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김련희 씨의 북송을 요구하는 종교인들. 첫째줄 왼쪽에서 3번째가 김련희 씨.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북한 주민이 착오로 남한에 입국했다가 다시 북송을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평화통일위원회(목정평, 위원장 최재봉 목사)와 '김련희 송환을 촉구하는 종교인 일동' 주최로 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세미나1실에서 '김련희 씨의 송환을 촉구하는 종교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재봉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사회로 종교인들과 당사자인 김련희 씨의 발언으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에는 국내 언론들과 외신 기자들이 참석하는 등 김 씨의 북송요구에 관심을 나타냈다.

참석한 종교인들은 김련희 씨가 2011년 탈북해 한국으로 들어왔으나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므로 인도주의적인 원칙과 종교적 사랑의 입장에서 김 씨를 북송해달라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련희 씨는 "2011년 중국에 해외여행을 갔다가 남한에 가서 몇 달만 일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유혹에 속아 순간의 잘못된 선택을 했고 이처럼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남한에 오게 됐다"며 자신의 남한 입국은 착오로 발생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하지만 뒤늦게 몇 달 만에 중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저는 국정원에 '속아서 본의 아니게 잘못 왔으니 제발 내 고향인 북한으로 돌려 보내달라'고 안타깝게 하소연도 하고 단식도 하며 강경하게 요구했지만 끝내 저를 북한으로 보내주지 않았고, 심지어 나중에는 북한으로 도망갈 수 있다며 여권도 발급해주지 않음으로 인간의 초보적인 보편적 권리마저 짓밟아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부모님과 딸자식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이 날벼락 같은 현실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 오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으로 밀항도 시도하고 위조여권도 만들어 봤지만 끝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또 세상물정 모르고 이 나라 법을 전혀 몰랐던 저는 혹시 간첩이라도 되면 이 나라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골칫덩어리인 저를 강제추방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단순하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17명의 탈북자 주소 성명을 저의 휴대폰에 입력하고 그 길로 경찰에 전화해 내가 북측에 보낼 정보를 수집했다고 일부러 간첩행세까지 하게 됐으며, 그 결과 말도 안 되는 간첩 감투를 쓰고 징역형까지 받게 됐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길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김 씨가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시도했던 일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 씨는 "늙으신 부모님은 죽기 전에 딸의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다며 아픈 몸을 하루하루 악착같이 버티고 계시고, 딸자식은 4년 세월 돌아오지 않는 야속한 엄마를 애타게 부르며 눈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부모, 자식 간의 천륜을 강제로 끊어놓는 것은 너무나도 잔인한 짓"이라고 호소했다.

김 씨는 "저는 그 어떤 자유나 물질적 유혹이 온다 해도 내 가족과 가정보다 소중하지 않다"며 "저는 남북의 체제와 이념을 초월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통일부의 합법적인 절차 허가를 받아 가족의 품으로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최 측은 김씨의 송환을 위해 이날 종교인 기자회견에 이어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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