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식 교수.

미국의 수도 워싱턴 교외에 있는 평양성경연구소(Pyongyang Bible Institute, 이하 PBI, 대표 김현식)가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에 영어/조선어 대역성경과 평양성경 두 책의 각 첫 분책을 세상에 내 놓았다.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는 영어/조선어 대역성경과 평양성경은 구약인 <예수 전편>과 신약인 <예수 후편>으로 나누어 나가게 된다. 이번에 나온 첫 분책은 요한복음을 번역한 <요한이 전한 기쁜 소식>이다. 처음에는 분책으로 나가다가 나중에 모든 분책들을 한데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PBI의 사명은 북녘 사람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조선어(문화어)로 된 성경을 써내는 것이다. 또한 영어학습을 통해 나라의 통일에 기여하도록 북녘 학생과 지식인들을 돕는 데 있다.

이번에 처음 출판된 영어/조선어 대역성경과 평양성경은 PBI가 영어성경 ‘The NET Bible’(New English Translation, 2011년판)을 조선어로 번역한 것이다. PBI는 2011년 3월 이 책의 저작권 소유기관인 미국 Biblical Studies Press, LLC로부터 번역저작권을 얻었다.

PBI에서는 영어성경 The NET Bible을 조선어로 번역함에 앞서서, 그 기초닦기와 준비 작업을 착실히 진행했으며, 어학, 신학, 법학, 과학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다수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번역 심의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셔서 70년을 키우셨다!”

김현식 교수(80세)는 “성경을 직접적으로 쓰기전인 70년 동안 하나님께서 정말 세심하게 모든 것을 준비하시고 인도하셨다”라고 간증했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 가정에서 태어났다. 집사였던 어머니는 그가 유년주일학교에 다니기전까지 매일 그를 등에 업고 새벽기도를 다녔을 정도다.

그가 18살때 한국 전쟁(1950년)에 북한인민군 병사로 참전했을 때는 머리와 두 팔에 총상을 입어 사람죽이는 일을 못하게 하셨고, 전상자로서 높은 대우를 받으며 대학까지 갈 수 있게 하셨다. 평양 김형직사범대를 졸업하고 나서는 그 대학과 다른 대학에서 38년간(1954~92) 어학교수로 지내게 하셨다.

김정일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등 김일성 일가에서 20년간 가정교사를 하면서 신용을 쌓고 러시아 국립사범대 파견교수(1988~91)로 가게 되면서 바깥세상을 보고 시야를 넓히는 기회도 가졌다. 동시에 자유세력으로 끌어내오기 위해 한국 안기부를 통해 북한에서 남한으로 피난갔다가 미국으로 이민간 누나를 42년만에 만나게 하시고, 그 사실을 제보한 이중스파이 때문에 부득이하게 탈출할 수 밖에 없도록 하셨다.

남한에 와서도 서울 외국어대와 국가정보대학원(1994~99)에서 러시아어를 가르치게 하시면서 북한말과 남한말의 차이를 밝히고 <남북 통일말사전>을 출판케 하셨다. 이 사전에는 북쪽 사람들이 모르는 남쪽 말과, 남쪽 사람들이 모르는 북쪽 말을 모두 골라내어 그 뜻을 밝혀 놓았다.

1992년 10월에는 당시 시한부종말론을 외쳤던 다미선교회를 보고 예수님을 등지기도 했다. 하지만 1997년 뇌출혈로 왼쪽몸이 마비되면서 정신은 더 맑아졌고, 1998년 어릴적 유년주일학교 선생님이었던 최순직 목사를 만나면서 김 교수는 “아! 정말 하나님이 살아계시구나!”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었다. 최 목사는 전쟁시 폐결핵으로 죽어가고 있었는데 미군이 평양신학교 학생인 것을 알아보고 배에 태워 남한으로 보냈다. 남한에서 병이 나은 최 목사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신학을 공부해 박사가 됐으며, 방배동 총회신학교 학장, 천안 기독신학교 초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김 교수는 “45년간의 어머니의 기도, 40년간의 누님의 기도 그리고 독실한 크리스천 아내의 15년간 기도, 총 100년의 기도가 내 신앙을 되찾게 해준 것”이라며, “내가 15살때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면서 ‘최순직 선생처럼 평양신학을 마치고 꼭 목사가 되라’는 유언을 남긴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그리움이 사무친다”고 전했다.

김 교수가 직접적으로 성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남과 북이 함께 읽는 성경이야기>를 쓰면서부터였다. 당시 3부작으로 이 책을 펴낸 그는 10년간의 시간을 들여 성경에 나오는 인물 25명을 뽑아,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선어로 쓰고 영어로 번역했다. 이것이 성경번역의 기초가 됐다.

또한, 그는 미 뉴올리언즈침례신학대학원(2001~02)과 미국 예일대학교 신학대 초빙교수(2003~06)로 지낸 4년 동안 신학적으로도 풍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몸도 성하지 못하고 영어도 잘하지 못하는 70세 노인을 미국으로 불러 신학을 접하게 하시고 평양성경을 쓰도록 한 것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며, “전적으로 하나님이 인도하셨다”고 간증했다.

▲ 영어성경 The NET Bible을 조선어로 번역한 대역성경(좌)과 평양성경(우).

 
요한이 전한 기쁜소식 제 1장 기쁜 소식의 머리말

1 처음에 말씀이신 분이 계셨다, 그리고 그 말씀이신 분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그 말씀이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셨다.
2 그 말씀이신 분은 처음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이 그분에 의해 창조되였다, 그리고 창조된 것 어느 하나도 그분을 떠나서는 창조되지 않았다.
4 그분 안에는 생명이 있었고, 그 생명은 인류의 빛이였다.
5 그리고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빛나지만, 어둠은 그것을 당해 내지 못했다.
6 한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왔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였다.
7 요한은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통해 믿을 수 있도록 그 빛에 대해 립증하기 위한 증인으로 왔다.
8 그 자신은 그 빛이 아니였다, 그러나 그는 그 빛에 대하여 립증하기 위해 왔다.
9 모든 사람들에게 빛을 주는 그 참된 빛이 세상 속으로 오고 있었다.
10 그분은 세상 속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에 의해 창조되였으나,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다.

향후 일정

이번에 영어/조선어 대역성경과 평양성경 첫 분책을 낸 김현식 교수는 나머지 분책 외에도 추가적으로 집필해야 할 책들이 많다.

올해 안에 출간될 <평양이 변할까?>는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의 후대교육론을 파헤친 책으로 김 교수의 첫번째 자서전인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에 이어 두번째 자서전이다. 북한의 언어 혁명, 11년제 무상의무교육체제 및 외국어 조기교육정책 도입 등 북한 교육 체계의 기초를 닦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김 교수는 “북한이 강대국들의 압력과 극심한 식량난에도 저렇게 고집스럽게 3대 세습을 하고 정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다 ‘교육’에서 기인한다”며, “북한의 교육에 대해 자세히 알면 그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평양성경연구소 연락처 및 관련 정보>
•기관공식명칭: 평양성경연구소(Pyongyang Bible Institute, Inc.)
•연락이메일: pbidc2007@gmail.com
•홈페이지/후원: http://www.pbidc.org
•전화: 856-537-8772
•주소: PO Box 2043, Fairfax, VA 22031
조요한 기자 john@ch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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