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 편차를 2대 1로 줄이라는 헌법재판소(헌재) 결정으로 독립선거구 지위를 잃을지 모를 위기에 처한 충북 남부3군(보은·옥천·영동)의 인구수가 부족해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북도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전국 246개 국회의원 선거구 가운데 인구 상한선 초과 37곳, 인구 하한선 미달 25곳 등 '불부합 선거구'는 62곳이고 이 속에 충북 8개 선거구 중 유일하게 보은·옥천·영동이 포함됐다.

9월 말 현재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의 인구는 13만7257명으로 헌재가 제시한 인구편차 2대 1 기준을 적용한 인구 하한선(13만8984명)에 1727명 모자란다. 공무원 주민등록 옮기기 등 인구증가 시책을 편다 하더라도 최근의 남부3군의 인구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선거구 재획정 시한(내년 12월 말)까지 하한선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충북도는 내년 말 남부3군의 인구는 13만6835명으로 9월 말 기준 인구보다 422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고 30일 밝혔다. 2009년 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약 5년간의 인구 증감률을 토대로 예측한 것인데, 이게 현실이 되면 남부3군의 독립선거구 지위는 잃게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도와 남부3군은 다각도로 대책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27일 학계·법조계 등 전문가 11명을 집무실로 초청해 '국회의원 선거구 관련 자문회의'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당장 독립 선거구 지위를 잃을지도 모를 남부3군을 위기에서 구해보자는 데 인식을 함께하긴 했다. 현행 선거구 제도가 유지되는 한 인구를 늘리는 방법 외에는 묘책이 없다고 보고 내년 6월까지 인구 늘리기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펼쳐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귀농·귀촌 지원책을 강화해 수도권 등지에서 인구를 유입하는 방안, 남부3군 향우회를 중심으로 가칭 '고향으로 주민등록 옮기기' 운동을 벌이는 방안, 영동대와 충북도립대(옥천군)의 기숙사를 확충해 대학생 인구를 늘리는 방안 등이 나왔다.

이참에 선거구 획정 시스템을 바꾸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처럼 지역대표성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인데, 직능·직업별로 나누는 비례대표 배정 기준을 '지역'으로 바꾸자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상원제를 모방하자는 얘기다. 이른바 '비(非)인구적 요소'를 가미하게 되면 수도권보단 지방에, 특별·광역시보다는 면적이 넓은 광역도에 비례대표가 더 배정될 것이란 논리다.

최정옥 충북도 안전행정국장은 "지역구 의석 8석을 지켜내고 권역별 비례대표 3명을 확보한다면 충북지역 국회의원을 8명에서 11명으로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앞으로 정치권·시민사회단체 등 범도민 역량을 모아 입법촉구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헌재의 결정에 따라 정치권은 내년 12월 31일까지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현행 3 대 1에서 2 대 1 이하로 선거구를 다시 획정해야 한다. 새 선거구는 2016년 4월13일 실시하는 20대 총선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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