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드러난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가히 충격적이다. 집단 괴롭힘은 물론 ‘물고문’에 ‘전깃줄을 목에 걸고 과자부스러기 주워먹기’ 강요 등의 가혹행위까지 서슴지 않았다.

게다가 한 중학교에서 이른바 '일진'으로 통하는 폭력 학생들이 후배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돈을 상납 받고, 성폭행까지 저지른 사실 밝혀지면서 학교폭력을 이대로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음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교육당국에서는 학교폭력 근절과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회복을 위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독일보는 이 같은 학교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가치관 붕괴와 반(反)인륜적인 문제들의 가장 주된 원인 중 하나가 가정의 파괴라 진단하고 이를 회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연중 기획으로 '가정이 바로서야 사회가 바로 선다'란 주제로 각계 각층의 크리스천들을 만나 올바른 가정을 만들고 자녀들을 바르게 인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편집자주>

지난해 5월 뉴욕타임즈 매거진은 한 한국인 아버지가 어떤 프로그램에 참석한 후 아내와 깨어졌던 관계가 회복되고 행복한 가정이 됐다며 이 프로그램에 대해 상세히 조명했다. 바로 한국에서 시작해 43 개국 230개 도시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의 아버지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였다. 

(사)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이하 아버지학교)의 설립을 계획한 온누리교회의 고(故) 하용조  목사는 사회의 기초인 가정을 회복하는 일은 교회가 사회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 중에 하나라고 역설해왔다. 하 목사는 특히 가정의 중심인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바로 설 수 있고, 그래야 사회도 바로 선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하 목사의 이 생각을 실행해 아버지학교를 만든 김성묵(사진) 아버지학교 본부장은 당시 아내와 별거 중이던 자신을 목사님이 불러 가정사역을 해보지 않겠냐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가정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정사역을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어떻게 가정을 회복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고 김 장로는 고백한다.

결국 하나님께 매달리는 것 밖에 없다는 생각에 김 본부장은 한 시간 앞당겨 출근하면서 교회에 들려 기도하고 회사로 가는 것을 석 달 정도 계속했다. 

그는 매일 새벽 기도를 하면서 '이게 하나님의 뜻인가? 내 가정이 이런데 어떻게 그런 사역을 하냐? 그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우리 가정이 먼저 가서 공부를 하고 우리가 먼저 회복이 되어야 하는데, 하 목사님이 혹시 사람을 잘 못 보신 것이 아니냐…' 그렇게 하나님께 항의 하듯이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김 본부장은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그런 메시지를 주셨다고 한다. '너희를 준비한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니냐!’ 이것이 그에게 크나큰 충격이었다.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데 분명히 눈감고 기도하는데, 그런 음성이 들렸다는 김 본부장.

난생 처음 그런 체험을 한 그는 어리둥절했다. '너희를 준비함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니냐!'는 음성과 함께 자신의 삶과 부부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아내와 열렬히 사랑했던 대학시절과 가진 것 하나 없이 결혼했던 모든 기억들이 다시 지나가면서 '그렇게 사랑했던 우리 부부가 왜 이렇게 됐을까'하는 후회와 함께 ‘이게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었구나. 그래서 이것을 하라는 것이구나!’하는 큰 깨달음이 밀려왔다는 김 본부장. 그러면서 그는 뜨거워진 가슴을 안고 통곡하며 이 사역을 하겠다는 결단을 했다.

그날 퇴근 후 그는 아내에게 달려가 그날 있었던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러자 아내는 한숨을 쉬더니 "하나님의 뜻인가 보다... 같이 (가정사역을) 해보자"고 뜻을 같이 했고 부부는 서로 손을 붙잡고 기도하고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사역을 같이 하면서 부부 간 다툼은 더 심했다고 한다. "그 동안의 참았던 불만과 아픔들을 이야기 하면서 싸우기도 하며 해소하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 부부를 훈련시키셨다. 하지만 힘들 수록 기도하며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지금까지 왔기 때문에 가정의 소중함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게 됐다"고 고백하는 김성묵 본부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 자녀교육의 기본은 '영성'을 회복하는 것

그렇다면 김 본부장이 말하는 목회자를 비롯한 아버지의 자녀교육 법은 뭘까? 그는 무엇보다도 '영성(靈性)'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영성을 '관계'라고 정의한다.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이웃과 나와의 관계. 그래서 예수님의 영성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십계명도 그러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수직(하나님과의 관계)과 수평(이웃과의 관계)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한쪽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이것(수직)만 생각하는데 그것만 생각 하니 이것(수평)이 무너지는 것. 수평이 무너지면 수직도 무너진다. 그래서 목회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영적인 것이 됐든 하나님과의 관계가 기본은 기본이지만 그러나 이 관계(사람과의 관계)를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에서 다 깨지는 것이다. 부부관계에 깨지고 자녀관계 깨지고... 사무엘도 엘리 제사장도 그래서 무너진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이것에 대한 기가 막힌 모델을 제시한 인물로 구약성경의 '요셉'이란 인물을 꼽았다. 

