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 공격이 강한 이라크를 맞아 슈틸리케호의 측면 수비의 중요성이 떠오를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의 호주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15 호주아시안컵 4강전을 펼친다.

이라크는 지난 22일 이란과의 8강전에서 3골씩을 주고받으며 화끈한 화력을 자랑했다. 종전 조별리그와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주요 득점 루트는 측면이었다. 끈질기게 이란의 측면을 물고 늘어지며 2골을 뽑았다. 나머지 1골은 페널티킥에 의한 득점이었다.

전반 56분에 터진 아흐메드 야신(오르베로)의 첫 골은 알라 압둘제흐라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에서 비롯됐다.

후반 42분에 나온 유누스 마흐무드의 헤딩골 역시 알리 두르감 이스마일(알 쇼르타)이 왼쪽 측면에서 때린 슈팅이 맞고 굴절된 것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슈틸리케호의 부동의 왼쪽 풀백 김진수(23·호펜하임)는 "이라크의 측면이 상당히 날카로웠다. 최전방 공격수 유누스 무하마드의 공격도 좋지만 측면에서 크로스가 와서 마무리를 짓는 장면들이 많았다"고 진단하며 대비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라크는 중원에서 패스를 뿌려 줄 야세르 카심(스윈든타운)이 경고누적으로 한국과의 4강전에 출전할 수 없어 더욱이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왼쪽 풀백 이스마일과 왼쪽 날개 압둘제흐라를 활용한 왼쪽 측면 공격이 활발한데 이는 한국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와 맞닿아 있다. 왼쪽에서 시도되는 크로스를 막고 역습시 빠르게 빈 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적임자로는 대표팀 맏형 차두리(35·서울)가 꼽힌다.

그는 지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때 폭발적인 드리블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로 손흥민(23·레버쿠젠)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 때 터진 남태희(24·레퀴야)의 결승골 역시 상대 오른쪽 측면을 허문 차두리의 발끝에서 탄생했다.

후반 25분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와 바통을 터치한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공격수 교체 못지 않은 효과를 누리며 답답했던 한국 공격에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같은 차두리 효과를 확인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라크와의 4강전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눈치다.

선발 카드로 차두리를 내세워 초반 이라크에 기선제압을 할 것인지, 후반 '슈퍼 조커'로 활용할 것인지 고민이다.

실제로 슈틸리케 감독은 시드니에서의 훈련 첫날 차두리에게 조끼를 입혀 오른쪽 측면에 세웠다. 25일 열린 공식 훈련에서는 차두리 대신 김창수가 조끼를 입었다.

차두리를 선발로 내세우면 공격에 있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체력이 문제다. 풀타임을 소화하기 힘들다. 차두리가 버티고 있는 시간 동안 결론을 내야 한다.

김창수를 후반에 투입시키면 차두리 투입 때와 달리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김창수는 공격보다 안정적인 수비에 무게감이 쏠린다. 수세의 상황에서 지키는 데에 적합하다.

경기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차붐' 차범근(62)이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호주를 찾은 것도 눈길을 끈다.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차두리가 맹활약을 펼쳐보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시드니(호주)=뉴시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아시안컵 #이라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