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해 청년들의 주거 불안이 심각한 상황으로 몰린 가운데 여당 의원이 폐기되는 버스를 리모델링해 청년들의 임시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자고 제안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황희 의원의 이른바 ‘버스 하우스’ 제안에 청년을 길거리 난민 취급하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황희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폐기되는 버스를 리모델링해 청년들의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운하에 ‘보트 하우스’가 즐비한 걸 본 적이 있다”며 “우리나라엔 ‘버스 하우스’를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고 한 거다.황 의원이 낸 ‘버스 하우스’ 아이디어는 리모델링 비용이 저렴해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거란 발상에서 착안한 듯하다. 정부가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버려진 버스를 리모델링해 청년들의 임시 주거로 활용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하지만 야당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 힘은 “청년을 '도로 위 난민'으로 만드는 발상”이라고 비판하면서 이재명 정부를 향해 “이것이 나라의 미래인 청년에 대한 대책이냐”라고 따졌다. 황 의원을 향해 “본인과 가족들부터 당장 '버스 하우스 1호 입주자'로 들어가라”고 꼬집었다.
황 의원의 ‘버스 하우스’ 제안은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의 속도가 더딘 데 따른 해결 방법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극히 일부 사례를 청년 주택 공급 대안으로 제시한 것부터가 정책적 무지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암스테르담의 ‘보트 하우스’는 간척과 운하라는 지리적 특수성을 감안한 대안형 주택인데 극히 일부 사례를 한국에 적용하는 자체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지적한다. 오죽하면 민주당 내에서도 “우리나라 도심에는 유휴 공간이 많지 않고, 상하수도 시설 설치 등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올까.
잇단 비판에 황 의원은 해당 SNS 글을 삭제하고, 뒤이어 올린 “아이디어 차원”이란 해명 글 마저 삭제했다. 정부 차원에서 황당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봐 서둘러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금 20~30대의 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30%를 밑돌고 있다. 민심이 돌아선 이유 중에 청년세대의 주거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장관까지 지낸 여당 중진 의원이 버스를 개조해 살아보라고 했으니 청년들에겐 저주나 비아냥으로 들렸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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