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전 총장 강근환 박사
서울신대 전 총장 강근환 박사. ©김규진 기자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면서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가 기념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연구소 안암동 도서관에서는 강근환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가 “종교개혁의 시발점: 마틴 루터의 개혁운동”을 주제로 종교개혁의 배경과 상황을 전달해 많은 성도들의 관심을 모았다.

신학사를 전공한 강근환 박사는 먼저 성도들이 역사를, 특히 교회사를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설명했다. 그는 "교회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유기적인 신앙공동체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성도들이 지체를 이루는 2중 구조로 되어 있다"면서 "교회론적 사관은 이런 교회론을 바탕으로, 세상과 관계성에 있어서 상호 영향을 받는 그런 교회로 이해하고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때문에 그는 종교 개혁사를 이해할 때, 단순히 교회적 사건이 아니라 인문학적 연구도 필요하며, 상황과 역사성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근환 박사는 종교개혁의 요인을 외적인 요인과 내적 요인으로 나눠 찾았다. 외적 요인으로는 당시 프랑스와 스페인, 영국 등 유럽 국가에 불었던 '민족주의'(군국주의 국가 형성기인 1450~1500)에서 찾았으며, 내적요인으로는 십자군 운동 등으로 말미암아 동양문물이 서양으로 건너와 발생한 문예부흥(인문주의)에 있다고 봤다. 이런 역사적 배경 가운데 루터가 출현했고, '면죄부'로 상징되는 로마 카톨릭의 부패상을 고발하는 '95개조' 반박문 사건은 이런 시대적 배경 가운데 종교개혁의 불을 지피는 '횃불'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두려움의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던 루터가 로마서를 깊이 연구하다 '이신득의'(以信得義, justification by faith, 롬1:17) 체험을 통해 홀연히 변화되었던 사건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루터는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대성당 문에 교황의 면죄부가 잘못됐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95개 항의조항을 개제한다. 내용은 "죄의 용서는 장바닥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것과 다르게, 오직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가능하다"는 것도 포함하지만, 당시 면죄부로 말미암아 독일의 막대한 재정이 국외 유출되는 것에 대한 지적과 '교황이 죄의 형벌을 면할 수 있다면 거저는 못하겠느냐'는 비판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루터는 교황청에 불려가 심문을 당했고, 파문과 비슷한 제국의 금지령을 당하게 된다. 강근환 박사는 "파리 목숨과도 같았던 루터를 그의 신앙에 감복한 지방 제후가 납치해 보호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이후 비텐베르크에 귀환한 루터는 개혁운동을 시작한다고 이야기 했다. 물론 차후 에라스무스로 대표되는 인문주의자들, 칼쉬탓과 같은 과격파들, 그리고 과격해져 농민전쟁을 일으키는 농민들, 쯔빙글리파 등 개혁 세력은 다양하게 갈라지게 되지만, 스파이에르 국회(1529.4.19)와 이우구스부르크 평화협약(1555.9.25), 베스트파리아 평화조약(1648.10.27) 등을 거치면서 종교개혁 세력은 카톨릭과 더불어 루터파, 칼빈파 등으로 자리잡히게 된다.

지난 25일 혜암신학연구소 안암도서관에서는 '2016년 봄학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강좌' 두번째 시간이 열렸다.
지난 25일 혜암신학연구소 안암도서관에서는 '2016년 봄학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강좌' 두번째 시간이 열렸다. ©김규진 기자

종교개혁의 위대한 말,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총으로, 오직 성서로만"으로 대변되는 루터의 정신과 신학사상은 1920년대 3대 소책자를 통해 잘 드러난다. "독일의 기독교 귀족에게"를 통해서는 '만인사제직'이, "교회의 바벨론 유수론"을 통해서는 카톨릭 7성사 폐지와 함께 세례와 성만찬만 인정하는 '성례전 개혁'이,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통해서는 "그리스도인은 절대자유인이지만, 동시에 모든 이들에게 종"이라는 그의 생각이 드러나는 것이다. 다만 질의응답 시간, 종교개혁사상을 정리해 실제 시민사회국가에 적용시켰던 칼빈과는 다르게, 카톨릭에 대한 반발과 저항의 정신으로 시작된 루터의 종교개혁은 카톨릭과 개혁교회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며 정리되는 과정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온전하지는 못했음이 지적되기도 했다.

강근환 박사는 100분가량의 긴 발제를 마무리 하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한국교회는 다시 신앙 고백적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하나님 말씀으로 말미암은 깊은 회개를 통해 완전하게 바뀌어 지는 그런 체험이 일어나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란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강좌 두번째 시간은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 혜암신학연구소 「신학과 교회」 편집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서 박사는 "종교개혁 정신을 공부하면서, 개신교와 천주교를 포함하는 한국의 기독교 모두가 다 오늘 상황에서 어떻게 일을 해야 하고 선교 사명을 감당해야 할까 고민해 보고자 했다"면서 "더불어 오늘 상황 가운데 한국의 신학은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까를 반성하면서 한국의 교회개혁을 생각해야 하는 그런 목적이 우리에게 있다"고 했다. 다음 행사는 5월 30일 같은 자리에서 "요한 칼빈의 정치신학과 막스 베버의 자본주의 기원 이론"을 주제로 김경재 박사의 사회로 이양호 박사가 발표한다.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 강좌는 소수정예로 깊은 토론과 대화가 이뤄져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 강좌는 소수정예로 깊은 토론과 대화가 이뤄져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맨앞줄 왼쪽부터 이양호, 김균진, 서광선, 강근환, 연구소장 이장식 박사. ©김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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