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주년 OMF 패밀리 데이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1865년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가 중국대륙의 복음화를 위한 중국내지선교회(CIM)로 시작하여, 지금은 동아시아 전 미전도종족의 신속한 복음화를 위한 초교파 국제선교단체로 성장한 OMF가 150주년을 맞았다. 지난 7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국제OMF 150주년 행사를 비롯하여 올 한해만 17개국을 방문, 동아시아의 영적 필요를 알리며 선교 동원에 집중해 온 허드슨 테일러의 고손자 제이미(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4세가 방한했다.

대만에서 태어나 현지 초등학교를 다녔던 그는 시애틀퍼시픽대학 졸업 후 OMF의 데이비드 애드니 박사와 함께 2년간 중국 관련 연구와 중국을 위한 기도 사역 등에 세계교회를 동원하는 사역을 했다. 신학을 마친 뒤에는 그레이터 보스턴 중국성서교회에서 부목사, 대만 OMF 등에서 사역했으며, 1996년 홍콩으로 이사해 OMF의 중국어 사역부에서 2년간 인사 담당, 8년간 대표로 섬겼다. 2007년부터는 OMF 중국어 사역부의 컨설팅 이사로 동원과 타문화 선교사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CIM을 설립한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가문은 그의 아들 허버트 허드슨 테일러를 제외하고 손자부터 4대(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2세,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3세,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4세,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 5세)에 걸쳐 모두 이름이 같다.

올해는 동아시아에 필요한 선교사를 파송하기 위해 1980년 한국OMF가 설립된 지 3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국제OMF 150주년, 한국OMF 35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을 찾은 그는 지난 6일 남서울은혜교회 금요예배, 7일 서울시민교회 OMF 일일세미나, 8일 서빙고 온누리교회 1, 2부 예배, 방주교회 저녁예배에서 강의와 설교를 전하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타문화권 미전도종족을 위한 선교 열정을 불어넣어 주었다. 9일 저녁 신반포교회에서는 한국OMF 후원자, 중보기도자, 선교사, 한국 선교단체 대표 등 150여 명이 참여한 'OMF 패밀리 데이'에서 말씀을 전했다.

큰 체구의 그는 이날 단정한 차림으로 강단에 오르자마자 "한국에서 이제까지 영어 설교만 하다 통역자의 요청으로 중국어로 설교하려 한다"고 말한 직후 꼬박 1시간을 유창한 중국어로 설교했다. 그에겐 모국어와도 같은 중국어로 말씀을 거침없이 호소력 있게 전달했다.

제이미 선교사는 먼저 초기 중국 내지의 강서성으로 파송 받아 50년 가까이 사역한 독일인 선교사가 중국 한자를 통해 복음을 전한 사례를 소개하고 "이 독일인 선교사는 문 '문(門)'을 부수로 하는 한자가 사전에 50개가 넘는 것을 보고, '문'자 관련 모든 한자를 동원해 당시 강서성 사람들의 상황에 맞는 복음을 전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자신도 한자 '門(문)'을 활용해 말씀을 전했다. 제이미 선교사는 "중국의 어떤 한자는 성경의 내용과 매우 관련 깊다"며 "예를 들어 배 '선(船)'자는 왼쪽에 배 '주(舟)'자가 먼저 나오고 오른쪽 위에 여덟 '팔(八)', 그 밑에 입 '구(口)'가 나와, 노아의 방주에 노아의 여덟 식구를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 또 "공의(公義)의 '의(義)'는 양 '양(羊)'이 위에, 나 '아(我)'가 아래에 있다"며 "우리가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바로 우리 위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희생하셨다는 성경적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이것을 우연한 결과라고 말하며, 저도 계속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이와 같은 또 다른 한자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제이미 선교사는 "신약성경에 '문(門)'이 39번이나 나오는데, 오늘은 바울이 사용한 4번의 '문(門)'에 대해 나누고 싶다"며 첫 번째 문은 '미전도종족의 문'(고후2:12), 두 번째 문은 '유효한 문'(고전16:8~9), 세 번째 문은 '확신의 문'(골4:2~4), 네 번째 문은 '타문화의(넘어가는) 문'(행14:26~27)이라고 소개했다.

150주년 OMF 패밀리 데이
제이미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가 지난 9일 신반포교회에서 열린 ‘OMF 패밀리 데이’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다.

