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 하는 중학생을 모아 인성교육과 수업을 진행하는 기숙형 대안교육기관인 '충북청명학생교육원' (자료사진=연합뉴스)

도를 넘어선 학교폭력이 이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각종 대책이 쏟아졌지만 정작 '문제학생'에 대한 선도와 교육, 치료를 담당할 전문기관은 턱없이 부족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2일 충청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폭력 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전국 시·군교육지원청에는 '위(WeeㆍWe Education Emotion)센터'를, 시ㆍ도교육청에는 '위 스쿨'을 운영하게 돼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방침을 2009년에 내려 보내 현재 전국 대부분의 시·군교육지원청에는 위센터가 있다. 그러나 문제학생 대안교육기관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위스쿨을 갖춘 지역은 충북, 충남, 광주 이렇게 3곳뿐이다.

또 위센터에도 상담교사와 임상심리사가 있지만, 5일 정도의 단기 프로그램만 운영해 근본적으로 '문제학생'을 선도하는 교육기관 역할을 하기 어렵다.

반면 '위스쿨'의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상담, 정신치료, 인성계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교과 학습도 병행한다. 다니던 학교에 복귀할 준비가 될 때까지 장기간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다.

이처럼 대안교육기관이 태부족인 현실은 최근 교과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대안교육기관이 전국에 3곳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핵심 대책인 '강제전학'이 과연 얼마나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과 관련 한 교사는 "강제전학이 이뤄지려면 해당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차치하더라도 받아들일 학교가 있어야 한다"면서 "문제를 일으켜 쫓겨오는 학생을 어느 학교에서, 어느 학부모가 순순히 받아들이겠는가?" 반문했다.

이른바 '문제학생'을 장기간 교육하고 치료해 '정상적인 학생'으로 만들 수 있는 '전문적 대안교육기관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는 것이 교육계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견해다.

충북도내 한 위센터의 상담교사는 "위센터의 단기교육은 문제학생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없다"면서 "그런 학생을 완전히 변화시키려면 전문적인 치료와 장기간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9월 전국 최초의 '위스쿨'로 문을 연 충북 진천군 '청명학생교육원'이 최근 주목받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교육원에는 교사 9명 외에 상담심리사 2명, 임상심리사 2명, 청소년지도사 4명이 근무하며 교과 수업과 상담, 정신치료, 인성교육을 병행한다. 그래서 문제학생이 교육원에 한번 들어오면 최단 4개월 이상 교육을 받게 되고, 폭력 자제심을 키우는 '분노조절 훈련' 등 다양한 인성지도 프로그램을 받게 된다.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이 교육원을 거쳐 건강하게 학교로 돌아간 학생은 70명이 넘는다고 하니 대안교육기관으로서의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교육원 관계자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와 처벌 강화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장기적인 인성교육과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안교육기관 확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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