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을 닮은 또 다른 야벳 후손, 러시아 땅 주인이 된 메섹(Meshech)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 ©pixabay.com

“노아의 아들 셈과 함과 야벳의 후예는 이러하니라. 홍수 후에 그들이 아들들을 낳았으니 야벳의 아들은 고멜과 마곡과 마대와 야완과 두발과 메섹과 디라스요”(창 10: 1-2절)

메섹의 정착지

야벳 후손 메섹(Meshech)의 이름은 “늘이다”, “키가 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역대상 1장 17절에는 셈의 아들로 묘사 되나 셈의 아들 가운데 메섹은 없었으므로(창 10장) 이는 아마 아람의 아들 마스(Mash)의 오기(誤記)일 가능성이 있다(창 10:23). 그렇지 않다면 우리들이 모르는 어떤 곡절이 있을 거라고 본다.

고대 악카드 문헌에 보면 일찌감치 무쉬키(Mushiki)라는 이름이 나타나고 앗수르 문헌에는 무스키(Mushki)라고 불려지는 북방 족이 등장한다. 이는 메섹 일족을 말함이 분명하다. 헬라는 전통적으로 흑해 남동쪽에 자리 잡은 이 민족을 무스코이(Muschoi, Μοσχοι)라고 불렀다. 즉 야벳의 후손 메섹은 같은 형제 두발과 동행하면서 바벨탑 사건 이후 인류 생명의 고향이요 조상의 근원인 아라랏산 방향으로 되돌아와 북쪽 카프카스(Kavkaz, 영어명은 코카서스Caucasus) 산맥을 향하였고 중동에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 같은 무력의 지배자들이 나타나면서 카프카스 산맥을 넘어 시베리아와 지금의 광활한 러시아 땅으로 들어가 오늘날 러시아 땅의 주인이 되었다. 이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 주변이 우리 민족의 시원이라는 주장이 있다.

바이칼 호수
바이칼 호수 ©pixabay.com

성경 속의 메섹

성경에서 메섹은 늘 두발과 함께 언급된다. 메섹과 두발이 러시아의 주류가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메섹과 두발은 주로 에스겔서에 함께 등장한다. 에스겔 선지자는 메섹을 두발과 야완과 더불어 두로에 노예와 놋그릇을 파는 무역상(겔 27:13)들이라고 묘사했다. 산악 지역에 살면서 일찌감치 야금(冶金) 기술에 눈을 뜬 메섹과 두발의 후손들은 많은 철공 기술자들을 길러냈고 이는 거친 군사 능력으로 나타났다. 성경은 철기를 다루던 이들이 산악과 고원 지대와 대륙을 달리면서 거친 민족이 되었음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거기 메섹과 두발과 그 모든 무리가 있고 그 여러 무덤은 사면에 있음이여 그들은 다 할례를 받지 못하고 칼에 살륙을 당한 자로다 그들이 생존 세상에서 두렵게 하였었으나 그들이 할례 받지 못한 자 중에 이미 엎드러진 용사와 함께 누운 것이 마땅치 아니하냐 이 용사들은 다 병기를 가지고 음부에 내려 자기의 칼을 베개 하였으니 그 백골이 자기 죄악을 졌음이여 생존 세상에서 용사의 두려움이 있던 자로다"(에스겔 32:26-27).

영육 간의 이 같은 야만적 모습은 애굽에 대한 신탁(神託)에서도 나타난다. 에스겔 선지자는 애굽에 내려질 심판을 전하면서 메섹과 두발 족처럼 할례 받지 않은 다른 야만인들과 더불어 음부에 살게 될 것이라 했다. 인간이 누리는 권력과 물질적 번영이란 겨우 음부로 들어가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권력자도 잘난 사람도 모두 늙고 언젠가 한줌의 흙으로 들어갈 뿐이다.

성경(겔 38:2; 겔 39:1)은 메섹을 두발과 더불어 마곡 땅의 왕, 곡에게 종속된 민족으로 표현한다. 에스겔 당시 카스피해 연안에서 흥한 스키타이(마곡족)가 두발과 메섹의 후손들보다 먼저 시베리아의 지배자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구절이다. 이렇게 성경적, 역사적, 지리적으로 메섹과 두발은 아주 가까이 지내던 민족임이 분명하다.

이들 후손들은 대홍수와 바벨탑 분산 이후 함께 흑해 남동쪽에 살았다. 이곳은 두발의 땅이었다. 이후 두발 후손들은 지금의 조지아 땅에 터전을 만들었고 그곳을 중심으로 일부는 러시아의 변방 시베리아로 향하였고, 메섹의 후손들은 북방으로 나아가 러시아 땅 전체의 주인이 되었다.

