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교수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총회교육원 영상캡처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와문화)가 22일 TGC 코리아 복음연합 홈페이지에 ‘성탄절에는 성육신을 묵상하자’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성탄절은 지구촌에서 가장 큰 축제일이다. 축제에는 이유가 있어야 하고, 성탄축제의 이유는 물론 구주의 오심, 즉 아기 예수의 탄생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마치 우리 모두의 생일들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축제인 것처럼 설레고 즐거워한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의 확산세로 거리마다, 집집마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축제는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다. 이번 기회에 한번 되돌아보자. 우리는 왜 성탄을 경축하는가”라며 “사실 예수께서 오신 날이 12월 25일인 것은 365분의 1외에는 성경적 근거가 없다. 청교도들은 일부러 성경적 근거가 없는 성탄절을 택해서 메이플라워호의 하적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 공동체가 특정한 날을 정해서 구주의 오심을 기억하는 것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의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문제는 이날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되살려야 하느냐는 것”이라며 “사실 성경이 실제로 그리는 예수께서 나신 상황은 훨씬 억압적인 상황에서 처절해 보이지만, 예수께서 성탄의 중심이 되시기 때문에 전체 구도는 옳다. 성탄에 덧붙여진 부가 캐릭터들(산타클로스, 루돌프 사슴, 스크루지 영감 등)도 초점 일탈의 위험은 있지만, 축제의 기쁨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울면 안돼’와 같은 인기 있는 캐롤이 성탄의 본질적 의미를 왜곡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제공의 주체인 것도 그렇지만,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를 골라서 선물을 줄 것이라는 가사는 분명히 하나님의 전적 은혜의 선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누가 그렇게까지 동요 캐롤을 심각하게 보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요에서 무의식적으로 스며드는 복음의 왜곡은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탄절에 우리의 신성하고 소중한 한 아기의 탄생일을 낭만화시키는 것 이상의 본질적 묵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은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내려오신 성육신에 관한 묵상”이라며 “신학적으로 성탄절은 성육신을 기념하는 날이다. 우리는 이 날에 왜 지극히 높으신 곳에 계신 하나님께서 이 비천하고 죄 많은 인간의 자리로 내려오셨는가를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성육신의 의미에 관한 가장 고전적인 설명은 주후 4세기 당시 아리우스 이단에 맞서서 평생 목숨을 걸고 정통 기독론을 수호했던 교부 아타나시우스(Athanasius)의 문헌들에서 볼 수 있다. 아타나시우스는 성육신이야말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딜레마를 해결한 신비한 사건이라고 한다”며 “본래 육신을 입으실 필요가 없는 말씀이신 하나님이 자신을 스스로 낮추사 육신을 입으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이는 오직 하나님의 선하심과 은혜로 말미암은 놀라운 구원의 사건이다. 아타나시우스의 논증에서 전달되는 성육신의 분위기는 인간의 곤경에 대한 하나님의 안타까우심과 긍휼, 그리고 자기를 내어주신 전적인 은혜와 사랑으로 충만하다. 성탄절은 바로 이 성육신의 은혜를 기념하는 날”이라고 덧붙였다.

또 “성탄절에 성육신을 상기하자고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종종 성육신은 우리에게 사역의 원리로 제시되곤 한다. 우리의 성육신이 강조된다. 그래서 선교나 목회 앞에 ‘성육신적~’ 이라는 수식어가 유행으로 달라붙는 말이다. 필요하고 맞는 말”이라며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성육신은 그에 앞서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아타나시우스가 말한 것처럼, 성육신은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를 계시하는 사건이다. 성육신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게 되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초대되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대속을 이루셨을 뿐 아니라, 우리를 대신해서 사역을 하신다. 우리 스스로도 우리의 사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라고 얼마나 자주 입버릇처럼 말하는가! 이 모든 은혜의 선물이 성육신을 기점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언제부터인가, 성육신이 우리도 인간의 숭고한 의지로 모방할 수 있는 예수님의 ‘자기희생적 모본’으로 전락되었다. 성육신을 많이 언급하지만, 정작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친히 죽으신 전적인 은혜와 구원의 사건으로서 보다는 사역자의 바람직한 태도와 원리로 회자되고 있다”며 “물론 사역자에게 성육신적 태도와 헌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순서를 분명히 하자. 성육신은 인간에게 요구되는 권장할만한 행동이 아니다. 성육신은 하나님의 가장 신비롭고 은혜로운 선물이다. 사역자의 성육신은 오직 이미 우리를 대신하시는 그리스도의 사역,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그리스도와의 연합, 그리고 이 모든 구원의 신비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을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성탄을 앞두고 우리가 필히 되새겨야 하는 성육신의 요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이 정말로 인간이 되셨다는 것”이라며 “성탄은 지고지순한 아기의 탄생에 낭만적으로 젖는 시간이 아니라,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낮아지신 하나님의 유일무이한 역사적 자기 계시를 기억하는 시간이다. 이 성육신이야 말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긍휼어린 은혜와 열심에 감격하게 하며, 성탄의 기쁨과 감사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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