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내가 아주 좋아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천재적인 스토리텔러인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가 쓴 『아주 특별한 사랑』이라는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수지란 여자 아이가 있었다. 그녀가 여섯 살 때 가장 아끼는 재산 목록 1호는 진주 목걸이였다. 그 목걸이가 진짜 진주가 아니라는 사실은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았다. 수지는 어디를 가든지 그 목걸이를 했고 집에 돌아오면 예쁜 액세서리 함에 잘 넣어 두었다.

수지는 아빠도 무척 사랑했다. 아빠는 사업으로 인해 며칠씩 집을 떠나 있곤 했다. 아빠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은 언제나 떠들썩했다. 어느 날 수지는 긴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아빠와 함께 오후 내내 시간을 보냈다. 밤이 되자 딸을 침대에 누이며 아빠가 물었다.

“수지야, 아빠를 사랑하니?”
“응, 아빠. 나는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 사랑해.”
“어떤 것보다?”
“응, 어떤 것보다.”
잠시 말을 멈춘 아빠가 다시 물었다. “진주목걸이보다도? 그렇다면 너의 진주 목걸이를 아빠한테 줄 수 있니?”
그러자 갑자기 고민이 가득한 눈빛으로 수지가 대답했다.
“아빠, 그건 안 돼. 내가 그 목걸이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래, 알았어.”
아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수지에게 잘 자라며 뽀뽀를 해 주었다.
아빠가 나간 후에 수지는 곰곰이 생각했다. 다음 날 일어나서도 수지는 생각했다. 아침 내내, 그리고 그날 오후에도 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날 밤이 되자, 수지는 진주 목걸이를 가지고 아빠에게 갔다. 목걸이를 내밀며 수지가 말했다.
“아빠, 난 진주 목걸이보다 아빠를 더 사랑해. 자, 아빠가 가져요.”
“정말이니? 아빠는 무척 기쁘구나.”
아빠는 기뻐하며 자신의 여행 가방을 가져왔다. 상자를 열어 본 수지는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다. 그 안에는 진짜 진주 목걸이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2] 수지의 얘기를 읽다보니 성경 속 한 인물이 순간 떠올랐다. 창세기 22장에 나오는 아브라함 말이다. 21장의 기록내용을 보면 그가 100세에 아들 이삭을 얻었음을 알 수 있다. 백 세에 어찌 자식이 생길 수 있겠는가? 약속의 아들이기 때문에 기적적으로 하나님이 주신 아들이다. 그 아들에게 푹 빠질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 아닌가?

“아이가 자라매 젖을 떼고 이삭이 젖을 떼는 날에 아브라함이 큰 잔치를 베풀었더라”(창 21:8)

[3] 이 내용을 참조해보면 당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에게 얼마나 빠져있었던 가를 짐작할 수 있다. 33절에 보면 아브라함이 여전히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제단을 쌓았겠지만 아들 이삭에게 푹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특히 창 22:2절에서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4] 여기에 ‘이삭’이란 단어 앞에 무려 5개의 수식어가 붙어 있음이 보이는가?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 말이다. 여기 ‘네’라는 단어가 두 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어 성경으로 보면 ‘네’가 둘이 아니라 셋이다.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네’ 독자’ 이삭”이란 말이다. 하나님께서 ‘네’라는 말을 무려 세 번씩이나 언급하셨다. 무슨 의미일까? 아브라함이 지금 “아이고, 내 새끼! 아이고, 내 새끼! 아이고, 내 새끼!” 푹 빠져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5] 아브라함이 여전히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제단을 쌓고 있지만 아들 이삭에게 상당히 빠져 있어 하나님과 관계에 다소 문제가 생겨났음을 눈치 챌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이 바라보신 아브라함의 영적 상태가 빨간불이 켜지기 바로 직전 노란불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도 사랑하지만 백 세에 얻은 아들 이삭도 소중했단 말이다. 수지의 재산 목록 1호가 진주 목걸이였던 것처럼, 아브라함의 재산 목록 1호는 이삭이었다.

[6] 오늘 우리가 본문의 아브라함이라면 우리는 재산 목록 1호를 내려놓을 수 있을까? 그것이 하나 밖에 없는 자식이라면 어떻겠는가? 그것도 임신불능 상태에서 얻은 자식이라면 어떻겠는가?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다. 그런데 무려 다섯 번에 걸쳐서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한 아브라함이 지난 과거 여러 차례의 실패를 경험 삼아 드디어 하나님이 제기하신 시험에 합격했다.

[7] 아빠가 수지의 진주 목걸이를 요구했을 때 수지의 답이 뭐였나? “아빠, 그건 안 돼. 내가 그 목걸이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였다. 아무리 아빠라 할지라도 어린 나이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을 내려놓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지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뭘 생각해보았을까? 진주 목걸이와 아빠 중 어느 쪽이 더 소중한 지를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8] 다음 날 일어나서 아침 내내, 그리고 그날 오후에도 생각해보고 하다가 밤이 되자, 마침내 수지는 진주 목걸이를 가지고 아빠에게 가서 진주 목걸이를 드렸다. “아빠, 난 진주 목걸이보다 아빠를 더 사랑해. 자, 아빠가 가져요.”라고 하면서 말이다.
아브라함도 밤새 생각해보지 않았겠는가? “백 세에 주신 아들 왜 바치라고 하실까? 이 놈 바치면 나는 어떻게 되며 하나님의 약속은 또 어떻게 될까?”

[9] 뭐 이런 식으로 이 생각 저 생각 하지 않았을까? 그러다가 마침내 결단했을 것이다.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종과 그의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이 자기에게 일러 주신 곳으로 가더니”(창 22:3) 지난 과거의 실패를 거름 삼아 하나님보다 더 소중한 존재는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하나님의 명령대로 과감히 아들을 바치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10] 결과는 어찌 됐나? 수지의 경우부터 살펴보자. 모조품 진주 목걸이를 아빠에게 드렸을 때 아빠는 진품 진주 목걸이를 수지에게 주셨지 않나. 물론 모조품도 덤으로 돌려주셨을 게다. 아브라함도 마찬가지다. 자기 재산 목록 1호를 하나님께 드리고자 했을 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함은 물론, 6수만에 하나님이 출제하신 시험에 합격하는 영광을 얻게 된다. 지금 아브라함은 그와 족히 비교가 안 되는 상급을 천국에서 아낌없이 받아 누리고 있지 않을까?

[11] 아들 이삭을 털끝 하나 손대지 않고 덤으로 돌려받았음은 물론이다. 오늘 하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실 선물들은 없을까?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나님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그분을 위해 내려놓는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선물들이다. 영원한 은혜와 사랑과 자비와 평강을 비롯하여, 수없이 많은 진귀한 선물들 말이다. 그렇다. 그것들은 모조품이 아니라 진품이다.

[12]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가치 있고 소중한 보물들이다.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이 주실 진품의 가치를 헤아리지 못한 채 모조품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진리가 하나 있다.

“우리가 모조품을 내놓기 전까지 하나님은 우리에게 진품을 주시지 않는다.” 그렇다. 오늘 나의 재산 목록 1호는 무엇인가?

[13]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실 선물보다 더 소중한 것인가? 아직도 아까와서 내려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모조품이 있는가? 그게 뭔가? 내 시간, 내 건강, 내 생명, 내 가족, 내 재산, 내 자녀, 내 모든 것 아닌가? 모조품에 몰두하다 진품을 잃지 말고 영원히 썩지 않을 진품만을 준비해두신 하나님을 언제가 기쁘시게 하는 우리 모두가 되자.

신성욱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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