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회 왕대일 회장
한국기독교학회 왕대일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학회 유튜브 영상 캡쳐

국내 14개 기독교학회 2천여 명의 학자들로 구성된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왕대일)가 30일 ‘한국전쟁 70주년: 상처와 절망에서 희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제49차 국제·국내 정기학술대회를 유튜브와 줌을 이용한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를 위해 국내외 네 명의 강연자가 초청됐다. 먼저 국외 학자로 데이비드 필즈(David P. Fields) 교수(위스콘·메디슨대학의 동아시아 센터 부소장)가 ‘1882년 한미조약, 이승만, 그리고 한국의 분단’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1882년 조미조약과 근현대 한국의 분단에 이르기까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교수(일본평화학자, 일본 토쿄대학교)가 한국 정부 수립 75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한국전쟁과 한·일 수교를 정치 외교적인 관점에서 조명했다. 그는 한일 관계가 특히 2000년대에 들어 종전의 비대칭적 상호보완적 관계로부터 대칭적 상호경쟁적 관계로 변질함에 따라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독교의 네트워크가 한일간의 국경을 넘어 좁은 의미에서의 국익에 구애받지 말고 넓은 의미에서의 국익, 곧 지구적 공공이익을 향해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국내 학자로는 현인택 교수(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제35대 통일부장관)와 박명림 교수(연세대학교 교수)가 한반도의 현 남북 대치 상황에서 평화로 나아가는 길이 무엇인지 그 대안을 발표했다.

현 교수는 한국전쟁 후 70년을 돌아보면서, 대한민국은 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해낸 반면, 북한은 적화통일의 야욕으로 전쟁을 도발하였으나 결국 경제적 빈곤과 정치적 낙후만을 남겼다는 사실을 정확히 구분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그는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갈등과 긴장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며, 특히 북한의 겉과 속이 다른 위장 평화의 전술은 일관적이었음을 명확히 밝혔다.

끝으로 이러한 상황을 넘어설 수 있는 길은 오직 평화통일뿐이며, 평화통일을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서 △국제질서의 기본적인 변화 △북한의 변화 △대한민국의 능력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 정치체체의 안정을 위해 과거의 실패와 패배로부터 배워 상호 인정을 통한 연합과 타협의 정치와 제도를 안출하는 능력을 신장하며, 사회적 사랑, 즉 생각이 다른 이웃 집, 이웃 마을, 이념집단, 이웃 나라, 이웃 종교, 이웃 민족과 함께 가면 나도 상대도 항구적으로 평화를 성취하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후부터는 14개 학회별 발표가 진행됐다. 주요 발표를 살펴보면, 한국교회사학회 최태육 박사는 한국교회 역사 가운데 좌·우 이념을 넘어 순교 신학의 본을 보였던 손양원 목사의 ‘사랑과 용서라는 신앙고백’과 서기훈, 권오창 목사의 ‘생명 사랑’의 삶을 소개하며 한국 기독교가 나가야 하는 길을 제시했다.

한국선교신학회 황홀렬 박사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한국교회가 상처와 갈등을 넘어 “전쟁의 기억 치유를 통한 민족의 화해”와 “평화신학과 선교 신학 수립을 향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것을 제안했다.

또 기독교윤리학회 이동춘 박사는 “한국전쟁 이후 갈등과 반목의 지난(持難)한 세월을 보낸 만큼 절망이 쌓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절망이 끝이 아닌 것은 우리에게는 그리스도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희망을 붙잡자”고 했다.

한편, 이날 학회 마지막 순서에서 14개 회원학회는 ‘한반도 평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아래는 선언문 전문.

한국전쟁 70주년, 한반도 평화 공동선언문

한국기독교학회는 올해 한국전쟁 발발 70년을 맞이하여, 제49차 정기학술대회 “한국전쟁 70주년: 상처와 절망에서 희망을 말하다”를 통하여 화해와 평화의 신학을 선포합니다. 한국의 신학자들은 한반도의 남북 간 대립을 종식하고, 통일로 향하는 미래를 하나님께 위탁하며, 교회와 사회, 그리고 역사에서 신학자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우리 땅, 한반도에 속히 오도록 아래와 같이 ‘한반도 평화 공동선언문’을 발표합니다.

하나,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가 한반도 이 땅에서 사랑과 정의로 이루어짐을 믿습니다.

둘, 우리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그리고 전 세계에서 모든 폭력과 살상 그리고 파괴가 중지되어야 할 것을 촉구합니다.

셋, 우리는 제2의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말아야 함을 천명하며 이를 위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지속할 것을 촉구합니다.

넷,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합니다. 핵무기는 인류의 생존과 자연생태의 지속적인 보전을 위해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되며, 재래식 무기들도 군비축소와 함께 폐기되어야 할 무기임을 선언합니다.

다섯, 우리는 남북 양측의 실제적인 평화증진을 촉구합니다. 이를 위하여 소모적인 이념논쟁을 종식하고 인적, 경제적, 인도주의적, 문화적, 종교적, 학술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여섯, 우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제도화를 촉구합니다. 천만 이산가족들이 초고령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서로 상시로 만나고 서신 교환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촉구합니다.

일곱, 이에 우리 한국기독교학회 모든 신학자들은 화해와 평화의 신학, 그리고 통일 신학의 길잡이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2020년 10월 30일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왕대일 이하 14개 회원학회원 일동

한국구약학회 / 한국신약학회 / 한국교회사학회 / 한국조직신학회 / 한국기독교윤리학회 / 한국기독교교육학회 / 한국실천신학회 / 한국여성신학회 / 한국선교신학회 / 한국교회음악학회 / 한국목회상담학회 / 한국문화신학회 / 한국기독교사회복지실천학회 / 한국기독교교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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