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탈북민들의 삶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탈북여성들의 삶은 그보다 더 힘겹고 고통스럽다. 이들을 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오일환 박사)가 "중국 내 탈북 여성 사역"을 주제로 제18차 정기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이다.

특히 한미라 박사(경기도 여성비전센터)는 "중국체류 탈북여성의 인권침해와 가족해체"라는 주제로 정치 사회학적인 접근을 했는데, 그는 북한인권정보센터, 한반도화해센터, (사)피난터, 국회인권위원회 보고서 등 재중 탈북여성과 그 자녀에 대한 자료들, 그리고 발표자가 심층면접 한 탈북여성들의 사례를 통해서 재중 탈북여성의 삶에 대한 이해를 살펴봤다.

탈북여성들은 중국에서 돈을 벌어 북한으로 돌아가고자 하였던 탈북 동기와는 달리 인신매매로 혼인 생활을 하게 되고 자녀를 출산하면서 중국에서 가족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송환정책으로 중국에서의 가정생활은 불안정해 지고, 신분위협을 피해서 중국내 도시지역으로나 한국으로의 이주 등 가족 해체와 가정파탄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한미라 박사는 "중국 정부가 탈북여성에 대한 강제북송 정책에서 전환하여 중국인 배우자와 혼인한 탈북여성과 그 자녀에 대한 안정적인 신분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탈북 후 중국에서의 인신매매, 강제북송 후 고문 등 탈북자의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국경지역에 탈북민 지원을 위한 일시 난민보호소와 같은 시설 설치도 요청된다"며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과 재중 탈북여성의 생활실태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그는 "조선족 재중 교포와 재중 탈북민이 중국에서 안정적인 생활터전을 갖고 한반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재중 탈북여성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지위를 부여해서 그들의 신변과 혼인생활, 자녀양육이 보다 안정적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중국 정부와 북한이 탈북자에 대한 강제송환정책을 중단할 것으로 촉구해야 하며, 탈북자에 대하여 난민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보호지원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더불어 "그동안 민간NGO와 중교단체에서는 탈북여성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생활지원을 하며 국제여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해 왔다"고 밝히고, "난민지위 확보하기 까지 펼쳐야 할 보호지원책으로는 NGO와 민간종교단체들이 탈북여성들에 대한 은신처 제공 및 생활지원을 해왔고 한국행을 돕는 중간역할을 했다"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데에 민간단체들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들이 무엇인지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통일학회가 29일 사랑의교회에서 탈북여성을 주제로 제18차 정기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공동취재단

이장형 교수(백석대)는 "중국내 탈북 여성 문제(위기)에 대한 기독교윤리학적 접근"을 펼쳤다. 그는 ▶교회 공동체에서의 의도적이며 지속적인 통일교육과 설교의 필요성 ▶통일 교육, 탈북자 문제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 촉구를 위한 기독교계 매스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 ▶중국 선교의 전향적 변화가 중국내 탈북자들의 문제 해결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것 등을 주장했다.

조남해 박사(총신대)는 "하갈 기사에서 얻는 교훈"을 주제로 성경신학적인 접근을 펼쳤는데, 그는 "탈북여성들이 처해있는 열악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자칫하면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서 원망과 분노에 휩싸일 위험성이 있다"면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주체는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보다 근본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

노인수 변호사(학회 이사)는 "재중 탈북여성의 인권보장을 위한 법률적 접근"을 이야기 했다. 그는 ▶재중 탈북자에 대한 중국 법률이나 조약 혹은 중국공산당의 방침 등을 연구하고 자료를 축적하고 출판을 하는 law-tower가 필요하다 ▶사례를 축적하여 명분을 모으고 그 과정에서 중국 정부를 설득하고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평소 재중 탈북여성 등에 대하여 소송주체를 형성하여 탈북자 보호 매뉴얼을 만들어 두자 ▶일을 하는 주체를 정해야 한다 ▶중국에 대하여 탈북자 몫의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한국이 탈북자 보호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우리 법제상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 등을 주장했다.

한편 29일 사랑의교회 사랑아트홀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논찬자로 조은식 임상순 유은희 정대진 박사 등이 수고했고, 개회예배 설교는 이재명 목사(사랑의교회 이웃사랑선교부)가 전했다.

오일환 회장(보훈교육연구원장)은 "재중 탈북여성의 인권문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대회사를 통해 "여성들은 탈북 이후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탈북과정에서부터 인신매매의 함정에 빠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폭로하고, "심지어 탈북여성들 가운데 상당수는 북한에 강제송환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인신매매 상들에 의해 중국 남성에게 팔려가는 것을 감수하고 있지만 노예나 다를 바 없는 운명에 처한다"면서 "감시 또는 감금 상태에서 노동력을 갈취당하거나 '성노예'로 전락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이들에 대한 인신매매를 비롯한 각종 인권유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먼저 탈북여성들을 근원적으로 두렵게 하고 인신매매 단이나 중국인 남편들이 악용할 수 있는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막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우리 정부가 인권을 중시하는 서방국가들의 협력을 구하는 한편, UNHCR과 보조를 맞춰 국제법상 책임을 지지 않는 중국으로 하여금 인권적·인도적 차원에서 재중 탈북여성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외교력을 적극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가 몇몇 선교단체에게만 재중 탈북여성 문제를 맡기지 말고, 이제 주요 북방사역의 하나로 삼아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하고,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서는 세계교회는 물론, 나아가 중국교회와도 협력을 적극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시민사회 역시 더 이상 재중 탈북여성 문제에 눈 감아서는 안 될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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