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뉴에이지는 힌두교, 불교, 도교 등에서 유래한 범신론적인 세계관으로 진화론, 환생, 윤회, 깨달음 등의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조나단 아돌프는 “뉴에이지는 일종의 유토피아주의로, 더 나은 사회, 즉 인류가 자신과 자연, 그리고 전 우주와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는 새로운 시대(New Age)를 창조하려는 열망을 가진 운동이다”라고 요약한다. 이들은 뉴에이지를 이루려면 개개인의 큰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 혹은 지구를 큰 나(브라만)로, 자기 자신을 작은 나(아트만)로 부른다. 이 아트만이 브라만과 하나가 되는 영적 각성의 순간을 지날 때 새 시대(뉴에이지)가 도래한다고 믿는다.

“나도 옳고 너도 옳다. 절대적인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이것은 상대주의를 대변하는 구호들이다. “모든 종교에는 진리가 있다.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종착점은 동일하다. 단지 그 종착점으로 가는 길을 다르게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종교다원주의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는 힌두교의 “모든 사물에 신적인 요소가 있다.”, 불교의 “모든 생명은 윤회와 해탈을 통해 부처가 될 수 있다.”라는 주장의 뉴에이지 식 표현인 것이다. 모든 것이 신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 스스로가 신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뉴에이지를 코스믹(우주적) 인본주의라고도 한다.

불교는 오랜 역사를 통해 우리나라 문화 속에 뿌리내렸고, 공교육을 통해 국가전통문화로 소개되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익숙하다. 그래서 뉴에이지 이념의 괜찮은 부분이 마치 기독교의 진리인 것처럼 오인될 수도 있다. 또한 뉴에이지는 상대주의와 종교다원주의를 통해 자신들의 포용성을 자랑한다. 유일한 구원의 길인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치는 기독교를 독선적이라 공격한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은 뉴에이지의 정체를 알고 분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범신론을 주장하는 힌두교는 3명의 주된 신이 있다. 브라마는 창조의 신, 비슈누는 유지의 신, 시바는 파멸의 신이다. 원래는 하나이지만 역할에 따라 다른 신격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신들이 있지만 이들 3신에서 필요한 역할에 따라 파생되었다. 인간의 형상을 입고 세상에 나타난 신을 아바타라고 한다. 뉴에이지에서 인간은 신에 의해 창조되었고 신의 일부라고 믿는다. 그러나 전생의 업보(카르마)에 의해 더 높거나 낮은 계급의 인간 혹은 동물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인간이 영적인 존재이며 신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나의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뉴에이지에서 인간의 문제를 실제로는 아무 것도 아닌 것(空)을 마치 무엇이 있는 것(色)처럼 느끼면서 아등바등 하는 것이 라고 믿는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요,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니 눈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 실재로는 없는 것을 마치 있는 것처럼 여기고 끝없는 욕심을 부리는데 있다고 믿기에 내가 집착하는 그것이 실재로는 없는 것(空)임을 깨닫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이다. 아트만인 내(我)가 우주(梵) 혹은 창조주인 브라만과 하나가 되면(梵我一如) 그것을 깨달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 깨달음(모크샤)을 얻으면 끝없는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해탈)이다. 해탈의 순간을 지나면 힌두교에서는 브라만이 되는 것이며 불교에서는 부처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런 깨달음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뉴에이지는 아주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힌두교의 고행, 수련, 불교의 6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런 고전적인 방법들 외에 참선, 요가, 단전호흡, 자연요법, 점술, 영매술, 심지어 환각제의 도움을 얻어서라도 브라만과 하나가 되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는다. 해탈을 경험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깨달음을 인도할 능력이 생기며, 다른 사람이 깨달음을 통해 해탈하는 것을 이끌어야 한다고 믿는다.

결국 나는 어디로 가는가? 뉴에이지는 영적인 것을 인정하며 생명은 끝없는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믿는다. 해탈하지 못한 모든 영혼은 전생의 업(카르마)에 따라 영원한 법(다르마)을 충족하는 선업과 그에 어긋나는 악업의 크기에 의해 더 나은 인생으로 혹은 더 못한 인생이나 동물로 환생한다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윤회와 해탈을 통해 브라만이 될 수 있는 신적인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살생을 금한다.

스탠퍼드 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뉴에이지는 전 인구의 5에서 10퍼센트 가량으로 최소한 12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범위를 넓혀 영혼윤회설과 점성술을 믿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60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 또 미국 성인 중 죽은 자와 소통이 가능하다고 믿는 비율이 12년 전 18%에서 35%로 증가하였다. 환생을 믿는 비율도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뉴에이지는 점성술, 요가, 명상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 자연보호, 동물보호와 모든 생명존중이라는 구호 아래 집결하고 있다. 자연치유 요법을 통해서도 확산되고 있으며, 그 이념을 담은 음악, 서적, 영화(아바타, 스타워즈, 매트릭스 등)들을 통해 은근하고 폭 넓게 스며들고 있다.

언제부턴가 기독교 내부에서도 다양한 전통종교, 불교, 이슬람교, 천주교 등 모든 종교들과 사랑으로 연합해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선과 악의 구분도 모호해 지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만 유일한 진리라는 편협한 주장을 하지 말고, 모두 사랑으로 하나가 되자고 한다. 모든 종교에는 구원에 이르는 길이 있다고 하는 종교다원주의가 교회 속에 들어와 마치 자신이 주인인양 행세하고 있다. 바로 기독교를 오염시키고 있는 뉴에이지의 정체이다.

묵상: 종교다원주의와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기독교의 구원론이 과연 편협한 것인가?

류현모(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약리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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