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변증가이자 성경 교사인 마이크 윙어(Mike Winger)가 논란이 되고 있는 ‘패션 번역본(The Passion Translation·TPT)’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유버전(YouVersion) 성경 앱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윙어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아이폰 홈 화면에서 유버전 앱을 삭제하는 장면이 담긴 스크린샷과 함께 “유버전, 이제 안녕(Bye bye YouVersion)”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플랫폼이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성경 번역본만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기대한다”며 “여전히 유버전 성경 앱을 사용하고 있다면 주의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 이후 일부 팔로워들이 우려의 이유를 묻자, 윙어는 자신이 ‘사기성 번역본(fraudulent translations)’이라고 부르는 번역본을 제공하지 않는 대체 성경 앱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버전의 간단한 대체 앱으로 무엇을 추천하느냐”며 “사기성 번역본을 제공하지 않는 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 사용자가 올리브 트리 성경 앱(Olive Tree Bible App)을 추천하자, 윙어는 해당 플랫폼 역시 자신이 오랫동안 비판해 온 패션 번역본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윙어의 패션 번역본 비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그는 수년간 강의와 연구를 통해 패션 번역본을 비판해 왔으며, 원어에 근거하지 않은 추가 내용과 해석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그는 수년에 걸쳐 공개한 다수의 비평 자료와 이달 공개한 영상에서 패션 번역본과 대표 번역자인 브라이언 시몬스(Brian Simmons)가 사실상 의역(paraphrase) 성격의 작업물을 ‘번역본(translation)’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윙어는 2023년 X에 올린 글에서 “다양한 기독교 배경을 가진 주요 학자들이 만장일치로 이것은 신뢰할 수 있는 성경 번역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그들은 단순히 의역을 반대하거나 브라이언 시몬스가 주장하듯 이 작업을 박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윙어의 발언은 세계 최대 성경 앱으로 알려진 유버전에 패션 번역본 삭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6월 4일 개설된 ‘유버전에 패션 번역본 삭제를 요청하는 호소문(An Appeal to YouVersion to Remove The Passion Translation)’이라는 제목의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 청원은 공개 직후 수천 명의 서명을 모았다.
이 청원은 데이비드 피시(David Fish)가 시작했으며, 윙어의 홍보와 함께 유튜브 채널 ‘마이너 프로펫츠(Minor Prophets)’가 제작한 장문의 조사 영상이 관심을 끌면서 더욱 확산됐다.
해당 영상은 시몬스가 자신의 번역 자격, 학력 및 번역 방법론과 관련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을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몬스는 또한 예수 그리스도와의 초자연적 만남이 새로운 성경 번역 작업의 계기가 됐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여러 공개 석상에서 자신이 천국에 이끌려 갔으며, 그곳에서 예수로부터 성경 원어에 대한 특별한 이해와 성경의 추가적인 신비를 전수받았다고 설명해 왔다.
마이너 프로펫츠의 조사 영상은 시몬스가 파나마 원주민들을 위해 성경 일부를 번역했다는 주장과 아람어 전문성에 관한 주장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의 ‘메시지 성경(The Message)’과 케네스 테일러(Kenneth Taylor)의 ‘리빙 바이블(The Living Bible)’ 등 기존 의역본과 번역본을 광범위하게 차용했다는 의혹도 제시했다.
이 같은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성경 플랫폼인 바이블 게이트웨이(Bible Gateway)는 패션 번역본을 서비스 목록에서 제외했으며, 당시 시몬스는 이를 ‘캔슬 컬처(cancel culture)’의 사례라고 비판한 바 있다.
2017년 처음 출간된 패션 번역본은 일부 은사주의 및 오순절 계열 교회에서 인기를 얻었지만, 복음주의권 학자와 목회자, 변증가들로부터 성경 본문을 지나치게 자유롭게 해석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패션 번역본 공식 웹사이트는 해당 번역본이 “히브리어·헬라어·아람어 사본을 사용해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마음을 오늘 세대에 전달하고, 하나님의 말씀의 감동과 생명을 변화시키는 진리를 결합한 번역”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편 유버전은 미국 라이프처치(Life.Church)가 개발한 성경 앱으로, 전 세계 수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유버전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바비 그룬왈드(Bobby Gruenewald)는 지난해 이 앱의 누적 설치 수가 10억 건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향후 5년 안에 이용자 수가 20억 명, 3년 안에 3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CP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유버전과 라이프처치 측에 논평을 요청했으며, 답변이 도착하는 대로 기사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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