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경기 파주 우리측 초소 인접한 북측 초소에서 북한군이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은 군사분야 합의문을 통해 비무장지대 내 GP철수와 군사적 신뢰구축을 합의했지만, 이제는 휴지조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이번 사태 원인으로 '대북 전단' 핑계를 댔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경기 파주 우리측 초소 인접한 북측 초소에서 북한군이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은 군사분야 합의문을 통해 비무장지대 내 GP철수와 군사적 신뢰구축을 합의했지만, 이제는 휴지조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이번 사태 원인으로 '대북 전단' 핑계를 댔지만, 전문가들은 "남측에 누적된 불만·불신 표출 명분일 뿐"이라 일축했다. ⓒ 뉴시스

북한이 남북관계 단절의 첫 수순으로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 폐기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남북관계를 2018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9일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낮 12시부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 군의 동·서해 통신선, 노동당~청와대 직통전화(핫라인)선을 완전히 차단, 폐기하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8일 대남부서 사업총화회의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단계별 조치를 논의하고 그 첫 순서로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완전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북측은 이번 조치를 통해 남북관계를 2018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강력한 대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이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둔 2018년 4월20일 설치한 핫라인을 폐지한다는 것은 그간 경색국면 속에서도 유지된 정상 간 신뢰관계의 훼손을 의미해 상징성이 큰 조치로 풀이된다.

판문점 정상회담 결과 체결된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같은 해 9월14일 개소한 남북연락사무소는 이날 통신선 차단 조치로 사실상 폐쇄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군 통신선 역시 2016년 2월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에 따라 끊겼다가 2018년 초 남북 해빙 무드에 따라 복원됐다. 북한의 대남 강경 기조가 변하기 전까지는 재복원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북한은 김 제1부부장 및 통일전선부 담화를 통해 남북관계 단절을 시사하는 조치들을 예고했고, 이는 닷새 만에 현실화됐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에서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이에 대한 남측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면서 개성공단 폐쇄, 연락사무소 폐지,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후 북한의 대남기구인 통전부는 5일 대변인 담화에서 김 제1부부장 담화 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연락사무소를 결단코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문제삼고 있다. 남측이 단속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측이 남북 합의를 지키지 않는 데 대해 북측도 남북 합의 불이행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서 탄생했던 남북 합의가 형해화되고 대결의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 방침과 관련, "남북간 통신선은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이므로 남북간 합의에 따라 유지돼야 한다"며 "정부는 합의 준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남북 통신연락선 차단이 '남측과의 접촉 공간을 차단하기 위한 첫 번째 행동'이라고 밝힘에 따라 남북관계 추가 악화로 이어질 다른 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통전부가 담화에서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남북 간 접경지역에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결국은 9·19 군사합의 1조를 무력화 하겠다는 것"이라며 "지상과 공중은 경계선이 명확해 자칫 잘못하면 정전협정 위반이지만, 서해 쪽은 정전협정 위반은 안 된다. 서해에서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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