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대표)   ©기독일보 DB

신학자들의 대사회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샬롬나비(대표 김영한)가 "6.4지방선거에서는 도덕적인 책임감을 지닌 인물을 뽑아야 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먼저 "6.4지방선거는 사회개혁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도덕적인 책임감을 지닌 인물이 선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념이나 정파적 이익이나 지방색을 배제한 공정선거가 되어야 하고, 무책임한 포퓰리즘은 배격되어야 하며, 한국교회 신자들은 지자체를 위해서 기도하며 선거에서 바른 투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6.4지방선거에서는 도덕적인 책임감을 지닌 인물을 뽑아야 한다.]

6·4지방선거가 가까이 다가왔다. 이 선거에서 시도지사와 시도교육감 각 17명을 비롯하여, 지자체를 4년간 이끌 기초단체장들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로 인해 그 성격이 특별하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위기를 드러내주었고, 각 영역의 지도자들의 인물됨이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선장의 무능력과 무책임, 초동대응과 적절한 구조작업의 실패로 화를 키운 해경의 무능력과 비리,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유병언 일가의 상상을 초월하는 탐욕과 비리와 불법, 관료사회에 뿌리내린 검은 유착관계, 엄청난 재난을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비판을 자초한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보면서, 국민들은 각 영역의 지도자들의 무책임과 무능력이 공동체를 위기를 몰아넣을 수 있는지를 보게 되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이후의 정국으로서 한심스럽고 안타깝기 그지없었던 정부의 무능에 대한 심판이 강하게 드러나는 선거가 되리라 예측된다. 세모와 연관된 그 회사가 그렇게 급성장한 배경이 김대중 정부로까지로 소급되고 공직사회의 부패와 비리의 적폐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의 사태는 현 박근혜 정부에서만 책임질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현정부가 공직사회의 부패와 비리와 안전시스템의 부재를 미리 평가하고 그것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야의 책임공방을 떠나 도덕적 자질과 직업적 소명이 없는 이들은 국가와 사회를 지도해서는 안 된다는 뼈아픈 자성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행해져야 할 일은 무엇인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한국사회의 위기는 천민 자본주의의 맘몬주의와 탐욕으로 인한 도덕적 위기이다. 경제주체들과 관료들의 탐욕과 비리로 인해서 한국사회는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만일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만일 이런 자신의 권력욕과 물욕에 눈 어두운 지도자들이 당선되어 향후 4년을 이끌고 간다면, 세월호 참사 이후에 드러난바 총체적 위기에 처한 한국사회는 더욱 암담하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현재의 난국을 바꾸어 새로운 조직의 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도덕적 자질과 책임감과 경륜, 그리고 성실함과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 당선되어야 한다. 사기죄와 같은 반사회적 혐의를 받았거나 그런 아주 고약한 이유로 고소 고발되었거나 심지어 그렇게 판정을 받은 전과자도 후보자들 가운데 포함되어 있다는 통계도 있는데, 도덕성의 결함을 지닌 자들은 걸러져야 한다. 적어도 우리 주변의 풀뿌리 공동체에서부터 신선하고 정직하며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도덕적 인물이 책임을 맡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도덕적 위기로 인한 총체적 위기에 처한 한국사회에 방향을 누가 제시할 것인가? 당연히 교회가 해야 한다. 이것은 교회의 사회적 역할이다. 교회는 영혼 구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원을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생산성과 경쟁에서의 우위선점이 지상의 가치가 되고 있는 현실 사회를 철저하게 비판하고, 사회의 가치의 기본을 하나님의 인간사랑 안에서 발견하면서 인본주의적 휴머니즘을 넘어선 참된 휴머니즘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책임의 윤리가 세워지도록 예언자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자신의 처지와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할 우리 이웃의 안녕과 그들의 복지를 염려하는 정치지도자들을 판별하고 이들이 공평과 정의로 책임사회를 이끌고 나아가도록 비판과 감시의 기능을 해야 한다. 따라서 기독교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그것을 방패막이로 세우는 일을 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해당 지역의 공동체나 그 이상 전국적 형태의 공동체를 섬길 수 있는 책임적 정치제도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지역사회 속에서 더 사랑받는 지역의 한 일원이 되어 그 지역의 눈물과 아픔을 같이 해주어야 한다. 교회들이 내적으로 치유하는 공동체, 그렇게 사랑하고 사랑을 주는 공동체로서 자신을 알리는 일이 우리 기독교가 당면한 지방선거의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샬롬나비는 도덕적인 자질을 갖춘 지도자들이 당선되길 바라며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촉구한다.

첫째, 6.4지방선거는 사회개혁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세월호 참사에게 밝혀진 여러 기관과 인물들의 무능력과 무책임 그리고 무관심을 심판하고, 나아가 도덕적 부패와 비리를 청산하는 근본적인 사회개혁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모든 정파는 자신들의 탐욕스러운 욕심을 내려놓고 다시 한 번 겸손하게 참된 책임정치를 구현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분위기와 감정에 편승하지 말고 냉정하게 사회의 발전과 미래를 향하여 투표해야 한다.

둘째, 도덕적인 책임감을 지닌 인물이 선출되어야 한다.

자신의 이익보다 지방의 발전과 시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서 헌신하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소명을 의식하고 책임정치를 수행할 진정한 공복(公僕)으로서 자의식을 가진 인물들이 당선되어야 한다. 자기애의 한계를 뛰어넘어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지도자들이 선출되어 전문적인 능력과 식견으로 세월호 참사 같은 위기에 미리 예방하는 그런 제도적 장치를 구체화해야 한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후보자들, 정당한 이유 없는 전과자들, 표 매수자들, 경쟁상대에 대해서 흑색 선전하는 자들, 법질서를 쉽게 무시하는 이들은 낙선되어야 한다.

셋째, 이념이나 정파적 이익이나 지방색을 배제한 공정선거가 되어야 한다.

정치적인 이익이나 이념 때문에 법질서를 파기하는 것은 극복해야 할 한국정치의 후진성이다. 극우적인 반공주의 이념이나 극좌의 사회주의 이념은 한국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병폐이다. 이러한 이념적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배격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정당들이 지역의 특색에 의존하여 인물을 공천하고 그 인물이 다시 그 지역의 정치색깔을 더 이용해 가는 그런 악순환이 이제 그만 끊어져야 한다.

넷째, 무책임한 포퓰리즘은 배격되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지만, 자신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복지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다. 당선을 위해서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복지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은 당선되어서는 안 된다.

다섯째, 한국교회 신자들은 지자체를 위해서 기도하며 선거에서 바른 투표를 행사해야한다.

한국교회 신자들은 사회의 총체적인 위기의 상황에서 하나님이 역사의 주관자이심을 굳게 믿고 올바른 정치인이 당선되도록 기도하면서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이것이 정치와 사회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최소한의 책임을 감당하는 것이다.

2014년 5월 28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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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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