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선교연구개발원 설립자 조동진 박사는 한국본부에 대해 "사도적 지혜를 다시 찾아, 병들고 쇠약해진 현대 선교가 선교적, 사도적 원리로 돌아가도록 새로운 운동을 전개할 것"을 당부했다. 사무총장 엄경섭 목사가 사역소개를 하고 있다. 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본부 사역자들이 특송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비서구권 최초의 선교 연구 및 훈련 기관인 동서선교연구개발원(EWC·대표 박기호 박사)이 16년 만에 한국에서의 사역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은 1973년 14개국 교회, 선교단체 지도자들이 아시아선교협의회(AMA·Asia Missions Association) 구성을 위해 서울에 모인 자리에서 '선교 연구와 훈련을 위한 센터' 설립을 결의한 후 조동진 박사에 의해 설립됐다. 특히 조 박사가 원장으로 있던 1999년까지 하기선교대학원(Summer Institute of World Mission)을 통해 한국,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전역의 2000명이 넘는 선교사와 목회자를 훈련하며 비서구권에서 선교운동을 촉진시키고 선교 지도력 개발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1999년 조동진 박사가 은퇴하면서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이 있던 '바울의 집'을 GMS(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에 헌납하고, 이후 활동이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2004년 하기선교대학원 초기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동서선교연구개발원 재활성화준비위원회가 구성되고, 풀러신학교 박기호 교수가 새로운 국제대표로 선출돼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부터는 '로뎀 선교사 케어' 사역을 새롭게 시작했으며 2009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 법인등기를 마쳤다. 최근까지 주로 미국에서 세미나, 포럼, 선교사 케어, 선교간행물 및 도서출판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해오다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의 본산인 한국에서 다시 사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이번에 서울 당산에 한국사무실을 개설했다.

▲동서선교연구개발원 박기호 대표가 환영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지난달 28일 여전도회관 14층에서는 비전 나눔의 시간도 가졌다. 70여 명이 참여한 이 자리에서 박기호 대표는 "저희가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조동진 박사님의 비전을 이어가고 발전시키고 있다"며 "비서구권 교회의 선교운동을 위해 일하면서 조 박사님의 은퇴와 더불어 중단됐던 한국 사역을 재개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적어도 4반세기는 앞서가며 우릴 이끌어주신 조동진 박사님이 해 온 이 사역이 중단돼서도 안 되고, 비전이 흐려져서도 안 된다"며 "이 사역이 지속돼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지구촌 선교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시지를 전한 조동진 박사는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은 비서구적, 비교파적, 미래지향적 선교와 사도적 성경원리를 기초로 시작한 비서구 최초의 대학원 수준의 선교연구기관이었다"며 "특히 비서구세계 선교는 서구세계와 차별화하기 위해 서구세계 선교와 단절하고, 사도적 선교원리를 계승하며 모든 선교세력의 협력을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는 사도적 지혜를 다시 찾아, 병들고 쇠약해진 현대 선교가 선교적, 사도적 원리로 돌아가도록 새로운 운동을 전개하는 곳이라 믿는다"며 "제도적인 교회 시대가 지나고 비제도적인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를 세계적으로 만들어야 할 이때, 지난 시대 선교와 어떤 것을 단절하고 어떤 것을 계승해야 하는지 연구하던 일을 발전시키고, 21세기 후반에 맞는 새로운 선교전략을 개발해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28일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동서선교연구개발원 비전 나눔의 시간 참석자들이 조동진 박사의 메시지를 듣고 있다.   ©이지희 기자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박준서 전 원장은 "30년간 연세대에서 봉직하면서 연세대 안에 세계선교연구센터 설립의 꿈을 이루지 못해 상당히 한이 맺힌다"며 "교회와 신학의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 예배와 선교로, 이 두 가지가 빠지면 교회의 존재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이 다시 사역을 재개한 것을 보며 하나님이 다른 방법으로 세계선교를 위해 일하게 하신다는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세계선교에 큰 일익을 담당하고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는 기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 대표 이대학 목사의 사회로 비전 나눔의 시간이 진행됐다.   ©이지희 기자

한편, 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본부(EWC KOREA)는 대표 이대학 목사, 사무국장 이승혁 목사, 연구 코디네이터 김성진 목사 등이 섬긴다. 이대학 목사는 칼빈신학교, 총신대 신학대학원, 총신대 선교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선교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선사북교회에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목회한 후 1997년부터 2014년까지는 GMS 몽골 선교사로 섬긴 그는"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조동진 박사님 은퇴 이후 중단된 한국의 동서선교연구개발원 사역을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며 "선교 역사, 선교 전략, 선교사, 선교사역 연구를 통해 현장과 이론이 접목된 총체적이고 전문적인 선교 연구 사역을 감당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선교사와 현지인 지도력 개발을 통해 전인적이고 균형 잡힌, 성경적이며 건강한 선교를 이루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사무총장 엄경섭 목사는 사역소개에서 "오래된 분들은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을 잘 알지만 요즘 젊은 분들은 잘 모른다"며 "한국 최초, 아시아 최초, 비서구권 최초의 선교훈련원으로 역사적으로 귀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 "도널드 맥가브란, 랄프 윈터, 피터 와그너, 찰스 크래프트, 폴 히버트, 루이스 부시 등 유명한 학자들이 이곳에서 강의했으며, 이은무 선교사, 김활영 목사, 강승삼 목사, 한정국 목사, 조용중 선교사, 이재환 목사, 정민영 선교사도 이곳에서 훈련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사만 훈련시킨 것이 아니라 이철 목사, 최자실 목사, 정필도 목사, 홍정길 목사, 김달수 목사, 하용조 목사 등 교회 지도자를 훈련시키고 선교운동에 동참시켜 한국교회 선교운동에도 큰 공헌을 했다"며 "1만 명 이상이 모이는 인도네시아 베델교회 제이콥 니후웨이 목사 등 비서구세계의 많은 선교 지도력도 훈련했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엄경섭 목사가 사역소개를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주요 사역 계획으로는 2016년 선교사, 타문화권 사역자, 교회 지도자를 위한 동서선교대학원(EWCICS)을 개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 중 아직 선교사를 활발히 보내지 않는 나라에 선교 훈련자를 보내 선교운동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선교 전문 서적을 영어, 한국어뿐 아니라 각 나라 언어로 출판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우리가 관심도 적고 힘든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아시아인의 관점에서 새로운 선교 모델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라며 "세계교회가 이를 보고 힌트를 얻고 도움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기호 대표는 한국 대표 이대학 목사(왼쪽에서 두 번째), 한국 사무국장 이승혁 목사(맨 왼쪽)에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지희 기자

이 외에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은 지난 1월 미국 이사회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올해 한국 이사회를 세우고, 미국에서 선교세미나와 동서 선교 지도자 서밋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시아선교협의회가 주최하는 필리핀 마닐라 제12차 선교대회(the 12th Convention, 2016년 4월 18~22일) 준비도 맡았다.

동서선교연구개발원은 이를 통해 앞으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선교 전략을 연구하고, 특별히 아시아권 비서구 선교 지도자 개발에 최선을 다해 21세기 세계선교운동을 위한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선교 리더 양성, 최신의 선교 연구, 출판, 선교 포럼 개최에 중점을 두고 사역하면서 교회, 선교협의회, 선교기관, 신학교와 적극 협력하고 있다. 한국본부는 이 사역에 기도와 재정, 재능 등으로 동역하는 후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문의 02-2636-8291)

▲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본부 사역자들이 특송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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