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제공.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28일 저녁 온누리교회 양재 드림홀에서 "의료윤리 헌장들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을 주제로 '2015 생명윤리세미나'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주최로 열렸다. 역사 속 의료윤리 헌장들을 살펴보고, 기독교생명윤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먼저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고찰"을 주제로 발표한 이명진 원장(명이비인후과, 의료윤리연구회 초대 회장, 의사평론가)은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의사의 전문직 윤리(professional ethics)의 기초를 제시하고 의학 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의 효시가 됐으며, 기독교적 세계관과 윤리를 통한 해석이 필요하고 세상의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평했다. 그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모든 전문직(의사, 성직자, 법률가)이 함께 익히고 실천해야 할 실천 강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권오용 소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예인법률사무소 대표)은 "뉘렌베르크 강령에 관한 고찰: 기독교 가치관과 의과학 실험"을 주제로 발표했다. 뉘른베르크 재판은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의학실험의 명목으로 행하여졌던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해 20명의 독일 의사들과 3명의 과학자들이 뉘른베르크 군법회의에 전범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으면서 최종 판결에 제시된 인간 실험에 대한 10개의 원칙을 말한다. 권 소장은 "뉘른베르크 강령이나 그 이후 이어지는 각종 의학, 과학실험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종전의 규범 중심의 생명윤리 논의보다 좀 더 성경과 기독교 본질의 가치와 진리에 기반 한 생명의 문화와 삶에 대한 연구와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원 교수(총신대학원 기독교윤리학,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는 "제네바 선언과 현대 생명윤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나치 정권 하에서 독일의 의료인들이 자행한 악행에 대한 비판적 반성 작업은 두 갈래로 나타났는데, 하나는 법적인 차원으로서 이른바 뉘른베르크 법전의 형태로 나타났고 다른 하나는 의료윤리적인 차원으로서 제네바선언의 탄생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독일의 의료인들이 나치 독일의 극악한 안락사법과 인체실험에 자발적으로 앞장 선죄를 회개하고 히포크라테스서약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제네바 선언서는 그 의도와는 달리 세속화, 자율성의 증대, 실용주의, 유물론의 팽배라는 새로운 시대적 조류를 제대로 읽어내어 넘어서지 못하고 끌려가는 상태에서 오히려 히포크라테스 서약의 핵심을 간과하고 주변적인 것들만 전수받음으로써 새로운 반생명적 관행의 문호를 열어 주는 문서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고 평하고, "히포크라테스 서약은 의료를 신 앞에서 신이 제시한 규범에 따라서 책임 있게 수행해야 하는 엄숙한 소명으로 보았으나, 제네바 선언서는 이와 같은 수직적 차원을 삭제하고 의료를 인간 자신이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과제로 수평화 시켜 버렸다"며 "그 결과 제네바 선언은 히포크라테스 서약이 견고하게 견지하고 있었던 가장 중요한 생명윤리적 명제를 전수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생명윤리는 이와 같은 제네바 선언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비판하면서 수정이 이루어지는 순간부터 심폐의 기능이 정지될 때까지의 모든 인간생명은 영혼을 가진 살아 있는 생명이며,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능력의 정도 여부나 잔여 수명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생명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거듭 확인하고 분명히 고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기독교생명윤리는 특별히 수정 이후의 배아와 태아 그리고 출생 직후의 유아들, 그리고 임종 직전의 중증질환자들이나 노약자들, 치매환자들, 혼수상태의 환자들의 생명이 유물론과 공리주의와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강자의 윤리에 희생되지 않도록 약자의 윤리의 입장에서 이들의 생명을 지키고 보존하는 일을 위하여 헌신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종합토론의 시간에는 엄주희 박사(연세대 법학연구원)와 김창욱 교수(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가 수고했으며, 행사 전 개회에서는 박재형 교수(협회 고문, 국군수도병원)와 함준수 교수(신일병원)가 각각 기도와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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