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3선의 유승민 의원, 정책위의장에 4선의 원유철 의원이 선출됐다.   ©누리TV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여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박계 유승민 의원이 이주영 의원을 19표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당대표에 이어 원내대표에도 비박계가 거머쥠으로써 향후 당청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한 결과 유승민·원유철 의원이 출석의원 149명 중 84표를 얻어 65표를 얻은 이주영·홍문종 의원을 19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날 경선에는 소속 의원 158명 가운데 14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장관직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자리했다.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전 원내대표는 경선의 중립성을 위해 투표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유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가진 인사말을 통해 "당내 생각 차이를 인정하면서 당이 깨지지 않고 대화와 소통을 할 수 있도록 김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잘 모시고 앞으로 험난한 1년을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박(비박근혜)' '탈박(탈박근혜)'계 의원으로 인식되는 것을 의식한 듯 "많이들 걱정하시지만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와 긴밀하게 진정한 소통을 하겠다"며 "무엇이 민심인지, 무엇이 더 나은 대안인지 같이 고민하는 가운데 공조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은 "대신 대통령도, 우리 청와대 식구들도, 장관들도 이제는 더 민심에 귀 기울여주고, 당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달라"며 "우리 함께 손 잡고 총선 승리를 반드시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 정무와 연락해 당정청이 더 소통해서 국정 주요과제를 논의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계파갈등과 관련해 "나부터 친박, 비박 등 계파에 관한 말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과의 러닝메이트로 이날 새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원유철 의원은 "민심을 받들고 민생경제를 살리고 서민을 보살피라는 준엄한 명령인 것 같다"며 "많은 의원들의 지도와 편달을 받아 새누리당이 명실상부 집권여당으로 국민신뢰를 회복하고 성공한 정부와 대통령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대표에 이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비박계가 거머쥠으로써 향후 당청관계가 원만하게 돌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청 간 역학 관계의 균형추가 급격히 당으로 쏠릴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 20%대로 급락하면서 40%대 초반인 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에서 비주류가 장악한 당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신임 원내대표가 경선 기간 내내 "당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발언을 거듭 강조한 점으로 미뤄볼 때 새 원내 지도부는 취임과 함께 청와대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원내 정당화 현상의 가속화로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는 가운데 '주류'가 집권 만 2년 차도 되지 않는 시점에서 원내대표를 '비주류'에 내준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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