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모든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고 겸허하게 섬겨야 한다.

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샬롬나비 상임대표·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창립원장)

10월 31일은 1517년 위대한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95개조의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대학문에 부착한 지 498년 되는 해이다. 독일 어거스틴 수도회 수도사이자 비텐베르크 대학의 강사였던 마르틴 루터는 자신의 대학 내 교회 문에 95개조 반박문을 게시함으로써 종교개혁 운동의 불을 붙였다. 95개조 반박문은 당시 로마 가톨릭이 실시하던 면죄부 판매의 행태를 비판하고 이 행태의 근거가 되는 여러 신학적 전제들의 오류를 지적하고 로마 가톨릭의 제도적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루터는 이로써 생명의 위협을 받았지만, 위협에 담대히 맞서 진행된 종교개혁은 독일을 넘어서 유럽 전체, 그리고 교회를 넘어서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종교개혁자들이 말한 ‘개혁’은, 국가와 세속문화에 포로가 되고 철학과 혼합된 중세의 가톨릭교회를, 복음의 진리에 토대를 둔 성결한 교회로 온전히 회복하는 것이었다. 종교개혁자들은 개혁이 회복해야 할 참다운 기독교 종교의 원천을 성경의 가르침과, 이 가르침에 충실했던 초대교회의 모범에서 찾고자 했다. 그러므로 종교개혁자들은 단순히 교리적 가르침이나 예배의 형식, 혹은 교회 제도를 수정 보완하려 한 것이 아니라 신앙생활 전체에 걸쳐 바른 기초와 본래의 모습으로의 전적인 회복을 추구한 것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참으로 종교개혁정신을 이어받고자 한다면, 우리의 목표 또한 초대교회의 정신과 실천을 회복하는 것이어야 한다.

샬롬나비는 참담한 마음으로 종교개혁의 유산을 상실한 우리 자신과 한국 교회를 살펴본다. 우리는 자신의 심장에 반박문을 붙이는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목회 지도자들은 초대교회와 종교개혁의 지도자들의 순교적 신앙을 회복하자

종교개혁의 목표는 새로운 교회의 설립이 아니었다. 중세 암흑시대를 초래한 로마 교회에 대항하여 복음의 빛을 밝히며, 초대교회로 돌아가고자 한 운동이다. 초대교회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내어놓았다. 콘스탄티누스 황제 이전의 감독들은 대부분 순교로 생을 마감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도자들의 모범은 성도들에게 하늘을 바라보고 땅의 박해를 견디는 힘을 주었다. 초대교회의 지도자들을 따라, 종교개혁자들 또한 고난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모든 문제의 핵심은 일부 교회의 지도자. 즉 목회자와 신학교 교수, 각종 단체의 장들에게 있다. 소수의 잘못은 그런 세태를 형성시킨 지도자 모두의 잘못이다. 우리는 우리의 과오를 시인하며,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 우리의 다짐을 선언한다. “초대교회 지도자들의 신앙을 본받아 우리 목회자들이 솔선수범 하겠습니다!” 참된 신앙이란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사는 것!”이다.

2.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와 연합기관 임원 선거에 있어서 성직매매 추방해야 한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의 눈에 교회 지도자들은 “기를 쓰고 성공하려하며, 십자가 고난보다는 거룩한 종이라는 명예를 사랑하고, 사회에 대한 섬김 보다 개별 교회 부흥과 양적 성장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치고 있다. 이는 타락한 일부 지도자들의 모습임이 분명하다. 오늘날 소위 각종 교단과 연합기관에서 여전히 금권 선거가 자행되고 있으며, 심지어 각종 폭력과 칼부림 사건마저 일어나고 있다. 이는 세속 정치판에서도 보기 드문 현상이다. 하나님과 그의 백성을 봉사하는 직책을 맡는 일에 세속적인 야합과 돈 거래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치명적 환부를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는 이에 대한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진노를 두려워한다. 이는 금권을 행사하는 자들만이 아니라 이러한 돈을 받는 일반 성직자들에게도 심각한 바알 숭배사상이 있는 것이다. 이를 철저히 회개하고 이러한 관행에서 돌아서야 한다.

