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 중 간혹 수유기가 아닌데도 유두에서 유즙이나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은 유루증과 유두분비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수유기 여성이 아니라면 유즙의 분비는 드문 일입니다. 유즙이란 모유, 즉 정상적으로 유관소엽상피에서 생성되는 영양성분이 풍부한 액체를 말합니다. 이러한 유즙이 비수유기에 비정상적으로 분비되는 경우를 유루증이라고 합니다. 출산과 모유수유 중지 후 6개월 이후에도 유즙분비가 지속되거나, 남성에서 유즙분비가 생기는 경우라면 비정상적인 유루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정상적 유즙분비와 유두분비물은 구별되는 증상인데, 대게 유즙분비를 촉진하는 프로락틴의 분비증가로 유즙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되면 ‘유루증’이라고 하고, 유관 내 유두종이나 유방암 같은 유방질환이 생겨 피가 섞인 분비물이나 투명한 분비물이 흘러나오는 경우를 ‘유두분비물’이라고 합니다.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은 인간의 뇌의 ‘뇌하수체’라는 부위에서 분비됩니다. 여성에서 프로락틴은 임신기간 중 평소의 열 배까지 증가하고, 출산 후 2주에 거쳐 급격히 감소하게 됩니다. 이때 아기가 수유를 위해 엄마젖을 빨면 그 자극이 뇌하수체에 전달되어 프로락틴 분비를 계속 유지시키며, 이것이 유즙분비를 지속되게 합니다. 모유수유 중 생리를 하지 않는 것도 프로락틴의 생식기능 저하에 기인합니다.

비정상적 유즙분비는, 고프로락틴혈증을 유발하는 약물의 영향이나, 특정한 질환에 의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유루증을 유발하는 약물에는 일부 정신질환 치료제, 위장관 운동을 조절하는 약제, 일부 고혈압약제, 기타 마약류, 호르몬관련 약물 등이 있습니다. 또, 프로락틴을 과다분비하는 뇌하수체 종양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부신기능저하증, 만성신부전, 간경화 같은 질환에 의해서도 유루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유루증에 대한 치료는 약물에 의한 유즙분비의 경우, 원인 약물을 중단하면 대부분 2주 안에 유즙분비가 멎게 됩니다. 특정 질환이 원인인 경우, 프로락틴의 생성을 억제시키는 약물치료로 유즙분비를 일단 감소시킨 후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하게 됩니다.

유두분비물은 양쪽 유두에서 나올 수 있고, 한쪽 유두에서만 나올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유두를 짜거나 누를 때 나오지만, 간혹 속옷에 묻은 분비물을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두분비물의 색깔은 투명하거나 맑은 노란색, 피가 섞인 붉은색, 녹색, 검푸른색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두분비물의 색이나 성상만으로 유방질환의 유무를 감별하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경우, 유두분비물은 생리적 원인과 암이 아닌 양성 유방질환으로 발생하지만, 반드시 유방암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유두분비물과 함께 유방에 종괴가 만져지거나 유두분비물이 한쪽 유방에서만 나오거나, 피가 섞인 붉은색 혹은 검붉은 색의 분비물이거나 유두를 자극하지 않아도 유두분비물이 나오는 경우는 특히 유방암의 감별을 위한 유방검사가 꼭 필요합니다

최봉수 원장
최봉수 원장

최봉수 원장

최앤박내과외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과전문의
대장항문 송도병원 전임의 및 과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가천의대 길병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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