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총무 이홍정 목사(왼쪽)가 서지현 검사에게 제32회 NCCK 인권상을 전달하고 있다.
NCCK 총무 이홍정 목사(왼쪽)가 서지현 검사에게 제32회 NCCK 인권상을 전달하고 있다. ©박용국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가 지난 6일 저녁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32회 NCCK 인권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상자로는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수원지검 성남지청)와 일본 내 소수자 운동을 벌여왔던 사토 노부유키 소장(재일대한기독교회 재일한국인문제연구소)이 선정되어 상을 받았다.

서지현 검사는 수상소감을 통해 먼저 "사실 NCCK에서 상을 준다고 연락이 왔을 때, 깜짝 놀랐다. 교회를 다니지 않느냐고 묻지를 않더라. 저는 어느 정도 모든 종교는 통한다고 생각하는, 어떤 기독교인의 눈으로 보면 사이비 신자일 수 있고, 제가 가해자의 간증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비난했었는데, 참 너그러우신 단체구나 했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서 검사는 "고백하자면 솔직히 하나님을 참 많이 원망했었다"고 말하고, "당신은 정의의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이 아니시냐고, 당신의 정의와 상랑은 도대체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것이냐고, 당신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짐만 주신다던데 왜 이토록 감당하지 못할 고통을 주시느냐고 했었다"고 말했다.

또 서 검사는 "당신이 그렇게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하면서도 회개한다는 자를 용서하시는 분이시라면, 저는 당신을 외면하겠노라고"도 했다고 밝히고, "당신이 하시는 모든 일에는 뜻이 있다고 믿었는데, 도대체 이런 불의와 고통에 당신의 어떤 뜻이 있는 것이냐고 울부짖었다"며 "당신이 그렇게 저를 외면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실 것이라면 제가 직접 하겠노라고, 제가 직접 정의를 부르짖겠다고 큰 소리를 쳤었다"고 했다.

그러나, 서 감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막상 그렇게 큰 소리를 치고 나온 후 돌아보니, 그 모든 순간 당신이 함께 계셨습니다. 제가 고통 받고 울부짖고 큰 소리를 쳤을 때에도 당신은 그 모든 순간마다 저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제 서야 그 모든 순간 당신이 저와 함께 하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어 서 검사는 "여전히 저를 비롯해 많은 피해자들이, 여성들이, 약자들이 고통 속에 있다"고 말하고,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고통을 받으며, 고통 속에 울부짖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하나님의 뜻은 어떤 개인 혼자서 그 모든 고통을 다 감당해내라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함께 해주고, 그 고통을 나누어지고, 그 고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몫을 이 공동체에 남겨놓으신 것이라 생각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서 검사는 "오늘 이 과분한 상은 피해자들의, 약자들의 고통을 함께 하겠다는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이자 간절한 기도인 것 같다"고 말하고, "저 역시 더 뜨겁게 기도 하겠다"며 "당신의 정의를, 당신의 사랑을 제 입을 통해 말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고 했다.

한편 NCCK 인권센터 박승렬 소장의 사회로 열린 행사에서는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각각 축사와 역대 수상자 인사말을 전했으며, 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시상했다.

또 시상식 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2018 인권주간 연합예배'가 열렸으며, NCCK 인권센터는 인권선언문을 통해 ▶인간의 존엄이 보장되는 사회 ▶사상과 양심의 자유 보장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모든 양심수가 석방되기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와 인권을 보호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노동자 권리 회복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위해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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