역사 속의 메섹 족

메섹땅 부리야트의 정교회
메섹땅 부리야트의 정교회(by E. S. Cho)

메섹은 주전 1100년경 앗수르 왕 디글랏 빌레셀 1세(Tiglath pileser 1, B.C. 1115-1076)의 삼릉각 비문(三稜角 碑文, Prism Inscription)에 최초 등장한다. 이 디글랏 빌레셀 1세는 성경 열왕기하(15:29; 16:7-10)에 등장하는 디글랏 빌레셀과는 다른 인물이다. 성경 열왕기서의 인물은 디글랏 빌레셀 3세(B.C. 745-727)를 말한다. 고대 기록 가운데는 앗수르 왕이 무스키의 다섯 왕들과 전투했다는 내용도 보인다. 다른 앗수르 왕들의 기록에도 메섹 족은 등장한다. 메섹 족은 사르곤 3세(B.C. 722-705)의 연보(年譜)와 도로 비문(Pavement Inscription)에도 자주 나타난다. 앗수르 왕은 전쟁을 좋아하는 무스키 족을 정벌하기 위해 주변국들과 군사 동맹을 맺는다. 그리고 결국 앗수르가 메섹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무스키 왕 미타(Mita)는 앗수르 왕에게 조공을 바치는 처지가 되었다.

이렇게 고대의 메섹 족은 중동의 변방에 살면서 중동 땅 강자로 등장한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 등에 밀려 중동 땅을 벗어나 서서히 사람이 드물던 먼 북방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흑해 주변에 살던 두발 족 일부가 시베리아로 진출한 것처럼 메섹 족은 흑해 북쪽으로 나아가 오늘날 러시아 땅의 주인이요 슬라브 족의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이다.

메섹(Meshech)이 러시아 땅의 주인이라는 것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Moscow)의 이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모스크바도 당연히 메섹에서 온 말이다. 모스크바는 러시아의 수도인 동시에 그 도시를 둘러싼 지역의 명칭이기도 하다. 그 주변 지역 이름 가운데 하나인 “메스체라 로렌드”(Meschera Lowland)를 보아도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메섹” 이름의 흔적이 여전히 여러 곳에 남아 있음을 보게 된다.

시베리아의 주인 메섹과 두발 그리고 시베리아와 유라시아로 진출한 고조선과 부여의 후예들

부리야트 민속박물관
부리야트 민속박물관 내(한반도의 샤만(?)을 너무도 닮았다, by E. S. Cho)

성경의 무대 중동 지역을 벗어나 미완의 땅 북방 지역으로 이동한 세 민족은 야벳의 아들들인 마곡과 두발과 메섹의 후예들이었다. 마곡은 대륙 초원의 지배자 스키타이가 되었고 흑해 동편에 살던 두발 족 일부는 시베리아로 진출한다. 이들 마곡(스키타이)와 두발 족은 우리 민족과 친연성을 가진 민족임을 앞서 소개하였다. 그리고 두발의 동생 메섹의 후예들은 일찌감치 흑해 북쪽으로 나아가 오늘날 러시아 땅의 주인이요 슬라브 족의 주류를 이루게 된다.

이들과 전혀 다른 방향에서 시베리아로 진출한 또 다른 집단이 있었다. 바로 우리 민족의 근원인 고조선과 부여의 후예들이다.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줄기 중 하나는 부여에서 나온 쿠리(고려, 코리, 구려, 고구려, 코리아)와 쿠다라(백제)다.

부리야트 민속박물관
부리야트 민속박물관 전경(E. S. Cho)

그런데 바이칼 호수 주변 부리야트와 우리 민족의 한 줄기인 부여는 같은 민족이라는 주장이 있다. 분명한 것은 아라랏 산을 내려온 노아 후손들은 바벨탑 분산 체험을 겪었고 이후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줄기는 북방을 통해 한반도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이들도 분명 야벳의 후손들이었다.

우리는 늘 부여의 줄기가 남으로 내려와 고구려와 백제(구다라)가 되었음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부여의 일족이 북으로도 향했을 거라는 사실은 자주 간과해 왔다. 바이칼 인근에는 여전히 쿠다라(백제?) 부족과 코리(고구려?) 부족이 살고 있다. 또한 부리야트족이 몽골계임은 분명하고 징기스칸의 뿌리가 고구려-발해 왕족의 후예임을 추적한 전원철 박사의 주장에 따른다면 부여와 몽골과 부리야트는 당연히 친연성을 가짐에 틀림없다.

부리야트 민속박물관
부리야트 민속박물관 전시물(by E. S. Cho)

고조선도 마찬가지다. 한민족을 가리키는 명칭 가운데 가장 오래된 말은 조선과 고려(고구려)가 아닌가. 고조선 이후 만주와 한반도에 거주하던 다양한 우리 민족의 갈래 가운데서도 부여로 대표되는 우리 민족의 줄기는 가장 뚜렷한 역사적 흔적을 남긴 국가임이 분명하다.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따라서 ‘고조선 문명’을 세계 최초 5대 문명의 하나로 비정하고 고조선이 해체된 주전 108년 이후 고조선 문명의 후예들이 남으로만 밀려들어온 것이 아니라 고조선 서변 국경을 지키다 훈족(Huns, 중국 호칭 흉노족)이 된 기마민족과 또 다른 기마 민족인 부여(고구려)의 후예들과 더불어 역사 속 ‘아틸라 제국’, ‘아발 제국’과 마자르(헝가리), 불가르, 투르크 그리고 스페인의 ‘바스크족’ 등이 되었다는 신용하 박사(서울대 명예교수)의 과감한 주장은 성경적 역사관이나 세계관과 일부 어긋나는 부분이 있기는 하나 여전히 흥미를 끈다. <계속>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전 김천대-안양대-평택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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