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여성연합회 사회선교위원회가 교회여성세미나를 개최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5일 오후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사회선교위원회가 주최하는 교회여성세미나가 '여성 삶의 권리적 측면에서 바라본 핵 문제'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이화여대 기독교학부 장윤재 교수는 '신학적 측면에서 본 핵과 방사능: 탈핵운동과 파수꾼의 영성'을 주제로 발제하며 "핵의 시대는 현대판 선악과 사건이다. 선악과는 인간에게 제왕처럼 다 해도 좋다고 완벽한 자유를 주셨는데 한 가지만 지켜라 하는 하나의 경계석, 표지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며 "이 동산이 네 것이 아니라 주인은 나라는 것을 의미하며 네 개인 소유가 아니니 다른 피조물과 평화롭게 공존하며 내 사랑을 나눠주는 청지기로 지었다는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언제까지 2인자로 살래' 하는 뱀의 유혹(창 3:5)이 있었다. 신처럼 되보라는 얘기였다"며 "그 후에 하나님은 아담을 부르시며 '네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신다. 이것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물은 첫번째 질문으로 아담이 어디 숨었는지 몰라 물으신 것이 아니다. 지정학적 장소나 물리적 위치를 물으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있어야 할 '신학적 자리'를 물으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한계선을 받아들이고 자연과 신과의 관계에서 견지했어야 하는 '관계적 자리'를 물으셨던 것이다. 당연히 있어야 할 자신의 자리에서 벗어나 신이 되고자, 즉 소유주가 되고자 했던 탐욕의 인간에게 본래 있어야 할 인간의 자리가 어디냐고 묻고 계신 것이다"고 해석하며 "핵을 통해 이 세계의 지배자가 된 줄로 착각하고 끝도 없이 오만해진 우리를 향해 하나님은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하나님의 한 피조물로서 다른 피조물과의 더불어 살기를 거부하고 신처럼 군림하고자 하는 인간의 문제다. 오만해진 인간을 겸허한 청지기로 불러내는 그 운동이다"고 말했다.

▲장윤재(사진 가운데)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그러면서 그는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게 핵발전소를 관리할 수 있다는 '기술적 오만'에 젖어 있었다. 그리고 절대로 10미터 이상의 지진해일은 오지 않는다고 장담하고 후쿠시마에 핵발전소들을 지었다. 하지만 17미터의 지진해일이 그 곳을 덮쳤다"며 자연을 완벽하게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바로 오만이었다"고 했다.

장 교수는 "과학기술의 영역에는 흑백이 판단되지 않는 회색의 영역이 있고 또 사고가 나서야 처음으로 위험성이 명확이 드러나는 것도 있다. 그러므로 핵발전과 같이 위험한 과학기술을 다룰 때 발생하는 회색의 영역에 대해서는 희망적인 관측에서 '희다'(안전하다)라고 추정하지 말고 최악의 사태를 고려하여 '검다'(위험하다'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그것이 기술적 오만에서 벗어나는 길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과학은 절대적 진리가 아니다. 과학은 종종 상업적인 이해곤계에 얽힌 편파적인 지식일 수 있다"며 "그러므로 논란이 많고 특히 전 사회적인 안위가 걸린 사안에 대해서 과학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실로 원자력은 전대미문의 힘(power)의 상징이다"며 또한 "그것은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국가들에게 욕망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다. '절대 권능'에 대한 금단의 유혹이다"고도 표현했다.

또한 "하나님이 지으시고 사랑하신 모든 지구 생명체를 멸절시킬 수 있는 '사망의 권세'(시편 49:15)라고 요약한다. 그래서 핵과 기독교 신앙은 양립할 수 없다"며 "생명의 가치를 가장 소중히 하는 어떤 종교와는 절대 양립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핵발전은 탐욕을 위해 살생을 저지르는 것과 같다"며 "그러므로 생명과 평화를 가르치는 종교를 믿으면서 동시에 핵무기를 지지하거나 핵발전을 옹호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울리히 백(Ulrich Beck)은 우리가 사는 '위험사회' 안에 '제도화된 무책임성'이 만연하고 있음을 고발한다. 오늘의 위험사회 속에서는 어느 누구도 위험에 대해 독자적으로 책임질 수 없고 전문가가 될 수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대학과 언론, 특히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비판적인 지성과 종교적 영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서적으로 보면 이 역할은 파수꾼의 역할이다. 파수꾼은 사람들이 '평안하다, 안전하다'고 거짓 평화와 거짓 안보를 이야기할 때에 위험을 알려주는 존재다"며 "그것은 만약 우리가 이 파수꾼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하나님께서는 그 죄를 파수꾼의 손에서 찾으시겠다는 말씀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핵운동은 크리스천들에게는 생명과 평화로 들어가는 가나안 운동이고 신앙운동이다"며 "모든 피조물과 함께 탄식하시는 성령께서는(로마서 8:22) 온 생명의 안녕과 안전을 위해 앞장서 일하고 계신다. 이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핵으로 오염되고 파괴되는 당신의 창조세계 앞에서 우리를 일꾼으로 부르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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