했다.

문장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임시회 퇴장 사건에 대해 규칙을 어긴 행동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맞다, 아니다라고 답변 안했다, 사과 안하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일방적으로 사실관계와 다른 질문성 주장을 해놓고 답변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불공평하지 않겠냐"며 "앞으로는 굳이 답변시간을 충분히 달라고 구걸하지 않겠다"고 맞받아쳤다.

문 시의원이 "표현이 과하다, 의회는 시민들의 대표"라며 "대의기관인 시민 대표에 구걸이라니"라고 발끈하자, 오 시장은 "거의 그날 그런 심정이었다"며 "일방적으로 질문해놓고 당신 말을 듣지 않겠다고 하면 모욕적인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존중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발언 기회만 충분히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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