그는 "첫 번째 문은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쓴 서신에서 '드로아에 이르매 주 안에서 문이 내게 열렸다'고 한다"며 "사도행전 16장에 원래 아시아에서 복음을 전하려 한 바울이 드로아에서 마게도냐 사람의 환상을 보고 마게도냐로 떠난 것으로,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 곧 현대 선교학에서 '미전도종족'으로 불리는 이들을 향한 복음의 문이 열렸기 때문에 '미전도종족의 문'의 환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CIM을 시작할 때도 이런 비전이 있었다"며 "고조 할아버지가 단 한 명의 선교사도 없는 중국의 필요를 보고 재능이 있는 24명의 자원하는 사람을 달라고 기도하며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이 미전도종족의 문은 지금까지 영원토록 우리의 도전으로 남아있다"며 "OMF 150주년인 올해 1년간 많은 동아시아 나라에서 이를 기념하면서도 저는 항상 동아시아 사람들 중 복음을 아직도 듣지 못한 사람은 어디 있는지 살펴보고, '다시 한 번 주님께서 미전도종족 영혼을 위한 안타까운 마음이 불일 듯 일어나길'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도 1년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을 때 다시 한 번 미전도종족에 대한 마음을 굳게 붙들기 원한다"며 특별히 아시아의 무슬림 그룹을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동남아시아에 있는 무슬림, 특히 중국 서부의 무슬림, 홍콩의 무슬림도 있다. 홍콩의 빅토리아 파크에는 주일에 수만 명의 인도네시아에서 온 무슬림 가정부를 볼 수 있다"면서 "과거 선교지는 멀리 있는 곳을 생각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미 멀리 있는 선교지 사람들을 우리 집 문 앞까지 데려오셨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부담감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는 "티베트, 몽골의 고원지대 사람들, 네팔 옆 부탄의 불교 그룹 사람들도 여전히 주님을 모르는 가운데 살고 있어 복음을 전해야 하며, 일본과 대만의 교회도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이미 선교사는 특히 "저는 더 구체적으로 매년 150명의 새로운 선교사가 복음을 듣지 못한 세계 속으로 다시 들어가길 기도하고 있다"며 "바울이 마게도냐로 넘어간 것처럼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는 때, 새로운 열정을 가진 사람을 주님께서 세우셔서 보내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유효한 문'(고전16:8~9)에 대해 그는 바울이 집중한 도시 선교 전략과 함께 CIM 역시 처음 중국 각 성의 수도에서부터 사역을 시작한 사례를 소개하며 "21세기에도 도시 선교가 여전히 중요하다. 중국 농촌에서 도시로 유입된 인구가 벌써 3억에 육박하며, 이는 한국 인구의 6배나 된다"고 강조했다. 또 "헬라어 성경에서 이 문은 '하나님이 내게 에너지가 있는 문을 열어 주셨다'는 의미로, 복음으로 인해 많은 사람의 영혼이 회개한 것뿐 아니라 복음의 능력 때문에 에베소 사람들의 삶이 전체적으로 바뀌었음을 말한다"며 "복음의 능력은 영혼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며, 과거의 수많은 상처와 어둠에서 나올 수 있게 하여 우리의 삶 전체를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150주년 OMF 패밀리 데이
국제OMF 150주년, 한국OMF 35주년을 맞아 ‘OMF 패밀리 데이’가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지희 기자

세 번째 '확신의 문'(골4:2~4)에 대해서는 바울이 말한 선교와 기도의 관계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드리는 후방의 기도가 전방의 삶과 사역 속에서 일하고 있음을 믿는다"며 "핍박은 1세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다시 오실 날이 가까울수록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은 핍박을 받는다고 성경은 말하고, 실제 오늘날 중동에서 신앙 때문에 사람들이 순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 선교 전방을 위한 기도가 무엇보다 중요할 뿐 아니라, 골로새서 4장 4절 '마땅히 할 말로써 이 비밀을 나타내리라'는 말씀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오히려 기뻐하며 복음을 말하는 '담대한 그리스도인'이 될 때 복음의 영향력은 그 어떤 것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 '타문화의(넘어가는) 문'(행14:26~27)에 대해 그는 유대인에게 머무르고 있던 복음이 어떻게 이방인으로 넘어가게 됐는지 설명하며 "CIM도 이 같은 모토를 가지고 있었으며, OMF도 현지 교회와 어떻게 협력하여 복음을 전할지 고민하고 사역한 결과 아시아 교회가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선교사를 받아들이는 나라에서 선교사를 보내는 나라가 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교회가 가진 타문화권 선교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높이 평가하고 "21세기에는 문화를 넘어가는 더 많은 선교사가 필요하며, 더 많은 한국교회가 타문화권으로 나아가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미전도종족에게 가는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에 지금은 돌아가신 그의 아버지와 함께 중국 서북 남신장 지역의 한 노부부를 만나러 갔던 사연을 말을 소개하며 목이 메고 얼굴이 붉어졌다. 중일전쟁 당시 그의 할아버지와 동역한 그 중국인 부부는 성서성의 작은 성경학교에서 예루살렘까지 복음을 전하는 비전을 받고 카슈미르 지역까지 도착했으나, 1949년 공산혁명으로 더 이상 국경을 넘지 못하고 50여 년을 머무르며 지역 소수민족에게 복음을 전한 현지인 사역자였다. 다행히 거동이 가능한 '그레이스 청' 부인은 그곳을 떠날 때 기차역까지 그들을 배웅하며 제이미 선교사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내 손에 있는 보이지 않는 '복음의 릴레이 바통'을 넘겨줄 테니 해외 중국교회의 형제, 자매들 손에 이 바통을 넘겨달라"고 부탁했다. 제이미 선교사는 "저는 지금 이 보이지 않는 바통을 여러분들과 여러분이 대표하는 모든 교회의 손에 넘겨주고 싶다"며 "더 많은 교회가 타문화권의 복음을 듣지 못한 미전도종족에게 가는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륙선교의 새 시대를 연 국제 OMF는 1900년 58명의 CIM 선교사와 21명의 자녀가 의화단 사건으로 순교하는 고난을 겪었으나, 1939년 한 해만 약 1만 명이 세례받는 등 많은 사역의 열매를 맺었다. 하지만 1951년 중국 공산화 이후 중국에서 철수해 본부를 싱가포르로 옮기며 사역이 동아시아로 확장되었고, 1964년에는 CIM에서 현재의 OMF(Overseas Missionary Fellowship)로 명칭을 변경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30여 개국에서 파송된 1,400여 명의 선교사가 동아시아 18개국에서 사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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