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복귀 결정에 인사권자로서 사과한 것에는 1년 이상 끌어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이의 갈등 국면을 신속히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불확실성이 모두 제거된 만큼 인사권을 통해 극에 달한 혼란스러운 정국을 빠르게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가 추 장관의 사의 표명 사실을 먼저 공개하면서 선택지는 더욱 좁아진 측면이 없지 않다. 사표 수리 여부를 숙고하겠다던 문 대통령의 판단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최종 후보 선정과 맞물려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추 장관의 거취도 매듭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7일 "법원의 판단을 뒤집기보다는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 국면을 빠르게 정리하고 수습하겠다는 뜻이 문 대통령의 사과 속에 담겨 있다"라며 "이제부터는 대통령이 능동적으로 하나하나 풀어갈 시간"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주어진 인사권 행사를 통해 국정을 빠르게 수습해 갈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국정 동력을 회복해나갈지 구체적 방법론에 있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先 법무장관, 後 공수처장 분리 지명…원포인트 개각 가능성

우선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초대 공수처장을 동시에 발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공수처 출범을 계기로 한 국면 전환 시도라 할 수 있다. 검찰개혁 과제라는 명분을 살리면서 시간상 가장 빨리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원칙을 중요시하는 문 대통령의 성정상 추 장관을 우선적으로 교체하는 원포인트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추 장관에 대한 사표를 수리하는 방식이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직무 복귀 법원 결정 이튿날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인 것도 사실상 추 장관에 대한 교체 불가피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윤 총장의 잔여 임기에 문 대통령이 관여할 수 없게 된 만큼 갈등 국면의 책임이 있는 추 장관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의 '불편한 동거' 상황을 가장 명확하게 정리하는 현실적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원이 사실상 윤 총장의 법정 임기를 보장하는 방식의 결론을 내린 만큼 징계를 주도했던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지휘하는 위치를 계속 지키기 어렵게 됐다는 게 법조계 평가다. 추 장관이 법원의 결론에 침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검찰개혁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비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낙마한 안경환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 박상기 전 장관, 조국 전 장관, 추 장관 모두 비검찰 출신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 참여정부에서 비검찰 출신 장관(강금실·천정배)과 검찰 출신 장관(김승규·김성호)을 번갈아 기용했던 탓에 개혁의 연속성을 가져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2011년 저서 '문재인, 김인회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토로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오랜 시간 검찰개혁 철학을 공유해 온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새 법무부 장관 후보군 중 하나로 꼽힌다. 김 교수는 2011년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를 공동집필했고,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꾸준히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구고검장과 법무부연수원장을 지낸 검찰 출신의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 총장의 법무부 징계 추진 과정에 역할을 했던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승진 임명 가능성을 거론한다. 다만, 비검찰출신 기조와 이 차관의 과거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비춰봤을 때 거리감이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秋, 연초 2차 개각 때 함께 교체…자연스러운 퇴진 추진案

문 대통령이 가급적 문책성 인사를 피해온 그동안의 인사 스타일을 살펴봤을 때 추 장관 역시 연초로 예상되는 2차 개각 때 복수 부처 장관들과 한꺼번에 교체될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 경질성 인사라는 모양새를 최대한 자제하는 것으로 추 장관에게 자연스러운 퇴진이라는 배려를 하는 방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법무부 징계위 의결 결과를 보고받던 자리에서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연초로 예상되는 2차 개각에서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등 '장수 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여의도를 중심으로 추 장관에 대한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에 군불을 때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청와대가 선제적으로 추 장관의 사의 표명 사실을 공개한 것도 추 장관의 퇴로를 열어 준 게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여권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까지 모두 마무리되면서 이제부터는 문 대통령의 시간이 된 셈"이라며 "국정 정상화를 최대한 빠르게 이루기 위한 해결책들을 하나씩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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