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침례교회에서는 KCMS·KCMA 주관으로 '중국 종교 사무조례 분석·평가와 선교계의 대응 전략'이란 주제의 위기관리포럼이 열렸다.
지난 7일 서울침례교회에서는 KCMS·KCMA 주관으로 '중국 종교 사무조례 분석·평가와 선교계의 대응 전략'이란 주제의 위기관리포럼이 열렸다. ©홍은혜 기자

[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지난 9월 7일 중국 정부가 종교 사무조례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내년 2월부터 이 개정안이 정식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중국 현지 선교사들은 고민이 많다. 이것이 선교에 득이 될 것인가, 실이 될 것인가? 피해가 된다면, 얼마나 될 것인가? 이미 2016년 말 선교활동 단속으로 많은 사역자들이 철수한 바 있었고, 최근에는 사드 보복조치 강화와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며, 이제 남북 관계와 동북아 정세 불안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누구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맞아 동북아 지역 전문가들이 4일 서울침례교회에서 최근 중국 지도부의 개편과 한반도 정세, 그리고 미중 관계 등의 역학을 살펴본 후, 종교 사무조례 개정안을 면밀히 분석하고, 한국 선교 계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며 향후 대응책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함태경 박사(북경대 법학·정치학)은 새로운 중국 '종교 사무조례' 실체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5대 종교 신앙에 대한 ‘확실한 중국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종교의 중국화는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실천과 중국의 발전 요구에 부합할 뿐 아니라 국가 통일·민족 단결·종교간 화목·사회 안정 수호에 조응하는 ‘중국화 된 종교 신앙’을 의미 한다"고 했다.

이어 함 박사는 "이 같은 대원칙에 따라 종교 분야 법집행을 ‘고무줄 식 인치’가 아닌 ‘고도화된 법치’ 수준까지 끌어올려서 합법적인 것은 보호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범죄로 간주해서 일벌백계로 다스리겠다는 의도"라 말하고, "체제 내 종교와 종교인들은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체제 밖 종교와 종교인들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의도는 개정안 1조 총칙에서 잘 드러난다고 한다. "종교공작 법치 화 수준을 제고 하겠다"란 문구가 첨가됐는데, 함 박사는 "개정안 3조에서 잘 드러나 있듯이 중국에서의 종교사무(업무)관리는 합법적인 종교 활동은 보호하고 불법적인 종교 활동을 제지하고 극단적인 종교 활동을 억제하고 외부세력의 침투를 제어하며 범죄로 규명될 경우 철저하게 타파해나가는 것"이라며 "이는 2005년 첫 종교 사무조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규정으로, 그만큼 종교 사무관리가 좀 더 엄중해졌다는 방증"이라 했다.

더불어 새로운 종교 사무조례는 ▶공민의 종교 신앙자유와 종교계의 합법적인 권익을 유지하고 국가안전과 사회 조화를 유지해 나감 ▶종교 활동장소 법인 자격과 종교재산 소유권을 명확히 하고 종교의 상업화 경향 억제를 명확히 함 ▶종교계 재무관리를 규범화하고 인터넷 종교 정보서비스를 규범화함 등의 특징이 있다며 함 박사는 "일선 행정기관의 종교인·종교단체 감시는 강화되고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종교 활동에 대해서는 벌금, 형사 처벌이 중과되는 등 종교계는 전 방위적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함 박사는 "종교담당 행정기관과 공산당 통일전선부 일부조직이 관장하던 비인가 종교단체 관련 업무를 현(县), 진(镇). 촌(村) 등 일선 행정기관에 위임해 지방정부 차원의 통제가 대폭 강화 됐다"고 지적하고, 특히 인터넷을 통한 종교 활동, 교내 종교 활동, 종교 교육훈련을 위한 해외여행 또한 엄격하게 통제될 것이라 했다.

