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다사랑카페에서 월드디아스포라포럼이 차세대 사역 전문가들을 초청해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차세대 사역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무브먼트를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지희 기자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한국교회의 미래인 차세대 사역의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위기의 차세대 사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안 논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을 위한 차세대 사역 무브먼트(운동)를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월드디아스포라포럼(WDF)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연지동 다사랑카페에서 '한국교회 차세대 대안창출 및 실천'을 주제로 차세대 포럼을 진행했다. 패널로는 고은식 브리지임팩트 공동대표, 김경덕 사랑의교회 교육위원회 담당 목사, 김용재 다세연 대표, 김유준 연세대 교수, 류의근 신라대 교수, 백문기 문화사역연구소 소장, 이동복 다음세대선교회 대표, 이지원 다음세대행복연구소 목사, 장영백 건국대 교수, 정명진 안산동산고 교목, 홍원용 안산동산고 교장, 함승수 영락교회 학원선교부 담당 목사, 오상철 WDF 국제대표, 박성철 WDF 총무 및 관계자 등 교회, 선교단체, 학교, 교회교육 전문단체 등 다양한 차세대 사역 현장의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6~7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차세대 포럼 싱크탱크'를 올해 안에 조직하고, 한국교회 내 차세대 사역 무브먼트를 확산시키기로 합의했다. 특히 포럼에서 논의한 주요 대안들을 몇몇 교회에서 우선 적용, 실천하여 결과를 얻고, 이를 한국교회에 알려 운동을 더욱 힘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총무 박성철 희망의교회 목사는 "이번 포럼은 지난 7월 한국교회 위기에 대처하는 대안 창출을 위한 1차 포럼의 후속 행사"라며 "일회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사역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실천, 재평가를 통해 한국교회 내 실종되어 가는 차세대 사역 운동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철 목사는 "차세대 사역 대안들을 실천하여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국제대표 오상철 연세대 글로벌신학대학원(GIT) 겸임교수는 "한국교회가 차세대 사역자들을 섬기고, 차세대 사역에 관심을 가진다면 훨씬 더 부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인풋(input)에 비해 아웃풋(output)이 없는 가운데, 차세대 사역 대안들을 실천하여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영백 교수는 이날 칼릴 지브란의 말을 인용하여 "우리는 활이고, 아이들은 화살"이라며 "활이 구부러져야 화살을 쏠 수 있는 것처럼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손에 당겨져 구부러지고, 흔들리지 않아야 우리 아이들이 똑바로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세대(30년)인 30대까지를 차세대로 볼 수 있는데, 특히 4세에서 14세까지는 가치관, 세계관이 완성되지 않아 복음을 좀더 쉽게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영백 교수는 차세대 사역 문제와도 직결된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자녀 가정에 다양한 사회보장혜택과 장학금 같은 실질적인 혜택을 반드시 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성공에 대한 개념 정립, 가족예배의 회복 등을 차세대 사역의 대안으로 제안했다.

한편, 차세대 사역을 활성화하려면 차세대 사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과 풍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유준 교수는 "아무리 헌신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성인 목회를 하지 않으면 사역자로 여기지 않는 한국교회 풍토가 가장 큰 문제"라며 "신대원에서부터 차세대 사역은 목사안수 과정으로 인정이 안 되며, 목사안수를 받으면 차세대 사역을 내려놓고 교회 사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역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차세대 사역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면 교단 신학교에서부터 관련 강의가 개설되고, 목사안수 과정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없으면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을 위해 지속적으로 사역하는 사람을 세울 수 없다"며 "그러면 결국 차세대 사역은 헛돌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고은식 목사도 "교회학교 교사들이 주눅이 드는 이유가 교회에서 인정 받지도 못할 뿐 아니라 교사들의 열정이 부족해 차세대 사역이 어렵다고 보는 일부 교인들 때문이었다"며 "교회가 자괴감과 죄의식에 빠진 차세대 사역자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이들을 격려하고 품어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신앙 교육을 위해 가정과 부모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경덕 목사는 "전 세계적으로 주일학교가 약해지고, 전반적으로 재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 가운데 가정과 부모와의 파트너십 없이 차세대 신앙 교육은 불가능하다는 겸손한 선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1주일에 한 시간 정도의 예배로는 신앙 교육에 한계가 있다"며 "신앙 교육을 교회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주도권을 주일학교와 가정이 함께 나눠 가정에서도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는 이를 위해 주일 이외의 날에 가족단위 예배, 세대 연합예배 등을 드릴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이동복 목사는 이날 "14년 동안 차세대 사역을 하면서 '십자가 복음'만이 아이들을 살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십자가 복음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중 하나가 자기주도형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그는 "강력한 말씀의 빛이 들어가지 않으면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며 "수동적으로 설교를 듣고 은혜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말씀을 나누고 정리한 후 집중적으로 기도해 주니 사람들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가정에서도 신앙 교육이 이뤄지려면 "부모부터 말씀을 묵상하고 큐티를 해야 한다"며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을 데리고 예배 드리는 것이 힘든데, 5분 정도의 짧은 교육 동영상을 함께 보면서 소감은 나눈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세대선교회는 현재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큐티, 말씀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교육 동영상도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교회가 차세대 사역지 중 특히 학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관심을 모았다. 이어 학교를 비롯해 차세대들이 모이는 현장으로 들어가 소통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정명진 목사는 "아이들은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가정과 교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며 "학교는 굉장한 선교지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원용 목사는 "안산동산고는 과거 교회 지원 학생의 70%가 기독교인이었으나, 10년 전부터 비율이 떨어져 지금은 50%가 기독교인"이라며 "졸업 즈음에는 명목상 기독교인 70%, 교회에 다니지 않아도 예수를 믿는 학생 10% 등 80%가 기독교인인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대한민국 중고등학교에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하고 지원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그렇다고 학생들을 학교에서 자꾸 끌어낼 것이 아니라, 사역자가 현장 속으로 찾아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교회가 3~5년이면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바뀌는 공립학교의 주인이 되어 차세대 지도자를 세워야 한다"고 그는 전했다.

이 외에도 차세대 사역자들의 삶부터 회복돼야 진정성이 통하고, 다음 세대를 변화시킬 힘도 나온다는 주장, 타문화권 사역과도 종종 비교되는 캠퍼스 사역을 위해 중대형교회가 각 캠퍼스에 사역자를 파송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 생활기록부처럼 차세대들의 신앙생활기록부를 만드는 방안, 교회 내 전문인들의 전문성을 차세대 사역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 지속적이고 깊은 차세대 멘토링, 중대형교회가 미자립교회의 교회교육 자료 및 교사를 지원하는 방안, '놀토'를 잘 활용하는 교회교육 방안 등이 논의됐다.

WDF는 11월 말에서 12월 초에는 닐 콜 박사가 주창한 대안교회(Organic Church, 오가닉 처치)를 주제로 한국교회 실천 대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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