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지인 콜센터 인근 서울 구로역에서 지난 13일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1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구로 콜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증 환자가 부천의 교회에서도 발생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평가하고 추가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지인 콜센터 인근 서울 구로역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기까지 3주간 확진자 규모는 4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정부는 만들어놓은 지침조차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다. 결국 전국 확진자 수가 하루 1000명을 초과한 지금 정부에겐 사회활동을 전면 제한하는 3단계 격상 카드만 남게 됐다.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일상과 방역을 모두 고려해 거리두기를 적용해 온 정부 대응으로 거리두기라는 무기가 무용지물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30명으로 1월20일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 이후 처음으로 하루 1000명대로 증가했다. 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 발생 확진자 수도 1002명으로, 12일 928명에 이어 연일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월7일부터 13일까지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719.6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최종 단계인 3단계 기준 800~1000명 이상 기준에 가까워졌다.

특히 이번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수도권 환자 수가 최근 1주 사이 422명→384명→516명→488명→669명→786명 등으로 무섭게 증가하면서 수도권에서만 전국 2.5단계 기준인 400~500명 상한을 초과(1주 평균 539.6명)했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선제 격상 등 신속한 방역 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문가는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13일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도 지시하셨듯이 3단계에 대해서는 실무적으로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제 3단계 적용과 관련해선 "3단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3단계를 선제적으로 전격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기보다는 국민들께서 충분히 공감해주시고 3단계 기간에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사회 활동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조치들을 그 이전에 준비하고 응집력 있게 모든 사회가 일체 단결해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인 동의 부분을 함께 받아 가면서 거리두기 (3단계)를 차근차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단계 격상을 목전에 두고서도 정부가 여전히 1~2.5단계에서나 하던 발언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1.5~2.5단계 때 선제 대응이나 기준을 초과하는 즉시 방역 조치를 강화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금 체계로 개편된 11월7일 이후 수도권은 그달 17일부터 1.5단계 기준에 부합했지만 수도권에 1.5단계가 적용된 건 그로부터 이틀 뒤인 19일 0시부터였다. 수도권의 2단계는 200명 도달 바로 다음날인 24일 0시를 기해 적용됐다.

이어 11월28일 0시를 기해 전국 하루 평균 환자 수가 400명을 초과(400.1명)하면서 전국은 수치상으로 2.5단계에 진입했을 때도 정부는 병상에 여력이 있고 거리두기 상향이 5일 간격으로 2번 이뤄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수도권 중심 2.5단계가 아닌 '2단계+α'(사우나·한증막·격렬한 GX류 시설·관악기 및 노래 교습 등 중단)를 나흘 뒤인 12월1일부터 적용했다.

결국 정부는 전국 환자 수가 2.5단계 기준(400~500명 이상)을 초과한 이달 6일(1주 평균 514.4명) 수도권에 2.5단계를 적용하기로 결정하고 이틀 뒤인 8일 0시부터 적용했다.

수도권 환자 수가 처음 1.5단계 수준으로 증가한 11월17일 당시 1주간 하루 평균 111.3명이었던 수도권 국내 발생 환자 수는 2.5단계가 적용된 12월8일 기준으론 하루 평균 416.1명이 됐다. 3주간 거리 두기 상향에도 환자 수는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전국에서 854명 이상 환자가 앞으로 이틀간 더 발생하면 하루 평균 환자 수는 3단계 수준인 800명을 초과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결정이 지나치게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지면서 오히려 장기간 거리두기가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세웠다면 정부가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지켜 달라고 했는데 그 원칙도 안 지켰다"며 "수도권은 다 올려야 할 때 인천은 예외로 하고, 2단계+α를 하고 전국 400명 넘어 전국이 2.5단계인데 수도권만 적용한 결과 이 모양이 됐다"고 비판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촘촘하게 여러 단계를 가진다는 건 단계에 맞춰 상향을 유연하게 하자는 것이었다"며 "2단계에서 중간 단계를 만들었다면 빨리 적용하자는 것이었는데 바로 적용 못하고 있다. 그만큼 의료체계나 사회가 감내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게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정확도가 높은 유전자 진단검사(PCR)를 중심으로 우선 검사를 최대한 확대하되, 결국 사람들의 이동을 줄여 확산세를 반전시킬 방역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무도 안 움지이면 줄겠지만 (그것은)불가능하고, 결국 할 수 있는 건 마스크를 쓰고 움직임을 줄이고 검사를 빨리해 숨은 환자를 찾는 일"이라며 "3단계로 올리면 그냥 3단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생계가 어려워지는 사람들에게 뭔가 보상을 해주고 문을 닫으라고 해야 하는데 그 돈을 쓰는 것보다 빨리 검사하는 게 가장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교수는 "지금은 이미 발견된 환자도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확산세를 반전시키는 조치는 전체적인 환자 발생을 줄이는 거리두기 단계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검사 대응 병상 자원과 의료 대응력을 (함께)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는 "내년 1월과 2월 상황을 물어보는데, 지금 이렇게 된 건 1~2개월 전에 뭔가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거기에서 반성 포인트를 찾고 어떤 실수를 했는지 복기해서 지금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1~2개월 뒤에 잡힌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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