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사무총장
NPK 김미영 사무총장. ©기독일보 DB

인류 역사에서 인간이 ‘나’를 자각하고 ‘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나는 누구인가’를 적극적으로 인식한 역사는 비교적 짧습니다. 지난 몇 세기, 우리가 근세, 근대, 그리고 현대라고 부르는 동안 인간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자아, 자기동일성, 정체성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철학적으로는 프랑스의 데카르트 전후로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고, 독일의 니체도 이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철학자입니다. 이러한 사상, 사유의 조류를 다르게 설명하면 하나님과의 숨바꼭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개인’의 발견이라고 적극적으로 말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몇 세기 동안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갈수록 더 인기 있는 사상이 된 듯합니다. 포스터모더니즘 사상이 확산되면서 동성애의 자유가 강조되고 심지어 인간의 해방적인 기획의 하나로 보는 사조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세계로부터 더 멀리가면 갈수록 세상에서는 더 인기있는 스타가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 비틀즈의 존 레논이 “우리는 예수보다 인기 있다 More popular than Jesus” 고 말했죠.

그에 비해 우리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인기 없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노말(Normal)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비전을 아주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 몇 세기 동안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가면 갈수록 더 인기 있는 철학, 사상이 되었지만 요즘 코로나 19로 인간이라는 존재가 원천적으로 연약하다는 사실을 온 세계가 새삼스럽게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번 팬데믹으로 온 인류에게 새로운 힌트를 주셨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 힌트의 핵심은 이제 하나님께 더 가까이 오는 사람이 승리하는 역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사단법인 법치와자유민주주의연대입니다. 법치(Rule of Law), 그리고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는 통치자가 사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임을 믿는 세계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체사상을 따르는 사람들은 법치는 일시적인 것일 뿐, 궁극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다스리는 인치를 권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수령이라고 불릴 수 있는 존재이겠지요. 법치는 멀어지고 인치가 온다면 결국 자유민주주의도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면 결국 권위주의, 독재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지 않을까요?

지금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갈등도 권위주의와 인간 우상화의 편과, 그것에 반대하는 편 간의 전쟁입니다. 우리는 그 전쟁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권위주의 하에서도 성군과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나면 사회가 더 나아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지도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적법하고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를 존중하고, 지리멸렬하고 불안한 상황이 있다 해도 결국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가 권위주의와 인치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는 특정 정당을 위해 일하지 않는데도 21대 총선 선거부정 의혹 관련 문제를 열심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헌법이 허용하는 선거제도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남녀노소가 귀천에 관계 없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선거권을 갖는 보통선거는 20세기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보통선거를 지킨다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우주처럼 귀하다는 생각을 지키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진정으로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날은 선거를 하는 날일 것입니다.

우리 헌법은 국회의원을 뽑는 데 있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유권자가 되면 평등하게 한 표 씩을 행사할 수 있는 보통선거, 평등선거, 직접선거, 비밀선거를 권리로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1948년 8월 15일, 모든 국민이 이런 선거를 할 수 있는 권리를 헌법을 통하여 부여받았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은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고 북한에서 국가 정통성을 추구하는 주체사상파가 인간 또는 당을 우상으로 섬기게 하는 악한 의도를 갖고 대한민국 1948년의 헌법과 건국의 의미를 지우려는 망동으로 인하여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의 고귀한 선거제도가 위험에 처해 있는 것도 바로 1948년 건국으로 우리 국민들이 부여받은 신성한 권리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도 결국 선거제도를 놓고 벌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북한처럼, 중국처럼 이 소중한 권리를 빼앗기고 살 수 있습니까? 그것은 결국 신앙의 자유를 빼앗기는 길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기독교는 종교의 차원에서 머물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기독교를 권장하는 모든 나라에는 ‘종교의 자유’ , ‘신앙의 자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독교가 있는 곳에는 ‘기독교만 믿어야 한다’는 강요가 더 이상 없습니다.