특별히 기독교에 대해, 중국 정부는 '기독교의 중국화'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종교연구소 줘신핑(卓新平) 소장은 기독교의 중국화 3요소를 말했는데, 중국정치에 대한 인정, 중국사회에 대한 적응, 중국문화에 대한 표현 등이 바로 그것이다. 더불어 '5진5화'(五进 五化)가 회자되는데, 5진은 교회 안에서의 종교정책법규 적용(宗教政策法规进教堂), 건강의료와 과학기술지식 도입(健康医疗进教堂•科普知识进教 堂), 빈민구제 적용(扶贫帮困进教堂), 전통문화 도입(传统文化进教堂), 화해사회건설 적용(和谐创建进教堂). 5화는 교회건축의 현지화(教堂建筑特色本地化), 교회사무관리의 규범화(教会事务管理规范化), 강단사역의 본토화(讲台侍奉本土化), 교회재무의 공개화(教堂财务公开化), 신앙교의의 적응화(信仰教义适应化)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대해 한 가정교회 지도자는 "5진5화 가운데 5진은 5화를 이루기 위한 방법"이라 설명하고, "5진5화는 중국공산당과 인민 정부의 영도 아래 전국의 기독인들이 헌법과 법률, 그리고 법규와 정책을 준수하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에 적극 참여하는 걸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만일 어떤 실정법이 하나님의 가르침과 유배된다고 할지라도 국가의 법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일부 사례지만 저장(浙江)성 지방에서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개1탁'(三改一拆)이란 것이 진행됐는데, 3개1탁이란 저장성 일대의 오래된 주택과 공장지대, 촌(마을)을 개조하고 불법 건축물에 대해 철거를 진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저장성 내 예배당과 수많은 십자가들이 철거되는 토대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한다.

함 박사는 중국의 국가 종교사무국 왕줘안(王作安) 국장의 말을 인용해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왕 국장은 지난해 기독교삼자애국운동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기독교의 중국화가 삼자교회의 목표"라 강조하고,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기독교 기본신앙을 따르더라도 중국의 국가 형편 및 상황에 적응해야 하고 중국문화에 융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시 왕 국장은 "중국에 존재하는 기독교가 아니라 중국의 기독교로 변해야 한다"고 말하고, "“기독교인은 공산당 영도와 사회주의 제도를 옹호하고 개인의 작은 꿈은 국가의 큰 꿈에 녹아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왕 국장은 지난 12월 베이징 한 교회를 방문해 "해외 세력이 기독교를 이용해 중국에 침투하는 활동을 단호히 엄단할 것"이라 밝히고, "교회는 공익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하고 종교단체는 단합해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다른 한 국가 종교사무국 인사는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곳이 있기 하지만 우리에게는 하나의 교회(정부에 등록한 교회)가 있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중국의 변화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함 박사는 먼저 "중국 현실에 맞는 복음주의(개혁주의) 신학과 목회, 선교 정립"이 필요하다 역설하고, "‘중국선교’에서 ‘선교중국’으로(Mission in China → Mission with China)”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개 교회, 선교단체 중심 운동에서 교회와 선교단체 연합으로, 화교권 및 세계교회(선교단체)와의 역동적인 네트워킹 구축으로 New Misson Movement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함 박사는 "한국 등 외부 요소와 중국 내부요소의 동역이 우선 요구됨과 동시에, SNS 영역과 미디어를 적극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방송 미디어, SNS 등 다양한 선교전략 도출 및 선교후원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선교주체들이 유기적 상호반응, 공유할 수 정보의 실시간 공개, 업그레이드 등의 것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대를 초월한 만남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 초국가적 선교협력을 가능케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함 박사의 발표 외에도 김정한 목사(GMS위기관리팀장)가 "한국 선교계의 대응 전략"에 대해 발표했으며, 이기동 목사(군포 새가나안교회)가 종합 토론을 이끌기도 했다. 행사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주최하고 한국위기관리재단(KCMS)와 중선협(KCMA)가 함께 주관했는데, KCMS와 KCMA는 행사를 마무리 하면서 양측 MOU를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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