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내린 102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쏟아진데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GDP) 부진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자 1,020원 선이 무너졌다. 한때 환율이 1,017.1원까지 저점을 기록하자 외환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대거 들어오며 환율은 다시 상승했다.

장중 환율은 달러당 1,023.5원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내려갔지만 1,020선은 끝까지 지켰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달러가 넘쳐나고 있는 중에 무역수지 흑자행진이 원화강세에 중요 변수라고 지적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무역수지가 53억4천9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무역 흑자는 수출의 대가로 받은 달러화가 수입의 대가로 치른 달러화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2012년 2월 이후 28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세우게 됐다.

무역 흑자로 국내에 초과 공급된 달러화를 수출업체들이 원화로 바꾸려고 외환시장에서 팔아치우면 달러화 공급과 원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수출입분야의 실물경제 뿐 아니라 금융에서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달러가 물밀듯 밀려오고 있다. 한국시장이 신흥국 중 안정된 투자처로 각광받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1조9천5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4월에 이은 2개월째 순매수 행진이다.

이외에도 거주자 외화예금 규모가 크고, 부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하락하는 점도 원화강세에 영향을 주고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시장에서도 외환당국의 환율방어를 가정해도 원달러 환율은 1,01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본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6월은 5월과 더불어 계절적으로 수출이 잘 이뤄지는 시기"라며 "환율이 곧 1,010원대로 재진입하고, 1,000원도 가시권에 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연구소 관계자도 "1000원선으로 내려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일시적으로 세자릿수 환율을 기록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화강세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IB) 중에서는 웰스파고,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이 올해 안에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로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IB들의 환율 전망 평균치는 오는 2015년 달러당 1038원, 2016년 1002원, 2017년 985원, 2018년 978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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