3. 오늘날 한국교회는 "행함 있는 믿음으로(fide cum opera)"이 필요하다.

“믿음으로만”을 내세우는 서구교회가 비어가고 죽어가고 있고, 한국교회도 병들고 위기에 처해 있다. “믿음으로만”의 구원론은 이번에 큰 문제를 일으켜 “선행은 구원과는 무관한 상급의 대상”이라는 구원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교회는 로마서 1장 17절에서 더 나아가 마태복음7:21과 야고보서2:24 등을 음미하고 실천해야 한다. “행함 있는 믿음”으로 제2종교개혁이 일어나고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

4. 85% 되는 미자립 교회를 위하여 15%의 중대형 교회는 도와야 할 것이다.

대형교회와 소형 교회의 차이가 너무나도 크다. 교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처럼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중소 목회자와 미자립 교회를 살리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이는 대형교회가 그 예산의 일부를 미자립교회를 위하여 자발적으로 내놓은 장치가 필요하다. 5%의 대형교회와 10%의 중형교회가 자기의 규모에 따라서 동반성장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럴 때 한국교회는 사회적 빈부격차를 극복하는 모범을 보여 줄 수 있다.

5. ‘성미 정신’을 계승하여 ‘사회를 돕는 교회의 십일조 운동’을 전개하자

종교개혁자들이 발견한 초대교회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연보를 연회를 여는 데 쓴다든지 마시고 먹는 일에 소비하지 않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장례를 치러 주는 일에 사용하며, 부모를 잃고 살아갈 방책이 없는 소년소녀들의 쓸 것을 공급해 주며, 집에 갇혀 있는 노인들을 보살피고, 파선당한 이와 같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데 사용했다...그것은 너무나 고상한 사랑의 행위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다. ‘보라! 저들이 얼마나 서로 사랑하는지를!’” 초대교회 성도들은 말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심지어 유명한 반기독교 황제인 줄리안(Julian)조차 “저들은 자신들만이 아니라, (기독교를 믿지 않는) 모든 로마인을 돕는다!”고 찬탄할 정도였다. 초대교회를 본받기 위해, 종교개혁 교회들은 재정의 1/4은 교회 내의 어려운 이를 위하여, 또 재정의 1/4은 교회 밖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했다. 한국 교회 또한 경제가 어려운 70년대까지 ‘성미’를 통하여, 교회 안팎의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이제는 ‘사회를 돕는 교회의 십일조 운동’을 전개할 때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교회가 재정의 최소한 1/10 이상을 기독교와 관련 없는 사회의 각종 복지기관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자! 기독교가 자신만 아는 종교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성도들에게 자긍심을 주어, 다시금 교회가 민족의 희망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6. 한기총과 한교연은 무조건 통합하고 이단 대처 있어 KNCC와 협력하라.

한국교회 보수연합단체인 한기총, 한교연은 신앙적 문제보다 자체의 권력싸움이나, 이권, 선거의 불공정 문제 등으로 분열되어 교계와 사회에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아직도 합한다고 하면서 전혀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다. 이를 틈타 각종 이단들과 이슬람, 동성애합법화운동 등이 교회와 사회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무조건 연합하고, KNCC와는 이단에 대처하는 일과 이웃을 돕는 일 등에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기독교 대표기관들이 하나 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올바른 신앙과 실천을 세울 때, 교회의 기초가 튼튼해져 이단과 반기독교적인 종교들과 세속운동들은 힘을 상실할 것이다. 우리는 위의 일들이 구체화될 때 한국 교회가 다시금 민족의 빛과 소망이 될 것임을 믿는다! “주여 우리가 여기 섰사오니! 우리를 도우소서!”

2015년 10월 30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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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샬롬나비 #종교개혁 #김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