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와 에녹(Elijah and Enoch)ㅣ17세기 이콘(icon)ㅣ사녹역사박물관(Historic Museum in Sanok), 폴란드

성경의 최대 기적은 신이 아닌 인간이 자기 삶을 사다가 어느 날 죽지 않고 하늘로 들리어 올라갔다는 기사이다. 에녹과 엘리야, 이 두 사람만이 산채로 승천했다는 것이다.

우선 폴란드의 사녹 역사박물관에 있는 <엘리야와 에녹>이라는 17세기 이콘을 보면서 이 성경역사 속의 신비로운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이콘 속의 좌측에는 황토 빛 옷을 걸친 에녹이 머리 주위에 후광을 두른 채 태초의 푸른 동산 앞에 앉아있고, 우측에는 붉은 색 선지자 복장의 엘리야가 말년에 기도하던 호렙산 동굴 어귀에 앉아있다. 두 사람의 이름은 이콘 위쪽과 두 사람 옆에 명문으로 적어 놓았다. 엘리야 무릎에는 이 이야기가 기록된 성경이 놓여있으며 에녹이 왼손으로 그 성경을 가리키고 있다. 동굴 위에는 그릿 시내 가에 있던 엘리야에게 떡과 고기를 나르던 까마귀가 날고 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의 예언자 850명과 대결하여 승리를 거두고 비를 내리게 한 위대한 예언자이다. 예수님이 변화산에서 기도하실 때에 죽은 지 오래된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와 함께한 모습을 보고 제자들이 심히 두려워 했던 일도 있다.(마 17:1-8)

구약성서 마지막 장에서 말라기 선지자는"보라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내가 선지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라"고 예언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유월절 저녁상에 쓴 나물과 함께 엘리야의 잔에 포도주를 부어놓고 밤새도록 엘리야 오시기를 고대하며 창문을 열어놓고 기다린다.

이런 위대한 선지자 엘리야의 승천장면은 영화 속 한 장면같이 생생하다. 스승인 엘리야와 함께 요단강 가를 거닐던 엘리사 앞에 홀연히 불타는 수레와 불말들이 나타나 스승과 자기 사이를 갈라놓더니 엘리야가 자기 눈앞에서 회리바람을 타고 승천하는 모습을 목도하였다. 그는 놀라 소리쳤다. '엘리야의 하나님은 어디 계시나이까?'

현대에 사는 우리도 반드시 놀라고 소리쳐야 할 일이다.

불병거를 타고 승천하는 엘리야(Elijah taken up in a chariot of fire)ㅣ쥐세페 안젤리(Giuseppe Angeli)ㅣ1740-55ㅣOil on canvasㅣ워싱턴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에녹은 아들 므두셀라를 낳은 후 삼백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다가 하나님이 그를 데려 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고 간단하게 기술하고 있어 큰 관심 없이 넘어가기 십상이다.

그러면 어떻게 에녹은 인류최초로 하나님과 300백 년 동안이나 동행하다가 휴거(들려올림)할 수 있었을까?

그 신비의 한 자락을 성경은 우리에게 귀띔 해주고 있다.

창세기 5장의 아담의 계보를 보면 누가 누구를 낳고 '몇 세를 살다가 죽었더라.'고 기록되어있다. 그러나 에녹의 족보기록은 특이하다.

"에녹은 65세에 므두셀라를 낳았고 므두셀라를 낳은 후 300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자녀를 낳았으며 그가 365세를 향수하였더라.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 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창세기5:21-24)

죽었다는 말이 없이 하나님과 동행하다가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셨다고 기록되어 있다.에녹이 죽지않고 하늘로 올라간 이야기는 신약성경에서 더 구체적으로 기록되어있다.

히브리서에서는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기웠으니"라고 하였으며 "에녹은 하늘로 옮기우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다"고 하여 동행과 휴거의 원인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 밝히고 있다.

그런데 에녹은 어떻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였을까? 이에 대하여 유다서에서는 그가 세상 끝 날에 "경건치 않게 행한 모든 경건치 않은 일과 또 경건치 않은 죄인을 정죄하는" 심판을 예언하며 살았다고 밝히고 있다.(유다서 1;14-16)

하늘로 들리어 올라가는 에녹(Enoch translated into Heaven)ㅣ제럴드 멀더 호잍(HOET, Gerard MULDER)ㅣ 1728년ㅣ"성서인물" 동판화(Engraving, Printed in "Figures de la Bible")ㅣ헤이그(The Hague)

에녹은 무슨 심판에 대하여 예언을 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동행하는 삶을 살았을까?

에녹은 65세에 므두셀라라는 이름의 아들을 낳았다.

이 이름은 하나님이 지어준 이름이다. 히브리어로 '므두'는 '심판하다 또는 보내다'이고 '셀라'는 '그가 죽을 때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므두셀라'는 그가 죽으면 심판이 온다.'는 의미다. 즉, 에녹은 아들 므두셀라가 죽는 날에는 이 땅에 심판이 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실제로 계산해 보면 므두셀라가 969세를 살고 죽은 해는 그의 손자 노아가 600세가 된 해로서 대홍수 심판으로 노아의 가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멸망한 해였다. (창세기 7:11)

이러한 종말을 예감한 그는 죄인의 심판과 종말이 임박했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예언하며 하나님과 300년 간 동행하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산채로 천국으로 승천한 사람은 정녕 에녹과 엘리야 두 사람 뿐인가?

아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재림이 신약성경에만 331번이나 언급된 분명한 사실이며 주의 재림 시에는 성도들도 승천하게 된다고 약속하셨다 .성경은 예수 재림을 역사의 클라이맥스인 동시에 마지막 종점을 이루는 한 사건으로 소개하고 있다.(주 1)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로 친히 하늘로 좇아 강림 하시리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이 먼저 일어나고 우리 살아남은 자도 저희와 함께 구름 속으로 끌어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리니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살전 4:16-17)

엘리야와 에녹이 승천하는 모습을 그린 성서화를 감상하면서 세상 종말의 때에 나의 모습이 되기를 상상하며 소망한다.

주1) 성경으로 돌아가는 길잡이 제13호, 2013. 생애의 빛 선교 센터. p.6.22)

■ 강정훈 교수는...

강정훈 교수는 19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뉴욕 총영사관 영사(1985~1989)를 거쳐 조달청 외자국장, 조달청 차장(1994~1997) 등을 지내고 1997~1999년까지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행정학박사(연세대·서울대 행정대학원·성균관대학원)로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2004~2005),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신성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2003~2008)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 '영천의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통해 다양한 성서화와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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