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회
서울 소망교회에서 방역작업이 진행되던 모습(글 내용과 무관). ©소망교회

코비드19 대역병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한국 정부의 “교회의 집회금지 명령”과 이에 대한 교회의 거친 반응과 찬반 논쟁은 모두 헌법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헌법 제20조는 “①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하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그 어떤 종교라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 법 조항은 종교의 선택뿐 아니라 다른 한 가지 중요한 함의를 담고 있다. 모든 종교가 그 믿는 바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교는 국가의 안전과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믿는 내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국가나 그 누구도 그 믿는 내용에 대해 간섭하거나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국가는 특별한 경우에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헌법 제37조 2항;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9조 2항).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②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헌법 제37조).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9조 2항).

정리하면, 대한민국은 헌법에 기초하여 모든 국민에게 절대적인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단, 특별한 경우에 법률로 그 자유를 일시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헌법 37조 2항 마지막 부분이 중요하다. 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이 부분이 이번 사건 논쟁의 쟁점이다. 역병과 관련하여 정부의 교회 집회 금지 명령은 종교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 하는가 아닌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예배 회집은 다른 사회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사회적 행위로 간주된다. 이 지점에서 공교롭게도 교회의 영역과 사회 및 국가의 영역이 교차한다. 교회는 이것을 본질적인 내용으로, 국가는 이것을 제한할 수 있는 영역으로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교회의 관점에서 보면, 교회 활동의 핵심은 모여서 드리는 예배이다. 예배의 자유가 없으면 교회에 종교의 자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지 않은가? 기도할 자유, 찬송할 자유, 전도할 자유, 성경공부 할 자유가 다 주어져도, 예배 회집의 자유가 없다면 종교의 자유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와 헌법 해석자들이 이 부분을 교회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이것은 타 종교도 마찬가지이다.

종교 회집은 일반 사회 회집과는 그 결이 다르다. 그것이 사회적 영역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할지라도 이 부분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종교의 자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번 행정명령과 같은 법적 조치하기에 앞서 각 종교 대표들과 지도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여 공동 대응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었다. 이 점에 오해 없기 바란다. 이 이유를 근거로 현 교회 회집의 당위성을 부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 남아공화국의 교회는 정부의 집회(예배)금지 요청에 협조한다. 내가 살고 있는 남아공은 2020년 3월 15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시점에 대통령 라마포사(Cyril Ramaphosa)는 각 교파 교회 지도자들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과의 회합을 가졌다. 이 회합에서 대통령은 현 사태 발생에 대하여 사과하며, ‘100명 이상 집회 금지’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전국적으로 별 잡음 없이 시행되었다.

그로부터 8일이 지난 3월 23일 3주간 국가 전체에 대한 봉쇄(Lockdown)를 선포했다. 교회의 집회가 완전히 제한받게 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소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와 교회가 협조해 나가는 이 전체적인 과정은 아주 인상 깊었다. 사실 처음에 나는 남아공 개혁교회들이 눈에 띄는 토론 없이 수긍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 그러나 나중에 내 실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의 나라는 대역병 사태에 대하여 국가와 종교단체가 협조, 협력의 관계를 비교적 잘 유지해 온 것이다.

남아공의 예에서 한국교회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고 생각된다. 예배가 분명히 종교 자유의 본질적인 부분이지만, 국가와 교회의 관계 속에서 얼마든지 사회적 영역으로 기꺼이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배 회집 장소, 예배당이 성전이냐, 삶이 예배다, 모여야 예배냐 하는 등은 언급하지 않겠다. 성경을 보라는 말도 하지 않겠다. 다만 ‘예배’라는 단어를 곱씹어 보시라, 인원이 얼마가 되었든 예배는 ‘회집’과 분리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므로 “교회의 집회금지 명령(권고)”를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과거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더라도 교회는 언제나 국가와 민족의 비상사태에 비록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해 협조하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다. 이번 코비드19 바이러스 사태에서도 이 사실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회집금지 명령을 지나치게 교회에만 적용되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공공기관, 사업장 등의 시설에는 적용되지 않다가 지금은 조금 확장된 정도이다. 최근 한국의 나이트클럽과 구청에서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교회에만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여 구상권 청구니 뭐니 하는 강경 발언을 한다면, 다른 ‘집합’의 경우에, 특히 지자체나 정부 기관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이제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분명 지혜롭지 못한 발상이다.

대한민국 헌법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제37조 2항)라고 명시하듯이 그 대상은 ‘교회’만이 아니라 ‘국민’이다. 감염병의 예방 법률 49조 2항은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한다. 이 경우도 교회 회합은 ‘교회’가 아니라 흥행, 집회, 제례에 해당한다. “여러 사람의 집합”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을 교회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만약 이것이 국가 비상사태라면, 마땅히 모든 국민에게, 혹은 모든 집합체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교회'는 '국민'과 분리되지 않는다. 법은 공평하게 적용 시행되어야 하며, 공공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은 통치자들이, 혹은 다수이든 소수이든 국민이 그 힘을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데 사용할 여지를 남기게 된다. 헌법 1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한다.

행정명령 이후, 성실하고 예의 있게 교회를 대하는 좋은 공무원들이 많았다. 반면, 얼마나 많은 부당한 법 집행이 발생했는가? 통치자들 입에서도 공권력 동원이 오르락내리락했다. 헌법 제37조 2항 등을 통해 널리 이해되고 알려진 “과잉금지의 원칙”이 훼손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번 코비드19 사태를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체계를 갖췄다는 것이 조명되었다. 정부, 지자체, 의료계, 많은 자원봉사 손길들의 노력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미흡한 점들이 있지만, 어쨌든 사력을 다해 노력하지 않는가? 이를 폄하할 사람은 없다. 이 점에 부합하게 법치의 공적인 체계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남아공화국 정부와 교회의 대화와 협조가 대한민국에서도 이루어지는 날이 오기 바란다. 우리 하나님께서 은혜 주셔서 이 사태를 빨리 종식해 주시기를 기도하며, 모든 수고하는 자들에게 주님의 위로를 전한다.

요컨대, (1) 교회는 충분히 신앙생활의 핵심에 해당하는 ‘예배 회집’을 사회적 행위로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왜냐하면, 코비드19로 말미암아 발생한 국가 비상사태이기 때문이다. (2) 법은, 헌법의 정신과 내용, 그리고 그 해석 원리를 따라 공정하고 올바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3) 정부와 헌법 해석자들은 ‘예배 회집’을 종교 자유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인식하라.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남아공 정부의 대응 방식은 솔직히 정말 부럽다.

나는 법학자가 아니다. 교회법과 세상법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내가 잘못 이해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 교회법을 공부하다 보니 세상 법에도 점점 관심이 간다. 혹시라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 있으면 조언을 주시기 바란다.

신재형 목사(남아공 노스웨스트대학교 박사과정)

*이 글은 ‘리포르만다’(http://www.reformanda.co.kr)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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