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A-CKC 총회에서 토론을 벌인 영어권 목회자들은 주로 스스로의 잘못과 부족함을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어권(EM) 목회자들이 PCA-CKC(미국장로회 한인교회협의회) 총회에 공식 참석했다. ‘1세와 2세가 함께하는 총회’를 모토로 열린 PCA-CKC 제15회 정기총회에는 버지니아, 뉴욕, 조지아,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영어권 목회자들이 참여, 23~24일(이하 현지시각) 영어권만이 갖는 공통적 고민에 머리를 맞대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가졌다.

 

이번 총회 영어권 목회자 모임을 조직한 심수영 목사(아틀란타새교회 담임, PCA-CKC 차세대 부회장)는 “PCA 내 영어권 목회자 네트워크 조직을 통해 교단 내 1세와 2세의 정서적 갭이 줄어들고, 영어권과 한어권의 대화 창구가 마련돼 지속적인 2세 목회자 양성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어권 목회자 모임을 인도한 빌리 박 목사(실로암교회)도 “이번 모임을 시작으로 교단 내에서 뿐 아니라 지역별 PCA 영어권 목회자들의 모임도 활성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어권 목회자들은 빌리 박 목사의 인도로 향후 목회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했다. 토론 결과 이들은 “‘프로그램이나 방법론’에 치중되지 않고, ‘회개’를 통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과거에는 1세대들과 소통이 되지 않아 사역이 어렵다는 불만이 있었지만, 우리의 시각만 바꿔도 달라진다. 1세 목회자들이 2세 목회자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겪는 희생도 클 것”고 했다.

모델 아닌 목회의 성경적 본질 회복해야

먼저 빌리 박 목사는 ‘한인교회 내 영어권 목회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의 세션을 인도하면서 “오랫동안 어떤 모델이 한인교회 영어권에 필요한가에 대한 많은 토론이 있어왔지만, 요즘 영어 목회에서의 최고 중요 요소는 목회의 성향(Character)과 성숙도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조용한 탈출(Silent Exodus)이라는 말을 모두 들어봤을 것이다. 90년 중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시안 이민 2세대들 중 95%가 교회를 떠난다고 한다. 이유는 건강한 교회와 리더의 부족, 문화의 세속화에 따른 교회의 세속화, 교제적 성향이 강한 교회의 증가라는 분석이 나왔다”며 “우리는 교회와 복음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회복하고, 성경적 지식을 품은 차세대 기독교 지도자들을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1세대 충고, 강요 같아 거부했지만…

이어 간증한 조수아 구 목사(시카고한인교회)는 한인교회 영어권이 시작되던 초기 사역을 회고하면서, “멘토도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고백했다. 7학년 때 예수님을 영접한 그는 당연히 하나님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신학교로 입학했고, 이후 청소년 사역자의 길을 3년 간 걸으며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을 해야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목회자들이 ‘얼마나 교회가 큰가? 설교는 잘하나? 교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등 겉모습이나 결과에 치중하고 있다. 나 또한 별다른 비전 없이, 소위 ‘더 크고 좋은 교회’로 옮겨다니며 목회를 해왔다. 그러던 중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제서야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인간임을 자각하게 됐다”고 간증했다.

구 목사는 “예전에는 1세 목사님들이 ‘어떻게 목사인데도 새벽기도회를 안 나오느냐? 꼭 나와야 한다’고 말하면 강요와 율법주의처럼 느껴져 일부러 더 거부했었다. 그러나 3년 전부터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 새벽기도를 나가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뉴욕 한 설문조사 기관에서 목회자들이 하루에 얼마나 기도하는지 조사했다. 평균 5분 이하로 나왔다”며 “나 자신을 돌아봤을때 하나님께 진지하게 길을 구하지 않고, 나의 생각으로 교회를 옮겨다니면서, 프로그램이나 비전에 대해 생각하고, 주변 목회자들과 토론하며 뭔가 이뤄보려고 했던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또 “그러다 목회자이면서도 알 수 없는 공허감이 내 안에 가득 찼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르는 지경이 됐다. 그 때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는 요한복음 15장 말씀을 통해 깨달았다. 내 힘과 능력으로 아무리 해보려고 해도 열매가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그 분의 은혜로 나를 채우실 때만이 내가 하나님 안에서 양들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 전에는 모든 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은…’으로 시작됐다. 이것을 깨닫기까지 오래 돌아왔다. 후배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구 목사의 솔직한 간증이 끝나자 영어권 목회자들은 목회 현장에서의 어려움과 고민들을 공감하며 서로의 의견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1세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에 대한 회개의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밖에 있는 것 아니라 나 자신

조 곽 강도사(아틀란타새교회)는 “우리는 1세대들의 조언에 나쁜 감정을 가지고 대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이런 우리의 태도는 목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돼, 가르치는 교인들에게 동일하게 강요투가 되고, 그들도 나쁜 감정을 가지고 우리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빌리 박 목사도 “가장 큰 문제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발견한다”고 거들었다.

텍사스 휴스턴에서 온 스티브 김 목사는 “이제는 목회를 은퇴한 아버지지만 목회 초년생 때의 어려움을 목회 초년생인 나와 나눠주신 적이 있다. 아버지께서 젊은 시절, 목회 경력이 많은 목사님 밑에 있을 때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당시 아버지를 돌보시기 위해 그 목사님 역시 많은 수고와 희생을 하셔야 했다는 걸 늦게야 깨달으셨다고 하셨다”고 나눴다. 사회를 본 빌리 박 목사는 “그렇다”며 “작은 시각 전환이 우리 고민의 해결점이 될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후 “목회를 그만 두고 싶은 슬럼프의 기간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목회자들은 “멘토에게 의지한다”, “1세대들은 더 많은 시험을 인내하며 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나 자신이 얼마나 작은 것에 넘어지는지 약함과 죄성을 깨닫는 등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가 아는 지식만큼 영적 성숙도가 따라오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빌리 박 목사는 “우리 부족함이 너무나 잘 느껴지고, 내 죄와 약함이 현미경처럼 보이는, 목회의 자리가 버티기 힘들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있다”며 “그러나 선한 싸움을 싸우라고 하는 바울의 말씀처럼 끝까지 싸워서 영적인 성숙을 이뤄내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토론을 맺었다.

영어권 모임은 ‘한인 노회와 백인 노회에 대한 생각’ ‘한인과 미국인에게 배울 수 있는 점’ ‘영어 목회와 교육, 선교’ 등에 대한 포럼을 가지며 24일 오후 4시경까지 이어졌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미국 #한인교회 #영어권 #2세목회자 #2세 #EM #PCA-CKC #미국장로회한인교회협의회 #미국장로회 #한인교회협의회 #모델 #1세대목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