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목사(공주세광교회 담임)   ©공주세광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양지 목사가 전공하지 않고 활동하는 것이 꽤 있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고 과거 10년 동안 찬양대 지휘를 하고 테너활동을 한 바 있다. 최근에는 역사를 전공하지 않고 총회와 공주기독교 역사위원장을 하고 있다. 관심과 취미와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 절대로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평화통일 강사활동으로 바쁘다. 역시 전공도 하지 않은 채 열정과 일제하에서 조국의 독립운동이 애국운동이었다면 군사독재 시절에는 민주화운동이 애국이었고, 지금 분단조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통일운동이 가장 절실한 애국운동이라 믿어서 신념을 갖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다.

그래서 맡은 직분도 많다. 노회에서는 통일 및 사회위원장직을 4년 째 맡고 있고 대전충남에서는 목회자정의평화운동에 이어서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공동대표와 우리겨레하나되기 대전충남운동본부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12년에는 대전에서 통일교육을 받고 정식으로 통일교육 강사증도 받았다.

그러다보니 종종 평화통일교육 세미나를 인도한다. 금년에는 정말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 6월에는 2시찰에서 연 3회째 평화통일세미나 강사로 강의했고 7월에는 대전 5,6시찰대회 강사로, 서울 총회 평화통일 월요 기도회에서도 설교를 하였다.

6월에는 6.15와 6.25 민족화해주일이 있었고, 7월에는 7.4남북공동성명 42주년과 7월 7일에 총회 평화통일월요기도회가 있었다. 양력이었지만 견우와 직녀가 까마귀와 까치들이 놓은 오작교에서 1년에 1번씩 만난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는 칠월칠석날이었다. 음력 칠월 칠일이 되면 견우성과 직녀성이 가까워지는 자연현상의 관찰에서 생겨난 이야기지만 우리 남북도 함께 만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남북이 만나려면'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남과 북이 갈라진지 69년, 휴전상태로 지내온 지 61년, 오늘 우리는 남과 북이 함께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한글을 쓰고 같은 민족으로 반드시 만나야 한다.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겔 37:15- 17)

7.4남북공동성명은 통일문제 해결과정에서 견지해야 할 근본 원칙인 자주 · 평화 · 민족대단결의 3대 원칙에 대해 남과 북이 합의하였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남과 북은 이 원칙을 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재확인하였고,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는 내용적으로 3대 원칙을 포괄하면서, 7.4남북공동성명은 이후 남북 간 합의에 시금석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7.4남북공동성명 발표 42년을 맞이하는 지금의 남북관계는 너무나 암울하고, 긴장의 연속이다. 2008년을 기점으로 대북정책이 강경해졌고, 정부 당국자간 회담은 물론 교류협력도 급감했다. 남북경협과 민간교류의 상징이었던 금강산관광은 6년째 중단된 상태고, 군사적 갈등은 고조되어 있다. 42년 전 합의한 통일원칙은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남북관계가 거꾸로 가면서 이산가족을 비롯한 국민들의 분단고통은 가중되고 있는 반면,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은 실익을 챙기고 있다. 5.24대북제재 조치는 대북경협에 나섰던 우리의 중소기업을 고사시킨 반면, 북중, 북러간 경제협력을 강화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남북 간 최초의 역사적 합의인 7.4남북공동성명의 원칙을 상기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 특히 대북제재를 중단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7.4남북공동성명을 비롯한 모든 남북 간의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막연히 통일을 부르짖지 말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며 통일을 향하여 나아가야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통독의 상징도시인 드레스덴에서 평화통일 기반조성을 위한 대북 3대 제안을 발표했다.한발 더 나아가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스스로 위원장이 된다고도 했다. 그런데 왜 북한에서는 코로 등댈까?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 10년 동안 남북은 상당히 가까워졌었다. 6.15공동선언에 이어서 10.4 선언에 이르기까지 개성공단과 남북한 철도의 연결과 도로망 구축 등 실질적인 교류협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었다. 그러던 것을 정권이 바뀌더니 남북의 정상이 공동선언한 내용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각자의 갈 길로 치달았다. 그 결과가 남북대결로, 작년 봄엔 전쟁직전까지 갔었다.

남북은 만나야 한다. 그 대안이 로마서 12:14-21에 자세히 나와 있다. 화해 협력정책의 기초가 되는 말씀이다.

1) 네가 직접 원수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겨라(화해정책).
2)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르거든 마실 것을 주어라(협력정책).
3)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겨라(변화, 개방정책).
4)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평화정책).

우리는 성서로 돌아가야 한다. 일찍이 우리 주님은 말씀하시기를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태 5:9)라고 말씀하셨다. '화평케 하라'는 말씀은 단순히 평화를 사랑하는 정도를 넘어 'Peace-Maker' 즉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모든 사람과 화목하라는 말씀은 평화를 지향하고 평화를 몸으로 살라는 말씀이다.

이제 우리는 결단해야 하겠다. 우리의 이 기도가 모아져 마침내 조국의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이자 곧 세계평화를 이루는 길이다. 우리가 주님의 말씀대로 민족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 이 땅에 진정한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자.

기장총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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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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