기독교가 있는 곳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습니다. 결국 기독교를 권장하는 나라에는 ‘시민적 자유’가 있습니다. 법을 지키는 한 무슬림도 살 수 있고, 불교인도, 여타의 종교인들도 다같이 살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종교의 자유를 통하여 우리가 자발적으로 하나님께 나아오도록 기다려 주시는 하나님, 인내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유엔총회는 1948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을 통해 ‘신앙의 자유’(freedom of faith)를 선포했지만, 유엔 회원국임에도 공산권과 이슬람권 국가들은 대부분 신앙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2020년에 일어나는 전 세계적인 갈등은 여전히 신앙의 자유를 두고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념 전쟁, 가치 전쟁의 양상을 띠지만 여전히 신앙의 자유를 두고 벌어지는 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북한의 인권을 위해 일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신앙의 자유가 있다면 북한의 인권을 위하여 더 일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에 진정한 의미에서 종교의 자유가 있다면 걱정할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북한 주민들의 신앙의 자유를 위해 일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신앙의 자유조차 빼앗길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인간 우상화를 강요하는 북한 통치자의 절대 권위에 대한민국 권력자들까지 순응하는 현상을 우리는 지금 지극히 위험한 국가 가치 위기 상황으로 봅니다. 우리는 북한의 우상화된 통치자들이 주민들에게 가하는 폭압에 대해 눈감을 뿐 아니라 그 폭압의 영향이 우리들의 삶에도 뻗쳐 오고 있는 현실에도 눈감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가 지난 70년 이상 누려온 신앙의 자유를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다시 순교를 통해서 신앙을 지키는 피의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나서, 결국 인간이 인간 스스로를 우상화하고, 각 개인이 자신의 자아를 우상화함으로써 우리는 축복의 근거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다시 하나님 앞에서 간구해야 할 것은, 이제는 ‘나 자신’이라는 자아에 갇혀서 하나님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지난 수세기 동안 하나님을 떠나서 방황했던 극단적 인간중심주의,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떠나 지난 4~5 세기 간 인간의 정신이 범했던 결정적 오류를 끝내자는 선언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누리는 자의 지키겠다는 결단 없이 저절로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것은 중국, 북한의 공산주의로부터 자유를 지킨다는 것입니다.

1930년대 독일 유태인 법률가 라파엘 렘킨(Raphael Lemkin, 100~1959)은 아주 이상한 종류의 대량학살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힘으로 곧 닥쳐온 1940년대 히틀러의 유태인 대량학살을 막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라파엘 렘킨이 미국으로 망명하여 전 세계에 다시는 이와 같은 인종적 이유에 의한 대량학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불어넣어 제노사이드 협약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조약은 당시 스탈린의 반대로 공산주의 체제가 저지르는 대량학살을 막는 조항을 넣지 못했습니다. 1948년 만들어진 제노사이드 협약 이후에도 인류는 수많은 대량학살을 목격했습니다.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인류의 불행을 막기 위해 만든 유엔 시스템으로도 공산주의에 의한 대규모 인권 유린을 막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유엔은 기본적으로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 지분을 나누어 갖고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해도 됩니다.

지금 2020년, 전 세계가 냉전의 진정한 종식을 향해 간다는 것은, 공산주의의 진정한 종식 및 청산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20세기 전반에 인류가 전체주의에 맞서 싸웠던 것처럼 20세기 후반 인류는 공산주의의 대량학살, 인권 유린과 싸웠고, 이 싸움이 한반도에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금 아시아 자유의 보루였던 한국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중남미에서 쿠바와 베네주엘라가 겪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공산주의 문제와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수십 년간 북한의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북한에서의 대형 인권범죄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지금 한국은 오히려 이 인권 유린과 폭압의 주체를 동정하고 지지하는 세력이 정치권력까지 획득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남과 북이 공산주의의 위협에 동시에 노출된 기이한 비극을 지금 맞고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유엔과 국제 사회가 우리를 대신하여 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맞을 새로운 시대, 새로운 노말(Normal)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공산주의의 그릇된 이상과 인권 유린과의 작별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한국은 그 공산주의를 청년 시절 확고한 사상으로 받아들였던 사람들이 권력을 갖고 자신들의 통치를 이어가기 위해서 우리가 목숨을 걸고 지켜낸 자유와 법치, 민주주의를 앗아가고 있습니다.

거듭 말하건대 그 절정이 선거제도의 위협입니다. 지금 한국의 선거관리위원회는 중국과 북한의 선거제도조차 정상적인 선거로 선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형식만 남고 실질은 순전한 독재인 그러한 제도를 선거라고 부르는 세력이 정상성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참으로 어두운 시대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서 보통선거, 평등선거, 비밀선거, 직접선거를 지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 ‘신앙의 자유’를 지키는 것과 같은 맥락에 있음을 분명히 합니다.

왜 다시 신앙의 자유인가, 그것은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있는 마지막 냉전, 마지막 공산주의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확정하는 진정한 연대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진지한 물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여러분도 이 길에 함께 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김미영(NPK 사무총장, VON 대표)

(* 이 글은 지난 5월 30일 서울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NPK ‘신앙의자유 포럼’에서 김 대표가 발표했던 발족사를 그가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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