믿음의 명문 가문에도 흠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거짓과 편애, 가출 등 지금 보더라도 문제가 많았지만 그것을 다 정리하고 믿음을 계승한 인물이 바로 요셉이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성경에 나온 인물로는 요셉을 정말 최고의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윗도 아들에게 배신당하고 처절하게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는 처절하게 실패를 맛본다. 하지만 요셉은 그 어려운 조건에서도 그 믿음을 지켜나갔기 때문에 그 믿음의 명문가문이 거기서 나오게 됐다"

◇ 자녀교육에 앞서 부부관계의 회복이 우선

김성묵 본부장은 훌륭한 자녀교육을 위해서는 먼저 부부관계의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존경 받는 아버지가 되려면 존경 받는 남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버지가 바깥에서 나가서 일을 하면 자녀들과 정서적으로 친하고 자녀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은 어머니인데, 그러면 어머니가 아버지를 경험시키는 것이다. '네 아버지가 이런 사람이란다. 네 아버지는 민족과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란다' 이렇게 어머니는 아이들한테 아버지를 경험시켜야 한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어머니가 내가 해줄게 하지 말고 아버지한테 물어보자, 아버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자며 아버지의 권위를 끊임없이 세워줘야 한다. 이게 사실은 성경에서 말하는 부분이다"

김 본부장은 특히 아이들은 자기를 키워준 어머니가 사랑 받는 것을 확인해야 그 사람(아버지)을 좋아하고 신뢰하지 자기를 온 몸으로 키워주는 어머니가 학대를 당하거나 외로워서 운다면 아무리 아버지가 자신을 잘 해줘도 그 사람을 존경하고 신뢰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아버지 학교에서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자녀들의 어머니인 우리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해 주고 배려해 주는 것'라고 가르친다. 그렇게 하면 아내들은 사랑하는 남편의 존재를 아이들 앞에 긍정적으로 경험시킨다"

◇ 학교 폭력, 교권 붕괴의 해결의 열쇠는 '가정'

김 본부장은 이를 통해 사랑과 존중과 배려와 권리라는 이 아름다운 가치를 아이들이 경험하면서 자라는 것이고, 그것이 인성이며 이것이 자라서 사회로 나오면 사회성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가정에서 사회성과 인성을 양육 받는 것인데, 인성과 사회성은 남을 존중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것이고 권위를 인정해줄 수 있는 것"리며 "지금 우리사회 문제는 지금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남을 배려해주지 않는 데 있다. 자기 것만 생각한다. 왜 권위가 무너지고 사회성이 무너지는가? 바로 가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이런 것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사회적 이슈인 학교교육의 붕괴가 바로 가정과 결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가정이 정말 소중한 것은 인성과 사회성의 모판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가정에서 다 결정이 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 가서 단체생활 공동체 생활을 통해서 사회성을 훈련 받고 강화시키는 것인데, 기본이 안돼 있으니까 학교 나와서 남을 무시하고 이기적으로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교육이 안 되는 것도 결국 가정의 문제 때문인데, 학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하는데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릇이 다 깨어져서 오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아이들이 선생님 알기를 우습게 아는데, 선생님 막 놀리고… 집에서 부모의 권위가 서지 않는데 학교에서도 똑같이 하는 것이다"고 한국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부분임을 다시 지적했다. 

김 본부장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은 혼자 태어나지만 사회적인 존재기 때문에 사회성이란 것을 키워야 하는데, 그것을 사회화 과정이라 부른다. 그런데 사회화 과정은 바로 가정에서 처음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할아버지, 삼촌, 형 등 다양한 가족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배우는 것인데, 지금은 가정의 붕괴로 전혀 그런 것이 안되기에 사회화가 전혀 안 되는 것이란 설명이다.
 
결국 학교는 물론 사회문제 해결의 열쇠는 가정에 있다는 것이다. 김성묵 아버지학교 본부장은 "그게 다 가정에서 풀어야 한다. 특히 가정에서 아버지가 주도적으로 자녀들에게 사회성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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