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목사(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김영한 목사

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가정적 차원의 예방과 치료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가정에서의 영적 케어가 있어야 한다.

공저로 쓴 책, <중독 A to Z> 챕터 2의 제목은 ‘중독의 모체: 가정’이다.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여러 가지로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부모의 역할이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부모가 잘 돌보지 않으면, 중독에 빠지기 쉽다. 건강하지 않은 부모 밑에서는 중독 자녀가 나올 확률이 50% 정도 높다. 청소년들이 타락하고 중독에 빠지는 원인 중 큰 요소가 바로 건강하지 못한 가정, 특히 영적으로 어두운 부모 밑에서 자랄 때 그렇다.

사무엘 시대 블레셋이 쳐들어왔을 때, 엘리는 영적으로 어떤 상태였는가?

사무엘상 4장 12-15절
12. 당일에 어떤 베냐민 사람이 진영에서 달려나와 자기의 옷을 찢고 자기의 머리에 티끌을 덮어쓰고 실로에 이르니라
13. 그가 이를 때는 엘리가 길 옆 자기의 의자에 앉아 기다리며 그의 마음이 하나님의 궤로 말미암아 떨릴 즈음이라 그 사람이 성읍에 들어오며 알리매 온 성읍이 부르짖는지라
14. 엘리가 그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이르되 이 떠드는 소리는 어찌 됨이냐 그 사람이 빨리 가서 엘리에게 말하니
15. 그 때에 엘리의 나이가 구십팔 세라 그의 눈이 어두워서 보지 못하더라

엘리는 ‘그의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하였다(삼상4:15).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눈이 안 보인 것뿐만 아니라 영적으로 어두웠다. 자기 아들들을 더 중히 여겼다. 그 결과 그 자녀들은 제사장으로 어떤 삶을 살았는가? 엘리의 아들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하나님의 제물과 예물을 짓밟는 불경건한 삶을 살았다.

사무엘상 2장 29-30절
29. 너희는 어찌하여 내가 내 처소에서 명령한 내 제물과 예물을 밟으며 네 아들들을 나보다 더 중히 여겨 내 백성 이스라엘이 드리는 가장 좋은 것으로 너희들을 살지게 하느냐
30.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전에 네 집과 네 조상의 집이 내 앞에 영원히 행하리라 하였으나 이제 나 여호와가 말하노니 결단코 그렇게 하지 아니하리라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

제대로 자녀 양육과 케어를 하지 않아서, 결국 엘리의 두 아들은 죽게 되었다.

“네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한 날에 죽으리니 그 둘이 당할 그 일이 네게 표징이 되리라”(사무엘상 2장 34절).

영적으로 양육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게리 토마스는 책 <부모학교>에서 자녀 양육을 통해 우리가 아빠 하나님에 대해 배우고, 자녀 양육을 통해 부모 자신이 깎이고 성숙의 과정에 들어선다고 한다. 자녀가 연약해서 겪게 되는 아픔과 어려움을 보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를 더 간구하게 되고, 그 자녀도 주님이 주인 되셔야 함을 알게 된다고 한다. 때로 중독에 빠진 자녀를 양육할 때, 부모는 고통의 터널을 지나가게 된다. 하지만 자녀를 통해 인내, 견딤, 오래 참음을 배우게 된다. 게리 토마스는 자녀 양육은 신성한 소명이라고 하면서 그의 책 <부모학교> 마지막 챕터를 마무리한다. 오늘 아침 아내에게 비전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 비전을 여전히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음이와 주예를 잘 양육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덧붙여 대답했다. 맞는 말이다. 자녀를 잘 양육하는 것은 부모에게 주신 축복이다.

둘째, 효과적인 대화 필요가 필요하다.

가족 간에 효과적인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계가 단절되고, 메마른 가족 안에서 자녀들은 중독에 빠지게 된다.

온라인교육 기업 ‘휴넷’이 2020년 아버지 회원 64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였다. 그 결과, 하루 중 응답자들이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은 평균 29분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녀를 둔 남성들은 아이들과 하루 평균 29분 대화하며, 스스로 '67점짜리 아빠'로 평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녀와의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은 10분에서 30분 미만이라는 응답 비율이 36.8%로 가장 높았다. '30분∼1시간 미만'(26.7%), '10분 미만'(21.2%), '1시간 이상'(13%), '거의 없다'(2.3%)가 그 뒤를 이었다. 오늘날 자식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부모와의 ‘대화’이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통해 얻게 되는 유익은 무엇일까?

첫째, 여러 가지 갈등 상황들이 감소한다..
둘째, 부모 자녀 간 감정을 오해 없이 전달하게 된다.
셋째, 대인 관계의 친밀감을 더 돈독하게 해 준다.
넷째, 자녀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더 많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표현하게 된다.

러셀 무어는 책 <폭풍 속의 가정>에서 가정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가족끼리 주고받은 깊은 상처에 붙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혹 상처가 있다 하더라도 가족 간 친밀한 대화를 통해 서로 아픔을 감싸주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럴 때 건강한 다음 세대가 길러진다.

셋째, 가족과의 친밀감을 높여야 한다.

가정이 건강하면, 중독의 확산이 멈춘다. 그런데 가정이 희망차고, 건강해지려면 부모와 자녀가 같이 노력해야 한다. 가정에서 이런 노력을 하면 좋다.

a. 가족과 여행하기
b. 서로 하루 일과 나누기
c. 같이 취미 생활하기
d. 함께 교육에 참여하기
e. 말씀 같이 읽고, 묵상하기
f. 함께 큐티 혹 예배하기
g. 함께 맛있는 것 먹기
h. 다차원적 가족 상담받기

일상적인 삶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중독은 일상적인 삶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그에 따른 보상으로 일어나게 된다. 몸이 건강하면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바로 낫듯, 건강한 가정을 세워가면, 자녀가 쉽게 중독에 빠지지 않는다.

가족 간에 서로 친밀감이 있도록 위(h)에서 언급한 ‘다차원적 가족 상담받기’를 해 보면 좋다. 책 <청소년 비행 및 약물 중독 상담>은 여러 최신 상담 이론을 제시하는데, 그중 다차원적 가족 상담과 영성 상담을 소개한다. 다차원적 가족 상담은 중독 청소년 개인과 가족을 함께 만나 관계성을 증가시키며 실제적인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렇게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서 그리고 영적인 상담을 통해서 중독자를 더 효과적으로 회복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김영한 목사(품는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한국중독예방선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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