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최근 문∙이과 통합교육 시행으로 수학의 난이도를 낮추자는 목소리가 높다. 수포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해 교과 학습량과 평가 수준을 조절하고 사고력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서점에 나와있는 수학과 관련된 책들도 수십여 종에 이른다. 대부분 수학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수학에 흥미를 붙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이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수학을 재미있는 생활 속 학문으로 여길 수는 없을까. 조경희 시매쓰 수학연구소 소장은 "예전에는 한정된 시간에 유형화된 문제를 누가 더 많이 풀어내느냐가 중요했지만, 지금의 수학은 개념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학습했는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수학개념과 원리를 알아가는데 있어 구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교구를 활용하면 수학에 대한 흥미가 배가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나 학원에서도 원활한 수업과 흥미유발을 위한 수학 교구를 활용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유아나 초등 저학년뿐만 아니라 초등 고학년 이후에도 구체물의 활용이 수학적 사고력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수학 개념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수학교구를 알아본다.

■ 여러 수학 교구 활용 방법

'숫자보드'는 100까지 수가 나와 있는 수 배열판으로 수 세기, 수의 배수 익히기, 수 연산 활동 등 수의 기본 개념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할 활동을 할 수 있는 수학 교구다. 단순한 수 세기 활동에서 벗어나 보드판을 이용해 수와 연계된 게임을 하거나 숫자 패턴 만들기 활동을 하며 놀이처럼 수를 익힐 수 있다. 다른 색깔의 타일을 이용해 수를 이용한 패턴이나 규칙 찾기, 통계자료 활용 등 수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조노돔은 수학뿐만 아니라 첨단 공학이나 미술, 자연 과학고 관련된 구조 및 기하학적 형상을 탐구하기 위한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조노돔'은 기하학 용어 ZONOHEDRA(평행다면체)와 건축용어 돔(DOME)의 합성어로, 작은 구 모양의 연결체와 막대모양의 연결봉으로 이루어진 수학 교구다. 연결 봉을 연결체에 끼우며 2차원, 3차원 모델 등 다양한 형태를 만들며 이론과 원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노돔은 수학뿐만 아니라 첨단 공학이나 미술, 자연 과학고 관련된 구조 및 기하학적 형상을 탐구하기 위한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조노돔과 같이 여러 형태의 도형을 만들고 싶다면 빨대를 잘라 연결하여 만들어 볼 수 있다.

'블로커스'는 여러 개의 정사각형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4가지 색깔 블록을 이용한 영역 경쟁 게임도구다. 자신만의 영역 확보를 위한 경쟁으로 상대의 수를 읽고 판세를 읽는 능력을 요구한다. 복잡하진 않지만 게임의 규칙을 잘 지키고 활용해 가며 게임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전략을 짜는 문제해결력이 요구되고, 제한된 수의 블록을 활용해 영역을 확보해야 하므로 공간인지능력도 기를 수 있다.

■ 주변에 보이는 사물이 수학 교구로 변신

시중의 교구세트에 들어있는 내용물 하나하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많은 것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도 교구를 만들 수 있다. 공깃돌, 주사위, 여러 가지 상자, 마분지로 만든 숫자 카드, 구슬, 동전, 색종이 등 교구는 우리 주변에 무궁무진하게 널려 있다.

특히 집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들은 수학 교구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것들이 많다. 거실과 방안에서는 달력, 시계, 가위, 도화지, 여러 가지 색깔의 집게, 칠판, 자석 버튼, 클립, 색연필 등이 있고, 부엌에서는 계량컵, 저울, 젓가락, 다양한 그릇, 콩을 비롯한 각종 곡식과 바느질 상자에 있는 단추들도 있다. 모두 수학 개념 이해를 이해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학습을 위한 교구는 아이들 주변의 사물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창의성을 키우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손가락, 발가락 등 신체 일부도 길이 감각, 오차, 어림에 대한 개념을 습득할 수 있는 훌륭한 수학 교구가 될 수 있다.

■ 교구 활용 주의점

교구를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잘못된 개념을 심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책, 공책, 사진, 달력 등을 보여주며 이런 것이 사각형이라고 가르칠 수 있다. 이때 아이들은 자칫 네모 반듯한 것, 즉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만 사각형으로 오해할 수 있다. 찌그러진 사각형은 사각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드시 교구 활동 뒤에는 개념이나 원리를 이해하는 추상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령 철사 또는 실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 사각형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한 후에 아이와 사각형이란 어떤 것인지 따져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각형은 4개의 각과 4개의 직선으로 이루어진 도형이라는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 개념화와 추상화를 거치지 않은 교구 학습은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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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수학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